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너는 누굴까』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안효림 작가의 2024년 신작, 『자개장 할머니』는 우리나라 전통 공예인 나전칠기 기법을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진 그림책으로, 책을 읽는 내내 자개의 영롱한 빛깔과 풍성한 볼거리가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다. 나전칠기는 작은 조각들을 붙이고, 수없이 칠하고 벗겨 내기를 반복하는 작업으로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 공예이다. 안효림 작가는 자개장이 만들어지기까지 고된 과정을 하나씩 넘어가는 모습을 통해 자개 속에 담긴 ‘삶에 대한 희망’, ‘가족을 향한 사랑’이라는 주제를 포근포근하게 녹여 냈다.
안녕하세요! 안효림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자개장 속에 숨어도 보았고, 허리 굽은 할머니와 손잡고 산에도 올라가 본! 안효림입니다.
최근에 소원나무 출판사에서 그림책 『자개장 할머니』가 출간되었습니다. 독자분들께 책에 대한 짧은 소개와 출간 소감 부탁드립니다.
자개장 할머니는 소외되었지만, 패기 넘치는 주인공 아이가 스스로 자개장 할머니를 불러내고 할머니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가 저에게 온 순간부터 출간되기까지 자개장 할머니를 하루도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어요. 할머니와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헤어질 시간이 되니, 자개장 할머니가 제 마음속에 불이 꺼졌느냐고 묻습니다. 물론 포근포근하게 식었고요. 저도 시원, 따듯한 자개 나라에서 한 잠 푹 자고 새로운 아침을 맞게 될 것 같아요.
작가님, 『자개장 할머니』를 쓰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출판사에서 자개장을 소재로 한 책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사랑이었습니다. 나전칠기가 얼마나 많은 정성이 필요한 기술인지는 익히 알고 있었고요. 작은 조각들을 이어 붙이고, 수없이 칠하고 벗겨 내기를 반복하는 작업으로 가족들이 덮을 이불, 귀한 물건을 넣는 커다란 장롱을 만든다는 것은 삶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 없이는 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자개장을 통해 깊고 큰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자개장 할머니』를 쓸 때, 가장 신경 써서 담아내고 싶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알려 주세요.
절망 속에서 스스로를 구하는 주인공 아이의 힘과 이백 년이 지나 오랜만에 세상으로 나왔는데도 당황하지 않는 자개장 할머니의 당당한 여유, 유머를 보세요.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찾고 있는 독자 여러분들도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는 것’을 다시금 찾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예요. 가장 소중한 것은 우리 모두 벌써 하나씩 가지고 있답니다.
독자분들에게 알려 드리고 싶은 『자개장 할머니』만의 감상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 책의 주인공 아이에게는 이름이 없어요. 독자 중, 누구든 주인공이 되어 볼 수 있습니다. 할머니를 불러 보기도 하고 자개장 할머니의 목소리를 정말 이백 살 먹은 할머니처럼 읽는 것도 재미가 있을 거예요. 자개나라에서는 어떤 재미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지 상상해 봐도 좋겠어요. 복숭아 한 알 먹으면서 책을 읽어도 좋겠네요!
『자개장 할머니』 속 아이와 할머니 캐릭터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인물을 어떠한 생각과 마음으로 구상했는지 궁금한데요. 더불어 두 인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함께 부탁드립니다.
어린이들이 가진 쓰러지지 않는, 자신을 지켜 내는 천진한 힘을 좋아합니다. 어린이들이 그 에너지를 오랫동안 기억하기를 바라며, 아이가 성인이 되어 자개장 할머니를 그리워할 때 ‘너를 구한 것은 바로 너였단다.’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이백 년이 흘러도 자개 나라에서 세상을 굽어 내려다보며 누가 부르든 불쑥 나타나 줄 자개장 할머니에게는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보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 주세요.
너무 힘들 때는 온 힘을 다해 외쳐 보세요. 자개장 할머니가 들을 수 있을 만큼 크게!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