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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LA 미술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미국의 동부를 대표하는 뉴욕은 주류 미술계를 담당하며 추상표현주의, 팝아트 등의 흐름을 이끌어왔다면, 서부로 대변되는 LA는 동부 대비, 비주류로 여겨진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최근 LA 미술이 큰 성장을 하며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미술에 대한 수요가 흘러넘쳐 이곳까지 온 것도 있겠지만, 팬데믹 기간에 여러 작가들이 더 큰 공간에서 작업을 하기 위해 LA로 이주한 것이 한몫했답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아트 커뮤니티는 LA 미술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고, LA에 기반한 갤러리들 또한 적극적으로 다양한 작가들을 발굴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해외 갤러리들 또한 LA의 분점을 냈고, 새로운 예술 프로젝트가 이곳에서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죠.
사실 이미 LA에는 미술이 아니어도 디즈니랜드,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 방문할 이유는 너무 많지만, 미술을 좋아하는 애호가라면 주목해야 할 새로운 LA의 예술로 가득 찬 공간을 지금부터 함께 살펴볼까요?
루나 루나(Luna Luna)
인스타그램 @lunaluna
예술과 놀이공원의 만남! 현대미술 거장급 아티스트들이 직접 참여한 놀이 기구 30여 대를 장착한 특별한 예술 놀이공원을 아시나요?
키스 해링(Keith Haring, b.1958-1990),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b.1937), 장 미쉘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 b.1960-1988),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b.1904-1989).
아트 러버라면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했던 프로젝트가 LA에 부활했습니다. 바로 독일에서 시작된 세계 최초 예술 놀이공원을 표방한 전시 공간 ‘루나 루나 (Luna Luna)’입니다.
이 놀이공원은 실제로 1987년 비엔나 출신의 예술가 안드레 헬러(André Heller, b.1947)가 시작한 프로젝트였는데요.
그는 놀이공원이야말로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여행이고, 예술과 합쳐졌을 때 더욱 놀라운 경험이 만들어질 거라는 확신으로, 10년 넘도록 세계를 돌아다니며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을 설득했다고 합니다. 넉넉지 않은 예산이었지만 오랜 시간 예술가들을 설득했고, 무려 32명의 예술가들의 승낙을 받아 최초의 예술 놀이공원이 차려진 것이죠.
당시 참여하는 모든 예술가들은 각자 놀이 기구 하나씩을 맡아 디자인했는데요. 키스 해링의 ‘회전목마’, 장 미쉘 바스키아의 ‘대관람차’, 데이비드 호크니의 뮤지컬 ‘마법의 나무’, 살바도르 달리의 ‘거울의 방’ 등 그야말로 역대급의 놀이공원이 탄생했습니다.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애초에 여러 국가를 순회하며 계속 이어가려 했던 프로젝트는 소유권 등 여러 법적 문제와 예산 등의 이슈로 그만 잠정 중단되고, 모든 놀이 기구들은 철거되어 미국 텍사스의 창고에 갇히게 됩니다.
그러다 2022년 1월, 최근 한 회사가 한화로 1,350억 원을 투자해 이 프로젝트를 LA에 복원시키며, 1987년의 루나 루나 추억을 다시 상기시킵니다.
루나 루나의 디렉터 안드레 헬러(André Heller)는 루나 루나 프로젝트를 설립할 때 주요 동기 2가지를 언급합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환상적인 장소를 제공하며, 대중에게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 예술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는데요.
이로써 그의 바람처럼 ‘예술 유토피아’로 설립된 루나 루나의 모습을 2022년부터 LA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건 큰 의미이지 않을까 합니다. 복원 사업에 뛰어든 드레이크는 “루나 루나는 자신의 상상력의 가능성과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눈부신 모험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과거의 놀이공원처럼 진짜 기구를 탈수는 없었기에, 마치 과거의 놀이 기구를 전시한 박물관의 모습처럼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그 당시 떠들썩한 분위기를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복원된 루나 루나 놀이공원은 LA에서 전시 마친 후,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세계 투어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단순한 놀이공원을 넘어 예술과 역사, 판타지가 결합된 독특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한번쯤 루나 루나를 잊지 말고 꼭 한 번 방문해 보길!
리슨 갤러리(Lisson Gallery LA)
인스타그램 @lisson_gallery
LA에는 하우저 앤 워스, 페이스 갤러리 등 세계적인 메이저급 갤러리부터 메이크룸, 나이트 갤러리처럼 젊고 힙한 신생 갤러리까지 고루 섞여 있습니다. 또 이들이 꽤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어 갤러리 호핑(hopping)을 하기에도 매우 적합한 도시이죠.
하지만 시간적 한계로 인해 단 하나의 갤러리를 가야 한다면, 콕 집어 하나를 말하기 보다는 “지금 열리는 전시가 무엇인지에 따라 다르다.”라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집요하게 어떤 전시가 열리든 간에 이곳은 가봐야 하지 않냐며 다그친다면(?) 어쩔 수 없는 척 대답할 곳은 바로 리슨 갤러리(Lisson Gallery)입니다.
1967년 런던에서 설립된 리슨 갤러리는 현재 런던을 기점으로 뉴욕, LA, 상해, 베이징까지 총 5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오래된 전통만큼이나 화려한 작가군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전속 작가로는 현재 국내 대형 갤러리인 국제 갤러리 통해 자주 소개되는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b.1954)와 줄리안 오피(Julian Opie, b.1958)가 있습니다. 1996년에는 이우환 작가의 영국 첫 개인전이 열린 곳이 바로 이곳 리슨 갤러리이기도 하죠. 현재까지도 이곳의 전속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답니다.
빠르게 여러 지점으로 확장하는 이력을 가진 여타의 메이저급 갤러리와는 다르게, 리슨 갤러리는 40년이 지나서야 두 번째 분점을 냈습니다. 아시아로는 처음 문을 연 곳은 상해이고, 가장 최근 2023년 4월, 새로운 분점을 결정한 곳이 바로 이곳 LA이죠. LA지점은 할리우드 시카모어 지구에 위치한 게이 클럽을 통채로 리노베이션 해서 미술관급 규모의 갤러리로 탈바꿈했는데요.
사실 LA에 즐비한 수많은 갤러리 중 리슨 갤러리의 방문을 추천하는 이유는 주로 소개하는 작가들이 개념주의, 미니멀리즘 작가들로, 다른 갤러리에서 볼 수 없는 충격적인 디스플레이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필자가 LA에 방문했을 당시, 열리는 전시는 그야말로 지금까지 본 전시 중에 가장 충격적이었는데요. 입구부터 세면대와 함께 칸막이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사전 정보를 전혀 모르고 갔기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이 모두 작품인 것을 확인하고 나서 칸들을 모두 열어보았고, 그중에서는 물을 내리는 소변기도 있었답니다.
수도를 끌어오기 위해 갤러리 측에서 고생했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는데요. 관람객들이 여러 명이 되자 함께 서로의 동선을 피해 가며 칸칸이 문을 열어보는 것도 꽤 재밌는 포인트였답니다.
해당 전시의 주인공은 세상에 있는 편견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휴 헤이든(Hugh Hayden, b.1983)의 전시였습니다.
이외에도 앞으로 리슨 갤러리에서 선보일 신선한 충격을 전하는 큐레이팅을 만나보고 싶다면 한 번쯤 방문해 보길 추천합니다.
*휴 헤이든(Hugh Hayden, b.1983): @huthhayden
게티 빌라(The Getty Villa Museum)
LA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청량하게 펼쳐지는 바다가 아닐까요?
이런 바다 뷰를 볼 수 있는 미술관이 바로 게티 빌라(The Getty Villa Museum)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곳인 게티 빌라는 ‘폴 게티 미술관’ 중 하나로, 폴 게티 미술관은 1974년 설립한 말리부의 로만식 게티 빌라와 1997년에 개관한 산타모니카 산 정상에 위치한 게티 센터(The Getty Center)를 포함해 일컫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스톡 포토 에이전시인 ‘게티 이미지(Getty image)‘에 익숙할 그 이름의 주인공인 석유 재벌 폴 게티(J. Paul Getty, b.1892-1976)의 유산으로 지어진 미술관이죠.
설립자 폴 게티는 고대부터 현대미술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의 미술품을 열정적으로 모았고, 그의 유산으로 재단을 만들어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에게 미술관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의 개인사는 슬픔으로 가득하지만(궁금하다면 그의 삶을 바탕으로 한 영화 ‘올 더 머니’를 보길 추천!) 석유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감각으로 다음 세대를 이끌 동력은 분명 예술에 있다는 확신으로 엄청난 예술품을 모았다고 합니다.
폴 게티의 소장품을 한 데 보관하고자 1954년 말리부 저택 근처에 지어진 첫 갤러리를 시초로 작품 보관 공간 확장을 하며, 1974년 게티 빌라 뮤지엄으로 거듭났는데요. 특히 그는 그리스·로마 시대 조각 작품과 르네상스 시대 회화에 애정이 남달랐습니다.
그렇기에 대중에게 애정 하는 그의 소장품인 고대 미술 작품을 새로운 환경에서 소개함으로써,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가길 바랐던 한 사람의 영혼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습니다. 이런 그가 실제로 잠시나마 머물렀던 곳이 바로 이곳 게티 빌라이며, 그 때문인지 게티센터와는 다르게 그의 취향이 가득 묻어있는 공간 같습니다.
특히 게티 빌라는 아름다운 정원으로도 유명한데요. 또한 건물마다 높이가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모든 각도에서 다른 관점을 경험하게 되고, 무엇보다 중간중간 창밖을 통해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 그 자체만으로도 다른 미술관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경험일 것입니다.
전시 규모 측면에서는 게티 센터도 압도적으로 우수하지만, 만약 둘 다 갈 수 없거나 끝없이 펼쳐진 말리부 해안을 한눈에 담고 싶다면 과감하게 게티 빌라 뮤지엄을 LA의 꼭 가야 할 마지막 행선지로 선택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아티피오(ARTiPIO)
YES24의 자회사로 출범한 아티피오는 미술품 수집의 대중화를 위한 아트 커뮤니티입니다. 국내 다양한 예술 애호가들과 함께 아트 컬렉팅을 시작해 볼 수 있는 미술품 분할 소유 플랫폼과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