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모드하우스 소속 24인조 걸그룹, ‘이달의 소녀’의 초기 A&R을 맡았던 정병기 대표가 어금니 꽉 깨물고 만든 아이돌이다. 데뷔 과정이나 세계관, 멤버 각각의 매력을 다 설명하기에는 지면이 짧으니 우선 최신곡 ‘Girls Never Die’를 들어보길 권한다. 요즘 난 아침마다 노래의 도입부에 나오는 “다시 해보자” 하는 소리를 듣고 힘을 낸다. 다시 해보자.
광주FC
축구 | K리그
K리그에 새롭게 나타난 돌풍의 팀. 올해 성적은 작년에 비해 주춤하나 팀의 스타일은 여전히 공격적이다. 지더라도 후회 없고 재미있는 축구를 한다. 공간을 활용하고 패스와 움직임을 강조하는 이정효 감독의 전술은 물론 경기장 내외에서 그의 액션을 보는 재미 또한 훌륭하다. 축구를 보기 힘들다면 먼저 유튜브 채널 ‘광주축구’의 쇼츠부터 접해도 좋다.
샐리 루니 저/김희용 역 | arte(아르테)
도파민은 <나는 솔로>나 <솔로 지옥> 같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만 분출되는 것은 아니다. 샐리 루니의 출세작 『노멀 피플』이 터트리는 도파민은 좀 특별한 데가 있다. 뇌를 한번 자극한 후, 잘 떼어지지 않은 스티커 자국처럼, 잘 지워지지 않는 기름 자국처럼 오래 남는다. 사랑은 원래 좀 진득거리는 면이 있고 이 소설은 그걸 오래 들여다보게 한다.
박서련 저 | 안온북스
『체공녀 강주룡』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박서련의 역사소설이다. 젊은 작가의 역사소설 자체가 귀한데, 이 소설은 온통 귀한 것을 다뤄 더욱 귀하다. 식민지 사람들에게 당시 그저 쓴 물에 불과했던 ‘커피’가 등장하고, 영화 제작과 촬영, 프로모션 과정이 그려진다. 이 귀한 과정의 수행자들은 모두 청년이고 대체로 실패하지만 그들에게는 기묘한 열정이 있다.
다큐멘터리 <다운 포 러브>
넷플릭스
뉴질랜드에서 제작한 넷플릭스 시리즈이자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의 소개팅 프로그램이다. 당연히 그들도 만남과 이별을 하고, 취미와 호불호를 갖는다. 염색체가 다를 뿐, 다른 이와 마찬가지인 사람이다. 이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그저 사랑이지 않을까. 우리가 익히 보아온 (발달)장애 관련 프로그램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시즌2 제작 중.
서효인
서점 그림책 코너에 머무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그림책을 읽다가, 언젠가부터 혼자서도 잘 읽는다. 그림책의 다정한 팬이 된 것이다. 팬이 된 걸 다행으로 여긴다. 이 다행함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이 다정함을 널리 나누고 싶다. 2006년 《시인세계》로 등단해 시집 『소년 파르티잔 행동 지침』 『백 년 동안의 세계대전』 『여수』 『나는 나를 사랑해서 나를 혐오하고』 『거기에는 없다』와 산문집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잘 왔어 우리 딸』 『아무튼, 인기가요』 등을 냈다. 시 짓고 글 쓰고 책 꿰는 삶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