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백신 이야기』는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오해와 불신을 풀어주고 백신이란 무엇인지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십수 년간 과학기자로 활동해온 전승민 저자는 이 책에서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백신’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백신이란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고 어떻게 면역을 형성하는지, 코로나 백신에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백신별로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등을 알려주고, 백신의 과거를 통해 미래를 전망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넘쳐나고 있는 오늘날, 전승민 저자에게 백신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과학 관련 글을 쓰는 일을 하다 보니 주위 사람들에게 백신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았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백신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었고, 잘못된 정보로 인해 백신을 두려워하거나, 혹은 백신 자체를 꺼리는 경우, 백신을 필요 없다고 여기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백신을 맹신하는 사람들도 자주 눈에 들어왔다. 심지어 이런 잘못된 정보가 퍼져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것까지 보면서, 백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하는 게 좋을까 안 하는 게 좋을까?
어떤 질병이든 백신이 존재한다면 맞는 것이 좋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는 식약처 인증을 받은 백신을 신뢰하고 맞는 편이, 맞지 않는 것보다 건강상 유리할 확률이 높다. 물론 안타깝게 부작용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부작용이 두려워 백신을 맞지 않는 것은 ‘다칠 것이 두려워 집 밖에 나가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가 외출하는 것은 사고의 위험보다, 외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외출했다가 사고를 당한 일부 사람을 지적하며 ‘절대로 외출을 해선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백신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학교 때 생백신과 사백신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생백신(약독화 백신)은 증세가 거의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병원체의 힘을 약화시켜 주사제로 만들어 맞는 방식이고, 사백신(불활성화 백신)은 병원체를 배양한 다음 죽여서 그 사체를 백신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이처럼 백신을 크게 생백신과 사백신 정도로만 구분했지만, 현재에는 다양한 신개념 백신들이 등장해 이런 구분방법으로만 이해하기엔 무리가 있다.
세대별로 백신을 이해해 면 좋겠다. 생백신과 사백신으로 구분하는 건 1세대 백신의 구분 방법이다. 2세대부터는 백신의 일부 성분을 조절해 면역효과를 최대화하는 다양한 백신이 등장한다. 아단위 백신, 펩타이드 백신, 톡소이드 백신, 바이러스 유사입자 백신 등이 이에 속한다. 3세대 백신은 이른바 유전자 백신이다. 코로나19 이후 실용화된 아스트라제네카(바이러스벡터백신)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mRNA백신) 등이 모두 유전자 백신에 속한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고해주길 바란다.
백신을 맞아도 돌파감염이 늘어나는 이유는?
돌파감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백신을 맞고 생기는 면역을 ‘후천성 면역’이라고 하는데, 사람에 따라 이 면역이 잘 생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면역률 100%에 달하는 백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코로나19의 경우 돌파감염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바이러스의 변이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계속 형태를 바꾸어 가는데, 최초로 만든 백신은 바이러스의 원형에 맞추어 그 기능을 설계했을 것이다. 코로나 19의 경우도 오미크론 정도가 되면 사실상 상당히 달라진 바이러스다. 하지만 그사이 새로운 백신을 만들 수 없으니, 비슷하게 만들어진 백신의 효과를 기대하며 그냥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원인 바이러스에 꼭 맞는 백신을 맞은 것이 아니니 돌파감염 확률도 높아진다.
앞으로 나올 국내 백신으로는 무엇이 있으며, 그중에서 제일 기대되는 백신은?
개인적으로 제약회사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먼저 밝힌다. 앞으로는 변이에 잘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이 가장 큰 기대를 얻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개발 백신 후보 중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GBP510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단백질재조합 백신으로 mRNA 백신에 비해 대중에게 신뢰도가 높은 데다,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 이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미국 워싱턴대학교 항원디자인연구소가 공동 개발했다. 알다시피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같은 단백질재조합 백신인 ‘노바백스’의 국내 생산을 맡고 있어 관련 기술력을 인정받은 곳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에 따르면 새롭게 개발하는 이 백신은 변이에 적응하기 쉽도록 다가백신(여러 종류의 바이러스에 한 번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든 것) 형태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밖에 유바이오로직스와 랩지노믹스도 다가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니 기대할 만하다. 그러나 실제 생산 경험이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이 상대적으로 더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려동물도 백신을 맞을 수 있을까?
반려동물용 백신은 이미 개발돼 있다. 맞을 수 있느냐 없느냐 정도가 아니라 이미 완전히 정착된 문화다. 다양한 반려동물 질병에 대해 다양한 백신이 나와 있으며, 접종 시기도 정해져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은 시기에 맞춰 백신을 잊지 말고 맞춰줄 필요가 있다. 인간과 함께 살아가야 할 가족과 같은 동물이 병으로 고통받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그리 좋은 경험이 아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통제도 줄어들고 하늘길도 어느 정도 열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만큼 전 세계에 퍼진 바이러스가 앞으로 종식되려면 우리는 적어도 몇 년은 백신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 책에 사실만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이 책이 독자 여러분이 백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정보를 잡아주고, 백신을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꼭 코로나19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종류의 백신 정보를 알고 있는 것은 일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평생 도움이 될 지식이 될 것이다.
*전승민 ‘현실 세계에 도움 되는 기술이 진짜 과학’이라는 모토로 18년 동안 다양한 과학기술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전문 저술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미래전략대학원 과학 저널리즘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덕연구단지 과학신문 〈대덕넷〉 취재기자로 근무했으며, 과학기술 전문 미디어 기업 ‘동아사이언스’에서 11년간 일하며 월간 〈과학동아〉 기자, 〈동아일보〉 과학팀장, 〈동아사이언스〉 온라인뉴스 편집장 및 수석기자를 지냈다. 이후 세계적 과학기술 매체 〈와이어드(Wired)〉의 한국판(Korean Edition) 정보과학부장을 지냈다. 현재는 프리랜서 기자 및 과학저술가로 〈국민일보〉,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 등 여러 매체에 고정 필진을 맡고 있다. 또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등 유수 과학 전문기관과도 협업하며 과학기술 관련 콘텐츠를 연재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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