『에일리언』은 가수이자 싱어송라이터, 소설까지 펴낸 다재다능한 아티스트 이찬혁의 놀라운 상상력으로 그려 낸 〈ALIEN〉의 가사를 담은 노래 그림책이다.
2015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 한국 안데르센상 미술 부문 대상 수상 작가인 이윤우 작가가 기발하고 에너지 넘치는 가사에 섬세한 표현과 유연한 상상력을 더해 『에일리언』의 환상적인 세계를 구현했다. 이찬혁 작가와 이윤우 작가의 협업을 통해 아이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누구에게나 잃었던 자신을 찾고 다시 일어날 힘을 주는 에너지 넘치는 사랑스런 그림책을 완성했다.
『에일리언』 작업을 처음 제안받았을 때 어떠셨나요? 노랫말을 처음 보았을 때 느낌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 노랫말을 찬찬히 들여다보았을 땐 난해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계속 반복해서 노래를 들으면서 느낌을 찾아보려 했어요. 이찬혁 작가님이 곡을 만든 의도를 찾아보기도 했고요. 그러고 나서는 해석의 여지가 많은 만큼 제 상상을 더해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이찬혁 작사 작곡, 이수현이 부른 노래 <에일리언> 의 뮤직비디오를 보셨을 텐데, 뮤직비디오의 이미지를 지우고 작업하는 게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에일리언> 뮤직비디오는 가사를 직접적으로 담는 것보다는 곡 전체의 느낌을 살리는 방향인 것 같았어요. 어차피 그림책으로 풀어내려면 다른 서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가사에서 제일 고민이 되었던 게 ‘수영’, ‘1등 선수’였는데, 처음에는 우주라는 공간과 연결시키기 힘들어서 고민이 많이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결국 ‘심해 같은 우주’라는 공간을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림책 『에일리언』의 장면 장면이 참 사랑스러웠습니다. 이 작업에서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지, 또 독자들이 눈여겨봐 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가사가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따뜻한 내용이라서 그림도 따뜻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특히 컬러 표현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따뜻하고 화사하게 표현하고자 노력했죠. 또 주인공 캐릭터뿐만 아니라 외계인들 캐릭터도 굉장히 공을 들였는데 장면마다 모두 다른 외계인들을 등장시켜서 재미를 주고 싶었어요.
『에일리언』 주인공이 작가님을 닮았다고 느끼기도 했고, <에일리언> 노래를 부른 이수현님을 닮았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주인공의 모델이 있나요? 있다면 누구인가요?
처음에 작업 의뢰를 받고 이런저런 캐릭터를 고민했는데 결국 결정된 캐릭터를 보니 저도 모르게 노래를 부른 이수현님 이미지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식한 건 아닌데 저도 모르게 반영되었나 봐요.
『에일리언』을 보면서 나는 지구에 오기 전 행성에서 어떤 1등 선수였을까 생각해 봤어요. 작가님은 어떤 1등 선수였을까요? 그림 그리기일까요?
주인공처럼 수영이나 달리기에 1등 한번 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운동은 정말 소질이 없어서 만년 꼴찌라는 슬픈 기억이 있습니다. 다행히 그림을 그리거나 무언가를 만드는 건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고 곧잘 하곤 했었어요. 그중에서도 만드는 걸 정말 좋아했어요. 어릴 적부터 정말 무언가를 꾸준하게 만들었거든요. 만들어서 선물하는 걸 좋아했는데 그걸 보면 만드는 행위 자체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선물의 반응도 항상 나쁘지 않았는데 정말 1등 선수였을 수도요.
평소 작업하실 때는 어디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작업에 창의력과 에너지를 더하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평상시에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으면 참 좋으련만 현실을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보통은 급하게 아이디어가 필요하면 인터넷으로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생각을 정리하고요. 평상시에는 전시나 수업 등 외부 활동으로 생각을 확장해 보려고 노력해요. 요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수업들이 있어서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공부를 하는 게 생각을 유연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도자기 공예도 하셨고 디자이너로 일하신 적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전업하신 과정이 궁금해요. 그리고 현재 직업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전공으로 도자기 공예를 했던 이유는 만드는 걸 좋아했기 때문인데 직업으로 삼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졸업 후에는 어쩌다보니 디자이너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이너로 일하는 건 나쁘지 않았지만 또 좋지도 않았기에 결국엔 다시 한눈을 팔게 되었어요.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하면서 알아보고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죠. 현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크게 불만 없이 일하고 있어요. 약간 불안한 건 고정적이지 않은 수입인데, 그건 열심히 작업하는 걸로 극복해야죠.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목표가 있을까요?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해 보고 싶은 작업도 궁금합니다.
이번에 작업하면서 느낀 건데 제 이야기 말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저만의 해석을 더해 작업하는 게 의외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 그림을 다할 때 온전히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협업을 통해서 예상에서 벗어난 작업의 결과를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서점에 나온 책들을 보면 일러스트이미지를 사용한 것들이 많잖아요. 해석의 여지가 많은 소설이나 인문학 책의 표지 작업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또 한편으로 요새는 그림책 작가로서 다른 고민도 하고 있어요. 항상 이미지를 어떻게 뽑아야 할지만 고민한 것 같은데 내용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유머가 부족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요시타케 신스케 같은 기발한 작가가 참 부럽더라고요. 글쓰기 공부를 더 해 볼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이윤우 (그림작가) 도자기를 만들었고,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그림책에 빠져 그림책 작가가 됐다. 2011년 ’한국 안데르센상 대상‘을 받았고, 2015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온 세상이 반짝반짝』, 『언제나 널 사랑한단다』, 『할머니와 하얀 집』이 있으며, 그린 책으로 『밤똥』, 『동글동글 바퀴』, 『모퉁이 아이』, 『요술 화장품』이 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만나는,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담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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