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클래식>은 문학, 역사, 예술, 철학 분야 고전 중 필독서를 소개하는 시리즈입니다. 민음사의 노하우로 엄선한 고전들을 사전 연재로 만나 보세요. |
“나는 내면에 항상 조각난 마음을 안고 떠돌아다녔다.” _오뒷세우스
이번에는 영웅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를 남긴 고대 그리스 최고의 시인 호메로스를 소개합니다. 플라톤은 “호메로스가 그리스를 교육시켰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오뒷세이아』는 BBC 설문조사에서 “오늘날 우리의 세계를 형성한 100개 이야기들” 가운데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오뒷세우스 이야기는 현대까지도 소설과 영화에 그 모티프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영어 ‘오디세이(odyssey)’는 끊임없이 저마다 최고로 여기는 가치를 추구하는 여정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끊임없이 고전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오디세이를 감행합니다. 『오뒷세이아』가 ‘인문학 클래식’ 1번 작품이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헬라스(그리스)는 트로야전쟁에서 10년째 되는 해에 승리합니다. 그러나 헬라스의 오뒷세우스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포세이돈의 아들이었던 외눈박이 괴물 퀴클롭스의 눈을 멀게 한 죄로 포세이돈으로부터 끊임없이 귀향을 방해받아 헤매게 됩니다. 요정 칼륍소에게 사랑의 포로가 되기도 하고 마녀 키르케에게 잡혀 동료 선원들이 돼지로 변하기도 하고, 괴물 스퀼라에게 공격당해 난파당하는 위험 등을 겪습니다.
한편 고향땅 이타케에서는 오뒷세우스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구혼자들이 페넬로페에게 억지로 결혼을 요구하며 왕권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오뒷세우스가 아테네 여신의 도움으로 방랑 10년 만에 고향에 돌아오는 장면을 소개합니다. 이 대화 속에서 오뒷세우스의 숨겨진 갈망과 그의 신중한 성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후로는 오뒷세우스가 신분을 숨기고 구혼자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꾀 많은 오뒷세우스가 여신에게 대답하여 말했다.
“여신이여, 인간이 당신을 만나 알아보기는 어렵지요,
아주 영리한 자라도요. 어떤 모습으로도 변신하시니.
과거, 당신이 호의를 베푸셨음을 내가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아카이아의 아들이 트로야에서 싸우고 있던 동안에.
그러나 우리가 프리아모스의 가파른 도시를 정복하고 나서
배에 오르자 어떤 신이 아카이아인들을 흩어지게 한 후로는
당신을 본 적 없었고, 제우스의 따님이여, 당신께서
내 고통을 막으려고 내 배에 오르셨다는 걸 알지 못했지요.
나는 내면에 항상 조각난 마음을 안고
떠돌아다녔지요, 신들이 재앙에서 나를 풀어줄 때까지.
이전에 파야케스족의 풍요한 나라에서는
당신이 몸소 말로 용기를 북돋고 도시 안으로 인도하셨죠.
지금은 당신 부친의 이름으로 간청하나이다. 눈에 잘 띄는
이타케에 도착했다곤 믿지 못하겠으니까요. 어느 다른 땅 위를
돌아다니고 있는 겁니다. 당신께서 내 정신을 현혹하려고
이런 말을 하며 조롱하신다고 생각하니까요.
내게 말해 주세요, 정말로 내가 내 조국 땅에 도착했는지.”
올빼미 눈의 여신 아테네가 그에게 대답했다.
“항상 그러한 생각을 가슴속에 품고 있구나.
그러하니 내가 그대를 불행한 상태에 내버려둘 수 없네.
또 그대는 품위 있고 재치 있고 양식 있는 사내이니까.
다른 사람이라면 떠돌다가 돌아와서 기뻐하며
궁전 안에서 아이들과 아내를 보려고 서둘렀겠지.
그러나 그대는 아직 보는 것도 듣는 것도 내키지 않네,
아직 그대 아내를 시험해 보기 전이라서. 그녀가
전과 똑같이 궁전 안에 있는지, 또 그녀가 눈물을 흘리며
늘 불행한 밤들과 낮들이 사라지고 있는지 말이네.
나는 한 번도 의심해 본 적 없네, 마음속으로 그대가
모든 전우를 잃고 나서 귀향한다고 알고 있으니.
그런데 부친의 형제 포세이돈과는 싸우고 싶지 않았지,
그분은 심중에 원한을 품고 있었으니
그대가 자기 아들의 외눈을 멀게 하여 분노했던 거네.
자, 이타케의 거주지를 보여주지, 그대가 납득하도록.”
(……)
그렇게 말하며 여신이 안개를 흩뜨리자, 고향 땅이
드러났다. 많이 참는 고귀한 오뒷세우스가 기뻐하며
고향 땅이 반가워, 곡식을 선사하는 대지에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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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편집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