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답게 살고 싶었던 한 남자의 인생 공부
어쩌면 정말로 중요한 것은 고유한 나만의 삶에서 의미를 찾고 가치를 발견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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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상치 않은 눈빛과 스토리가 있는 과거로 유튜브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젊은 철학자 제갈 건. 그의 첫 인문 철학서 『내일을 어떻게 살 것인가』가 출간되었다. 누구보다도 거칠었던 젊은 시절의 마음을 어떻게 동양철학으로 다스렸는지, 나아가 한 인간으로 세상에 선다는 건 무엇인지 한 글자 한 글자 진심을 담아 눌러쓴 책이다. 그의 인생을 바꾼 철학 이야기, 저자를 만나 직접 들어보자.



인터넷을 검색하면 작가님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문구가 좀 살벌합니다. 서대문구 짱, 일진 출신, 문신… 진짜 제갈 건은 어떤 사람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려운 질문입니다. 과연 당신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누구누구다! 별 고민 없이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제 정체성은 한 여인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빠라는 것인데요. 적어도 창피한 남편, 부끄러운 아빠가 되는 일만은 피하자. 그러기 위해선 일단 스스로 떳떳하게 살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떳떳함이란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답게 살고자 애쓸 때 받을 수 있는 느낌이다. 나를 수식하는 살벌한 문구들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답게 살고자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결과일 것이다. 사람답게 사는 삶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때 어쩌면 살벌한 문구들은 아름다운 반전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이런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 저, 제갈 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일을 어떻게 살 것인가』는 『논어』라는 동양고전을 작가님의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한 책입니다. 다른 동양고전도 많은데 왜 꼭 『논어』일까요? 이미 2,500년도 더 전에 세상을 떠난 공자의 말씀이 지금 우리 세상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군자지교담약수(君子之交淡若水) 소인지교감약례(小人之交甘若醴)”란 말이 있습니다. ‘군자의 사귐은 물처럼 담담하고, 소인의 사귐은 단술처럼 달다’라는 뜻입니다. 군자의 사귐은 담담하기에 오래 지속되고, 소인의 사귐은 달기에 끊어집니다. 사람뿐 아니라 책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듭니다. 달달하지만 그래서 더는 찾게 되지 않는 책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담담하지만 오래 곁에 두고 펼쳐보게 되는 책도 있습니다. 『논어』가 바로 그런 책이지요.


『논어』가 독자에게 전하는 바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00년도 더 전에 쓰인 책이 끊임없이 읽히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로 『논어』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의미를 지닐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서양고전에 비해 동양고전은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작가님께서는 우리가 동양고전을 꾸준히 공부하고 삶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서구철학은 큰 데서 작은 데로 수렴해 들어오려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반면에 동양철학은 작은 데서 큰 데로 확장해 나가려는 느낌을 줍니다. 동양과 서양철학의 장점을 잘 살려서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 최상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문화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서구인은 동양철학을, 동양인은 서구철학을 온전히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가 동양고전을 꾸준히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동양인이기 때문입니다. 동양인의 삶에는 동양고전이 더 적용하기에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더 잘할 수 있는 일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신명 나게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일 것입니다.


SNS를 통해 본 다른 사람의 인생과 자신의 인생을 비교하며 현실에 좌절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책에 ‘끊임없이 나와 다른 사람들을 비교하는 진짜 정신병’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잘 살 수 있을까요?

비교가 무의미함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비교를 멈추기란 쉽지 않습니다. 대개 우리는 현재의 내 삶에 만족하지 못할 때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게 되는 듯합니다. 정확히는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조건, 그리고 내 상황과 조건을 비교하게 되는 것이지요. 가보지 못한 길엔 늘 미련이 남고 가지지 못한 것엔 집착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닐까요.


내가 비교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의 상황과 조건이 나의 것이 된다면 어떨까요. 그때 과연 나는 행복을 느낄 수 있을지 자문해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정말로 중요한 것은 고유한 나만의 삶에서 의미를 찾고 가치를 발견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가능할 때 비교를 위한 시간은 사치가 될 것입니다.


중독자의 삶을 오랫동안 살았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중독자들을 위한 강의를 하고 계시기도 하죠. 『논어』가 중독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읽힐 수 있을까요?

『논어』의 핵심 가치는 인(仁)과 예(禮)라고 생각합니다. 인이 ‘세상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 것이라면, 예는 ‘나도 주인공 너도 주인공’의 마음입니다. 중독자들은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말이지요. 우물 안 개구리에게 우물 밖 세상은 두려움의 대상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물 안에만 갇혀 있다면 작은 것을 지키려다 큰 것을 잃는 격이 될 것입니다.


『논어』는 중독자들에게 세상 밖으로 나올 것을 주문합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임을 받아들이고 살아감으로써 발견할 수 있는 아름다운 가치들을 알려줍니다. 중독자들은 나도 주인공 너도 주인공의 마음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만 주인공 너는 조연, 혹은 너만 주인공 나는 조연의 마음으로 살아가느라 괴롭습니다. 『논어』는 예(禮)를 통해 나도 주인공 너도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군자(君子)의 삶을 살고 싶단 생각이 듭니다. 오늘날 현대인이 지향해야 할 군자(君子)란 어떤 사람일까요? 어떻게 하면 군자(君子)의 삶을 추구할 수 있을까요?

군자불기(君子不器)란 말이 있습니다. 『논어』〈위정〉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군자는 그릇처럼 국한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군자의 기준은 수용력(capacity)에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큰 수용력으로 다양한 가치들을 담지 못하는 사람은 군자가 될 수 없습니다. 덕(德)이란 절뚝거림도(?) 옳다고(直) 여겨줄 수 있는 마음(心)입니다. 품어주는 것이 바로 덕입니다. 군자란 많은 이들을 품어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내 가족, 내 친구,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뿐 아니라 다양한 이들을 너른 마음으로 품어줄 수 있는 사람이 곧 군자입니다.


미래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을 느끼는 청년이 많습니다. 그렇게 흔들리는 청춘들을 위해 이 책을 쓰셨는데요. 어떤 마음으로 내일을 준비하면 좋을지 마지막으로 당부와 격려 부탁드립니다.

어제의 결과로 오늘이 있고 오늘의 결과로 내일이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은 비단 청년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확실한 무언가를 부담스러워 않고 두려워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희망찬 내일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저는 내게 주어진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후회스러운 오늘을 산 사람은 내일 복권에 당첨될 예정이라도 마냥 기쁘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에 오늘을 후회 없이 살아낸 사람은 내일 세상이 끝나더라도 큰 미련을 갖지 않을 것입니다. 내일 모든 게 끝나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기쁘게 심을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의 내일은 적어도 오늘보다는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갈 건

오랫동안 방황하는 시간을 보냈다. 간절히 멈추고 싶었지만 쉬이 그러지 못했다. 가톨릭 사제가 되려 했으나 높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포기했다. 그러던 중 철학을 만나 자유로움을 느끼고 대학에서 동양 철학을 공부했다. 고통받는 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살아낼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픈 마음으로, 현재 중독학을 공부하고 있다.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사람이라는 믿음으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한다. 호(號) 일운(一雲)처럼 홀로일 땐 두둥실 떠도는 한 조각 작은 구름으로, 뭉칠 땐 끝이 보이지 않는 한 더미 큰 구름으로 언제까지고 자유롭게 노닐고 싶다.

『논어』, 『장자』, 『노자』 등 동양 고전 및 철학에 담긴 삶의 지혜를 널리 전하기 위해 유튜브 〈제갈 건〉에 강의를 올리고 있다.

◎ 제갈건 유튜브: youtube.com/@jegalgunn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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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abc

2024.02.15

세계사로 보면 한나라때 동아시아 지역(중국,한국,베트남,몽고지역)에 세계종교 유교가 성립되어 지금까지 전승. 이와 함께 한국 유교도 살펴봄.

한국 국사는 고려는 치국의 도 유교, 수신의 도 불교라고 가르침. 고려시대는 유교 최고대학 국자감을 중심으로, 고구려 태학, 백제 오경박사, 통일신라 국학의 유교교육을 실시함. 유교사관 삼국사기가 정사(正史)이던 나라.고려 국자감은 고려말에 성균관이 되고, 조선 성균관, 해방후 성균관대로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macmaca/222092679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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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abc

2024.02.15

한국은 기자조선이후, 위만조선때 한사군 설치로, 세계종교 유교국가로 수천년 이어져 온 나라입니다. 유교를 중심으로, 도교나 불교도 부분적 수용. 동양은 제자백가가 경합하다가 유교가 세계종교, 서양은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기독교)이 공존하다가, 로마가톨릭이 세계종교됨. 인도는 브라만에 항거해 일어난 부처의 불교가 주변국에 단순포교를 해, 한때 고대세계 세계종교였지만, 발원지 인도에서 천 몇백년동안 선발신앙인 브라만의 힌두교에 억눌려 탄압받으며 현재에 이름.

한국은 세계사의 정설로,한나라때 동아시아(중국,한국,베트남,몽고)에 성립된 세계종교 유교국으로 수천년 이어진 나라임. 불교는 고구려 소수림왕때 외래종교 형태로 단순 포교되어, 줄곧 정규교육기관도 없이, 주변부 일부 신앙으로 이어지며 유교 밑에서 도교.불교가 혼합되어 이어짐. 단군신화는 고려 후기 중 일연이 국가에서 편찬한 정사인 삼국사기(유교사관)를 모방하여, 개인적으로 불교설화 형식으로 창작한 야사라는게 정설입니다.

유교,공자.은,주시대始原유교때 하느님.조상신숭배.세계사로보면 한나라때 공자님도제사,동아시아(중국,한국,베트남,몽고지역)에 세계종교 유교성립.2차대전이후, 싱가포르와 대만(차이니스 타이페이라고도 함, 정치적 문제와 별개로,대만도 유교를 믿음)까지 합쳐 전세계 십수억명 유교도가 존재함.

수천년전승.한국은殷후손 기자조선 기준왕의 서씨,한씨사용,三韓유교祭天의식. 국사에서 고려는 치국의道유교,수신의道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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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어떻게 살 것인가

<제갈 건> 저

출판사 | 마이디어북스

내일을 어떻게 살 것인가

<제갈 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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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