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사람들은 B형 남자의 특징, O형 여자의 특징 같은 것을 외우고 다녔다. 요즘 사람들은 자기의 MBTI 유형을 외우고 다닌다. 최근에는 <MBTI vs 사주>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까지 제작되어 커다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먼 옛날에 만들어진 사주부터 가장 최근의 MBTI까지, “나를 알고 싶다”는 마음은 시대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을 아우르는 욕망이다. 『사주가 MBTI를 만나면』은 이런 사람들의 눈과 귀를 솔깃하게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MBTI를 활용해 사주의 개념과 작용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사주 크리에이터로 SNS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인플루언서인 저자 ‘일일’과 함께 사주를 이해하고 관계에 적용하며 일상의 재미로 삼는 방법을 이야기했다.
안녕하세요, 일일 님. 먼저 독자분들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부업으로 사주를 보는 평범한 직장인 ‘일일’입니다. 제 MBTI는 ENTJ입니다. 처음에는 MBTI를 파고들고 MBTI로 콘텐츠를 만들어 SNS에서 공유하다가, 나중에 사주를 공부하고 사람들의 사주를 봐주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사주와 MBTI를 접목한 신개념 사주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어요.
처음에 사주는 주변 사람들 것만 봐주었는데, (용하다고) 점점 입소문이 나서 부업으로까지 하게 됐고, 결국 책까지 내게 되었네요. 월말 또는 월초 중 블로그를 통해 한 달 예약을 미리 받고 있는데, 여전히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주가 MBTI를 만나면』은 다른 사주 책들과는 무척 다른, 귀엽고 예쁜 사주 책으로 보입니다. 또 독자분들의 후기를 읽어보면 다른 책들보다 무척 쉽게 쓰여 있다고들 하시는데요. 사주 책을 이렇게 만들고자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주쟁이가 되기 전에는 저도 사주를 자주 보러 다녔습니다. 그런데 풀이해주시는 분마다 해석이 다른 적도 많았고, 들려주는 해석이 어떤 과정과 원리를 통해 도출된 것인지 설명해주지 않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실 제가 가장 궁금하고 답답했던 것은 그 부분이었는데 말이죠. 내가 무엇을 좋아한다면 왜 그것을 좋아하는 것인지, 어떤 일에 관해 내 마음과 태도가 모순을 느낀다면 무엇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사주가 알기 쉽게 설명해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쓰면서 첫째로 독자가 사주를 쉽게 이해하고, 둘째로 사주로 자기 자신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렇게 귀여운 책이 나오게 된 건 출판사 분들께서 많이 힘써주신 덕분이고요. 저도 무척 만족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사주가 옛날 학문이다 보니 한자도 많고 설명도 옛날 사회적 분위기나 환경에 맞게 되어 있는 부분이 많아요. 사주에 관심이 있더라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게 그 이유 때문도 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어려워 보이지 않게 쓰려고 했고, 특히 현대적이고 현실과 맞닿은 해석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지금 우리는 현대를 살고 있으니까요. 연예인이나 유명인 사주를 자주 예시로 든 것도 그런 의도였어요. 제 사주풀이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그런 부분이 좋다고 피드백해주시더라고요. 사주라는 게 특히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많이 보기 때문에, 사주는 현실에서 부딪히는 선택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최근에 MBTI에 열광하던 사람들의 관심이 사주로 옮겨간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일일 님이 사주에 MBTI를 도입한 것은 그러한 트렌드에 따른 것이었나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처음에 MBTI를 파고들다가, 이어 사주에도 빠지게 됐어요. MBTI는 결국 나에 대한 관심과 이해에 관한 문제라고 보고요. 이 부분에서 사주가 연결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결국 저의 관심사가 자연스럽게 이동한 것이고, 이것이 이제 시대적인 흐름으로도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역술가분들도 많든 적든 사주에 MBTI의 요소를 융합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에 관한 탐구’라는 점에서 사주와 MBTI의 향유층이 겹치거든요. 저의 차별점은 제가 사주를 기반으로 MBTI를 공부한 것이 아니라, MBTI를 잘 아는 상태에서 사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지인 및 손님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MBTI에 친숙한 10대~30대 연령층인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사주풀이”가 저의 최대 강점인 것 같습니다.
사주와 MBTI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또 사주와 MBTI를 함께 알아보는 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사주와 MBTI는 ‘나에 대한 탐구’라는 점에서 서로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또 많은 분들이 MBTI는 시기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이해하시는데, 사실 MBTI는 타고난 본질적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처럼 타고난다는 점에서도 MBTI는 사주와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MBTI는 대중적이면서도 유형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16개 유형 가운데 내가 어떤 유형에 속한다는 것을 알고 나면 사람들 사이에서 나의 대략적인 이미지와 위치를 알 수 있겠지요. 그리고 사주는 MBTI보다 더 세분화된, 맞춤형 캐릭터 해석입니다. MBTI를 통해서는 알기 어려운 진로, 선호, 독특한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등을 사주풀이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신의 세밀한 위치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알 수 있게 되겠지요.
자기 자신과 자기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사주와 MBTI는 상호보완적인 도구가 됩니다. 그래서 무척 매력적이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책 소개에서 ‘꼼꼼히 읽어본다면 자기, 가족, 친구, 동료, 최애 아이돌, 캐릭터, 반려동물의 사주까지 직접 풀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타인인 경우 태어난 시간을 모르거나, 반려동물을 입양한 경우 생년월일시를 알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사주를 풀이할 수 있을까요?
태어난 시간, 즉 생시(生時)가 알려주는 것은 시주(時柱)의 영역입니다. 사주팔자에서 시주는 특히 개인의 비밀스럽고 내적인 영역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대외적인 모습이나 대략적인 인생의 모습을 아는 데는 시주가 꼭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제 책에서도 유명인들의 사주는 대부분 시주를 제외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말씀처럼 반려동물의 경우 태어난 시간을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생시를 대신해서 나와 동물이 ‘처음 만난 시점’의 연월일시를 통해 사주를 볼 수도 있습니다.
사주에는 ‘내가 믿고 사는 생일이 진짜 내 생일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성명학’을 떠올려보면 이해의 맥이 잡히는데요. 생각해보면 내 이름은 필연적이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 그런 이름이 붙었고, 그런 이름으로 불리고, 그런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할 뿐이지요. 그럼에도 성명학과 같은 학문이 존재할 만큼 ‘자신을 구성하는 요소에 관한 믿음’은 그 영향이 큽니다. 생일이나 생시 역시 그것을 필연적이라고 믿고 꾸준히 사용한다면 나를 구성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자기가 태어난 시간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방식을 통해 자기 사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일일 님께서 생각하시는 사주의 존재 가치와 의미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사주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좋을지,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사주는 그 나름의 체계와 이론을 가지고 있지만, 과학적 방법론으로 실증하기는 어려운 일종의 유사과학입니다. 우리가 이를 대하는 태도는 온전히 ‘재미’여야 합니다. “나와 인생을 이런 식으로 이해하는 방법도 있구나” 정도의 생각으로 사주를 대하면 충분하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사주는 과학이 해내지 못하는 일들을 해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좋지 않을 시기가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면 미리 예고를 해줄 수 있고, 지난해가 다른 해보다 유달리 힘들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나름의 답을 줄 수 있으며, 앞으로 내가 어떤 진로를 선택하여 어떻게 일을 해나가면 좋을지 모르겠다면 힌트를 줄 수 있습니다.
나와 삶을 이해하고 삶을 조금 더 재미있는 것으로 만드는 ‘도구’. 그것이 사주의 존재 가치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다사다난했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2024 갑진년이 마무리되고 2025 을사년이 찾아왔습니다. 새해를 맞은 독자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을지요?
갑진년은 2022년에 뒤집힌 봄이 마무리되는 단계였습니다. 역마 못지않게 화개 또한 대단한 힘이 있기에 굉장히 많은 부침이 있었고, 그 변화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을사년부터는 다시 큰 역마인 사화와 함께 큰 여름이 시작됩니다. 지난 4~5년간 힘든 시기를 겪은 어떤 분들에게는 태양빛이 따뜻하게 내리쬐고 좋아지실 것이고, 최근 2~3년이 좋은 시기였던 어떤 분들에게는 이제부터 다소 힘든 시기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생은 파도와 같습니다. 때로는 파도를 거슬러야 하고, 때로는 파도에 편히 몸을 맡겨야 합니다. 파도가 높게 치는 날이면 ‘얼마나 좋은 날이 오려고 힘들게 하느냐?’라고 생각하고, 파도가 잔잔한 날이면 ‘내가 힘든 날을 잘 버텨서 좋은 날이 왔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늘 중심을 잃지 말고 다가오는 파도를 받아들이면서 인생을 잘 헤쳐나가시길 바랍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사주가 MBTI를 만나면
출판사 | 세이코리아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