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지방 소멸의 한가운데, 청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제 고향에서도, 다른 비슷한 지방에서도 함께 잘 살기 위한 다양한 연대와 노력이 생겨나고 있어요. 그 주축에서 거의 삶을 걸다시피 한 청년들이 있습니다.
글 : 출판사 제공
2025.04.03
작게
크게


『딸의 기억』으로 많은 딸들을 울렸던 류주연 작가. 이번 책 『하필 낭만을 선택한 우리에게』에서는 지방 소멸의 현실을 낱낱이 알린다.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작가는 소멸 직전인 고향의 현실에 충격받고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지방에 머무르게 할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다 지역에 유입된 청년들에게 환대의 경험과 연대감을 주는 일이 중요함을 깨닫고 ‘청년낭만살롱’을 만들게 되었다. 소멸을 늦추기 위해 청년들과 ‘곁의 낭만 찾기’를 택한 류주연 작가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 보자.

 



이번 책 『하필 낭만을 선택한 우리에게』는 어떻게 쓰게 되셨나요? 독자들을 위해 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10년간 도시생활을 하다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소멸 직전까지 내몰린 지방의 현실에 크게 충격을 받았어요. 정말 ‘큰일 났다’는 느낌이었죠. 우연히 모교인 초등학교에 방문했을 때 1학년 숫자가 한 명인 것을 목격했을 때 더 그랬습니다. 그러자 모든 게 새삼스러워졌어요. 어릴 적 기억 속에 당연한 듯 존재했고 앞으로도 그럴 줄만 알았던 고향의 현실부터, 귀한 존재인 어린이와 청년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극복의 열쇠는 청년이라는 존재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운이 좋게도 제가 바로 그 청년이니 할 수 있는 일이 있겠다 싶었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낀 현실과 가능성을 솔직하게 기록하고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 역시 고향을 떠나 있을 때 그랬듯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을 지방 소멸의 현실에 대해서요. 지방을 고향으로 두고 앞으로도 살아가겠다고 마음먹은 청년 당사자로서 꼭 해야 할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쓴 글이 모여 이 책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호스트로 활동 중이신 ‘청년낭만살롱’은 어떤 모임인가요?

제 고향은 청년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아마 다른 시골도 마찬가지겠죠. 그래서 첫 시작은 그저 함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어요. 거창한 의미의 무언가가 아니라, 나와 또래가 모여들고 이 곳에서의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신나는 일을 함께하고 싶었어요. 그런 기억과 관계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곁의 낭만을 찾는 청년들의 모임’이라는 문장을 내걸기도 했는데요, 영화 한 편을 보려고 해도 근교 도시로 나가야만 하는 현실에서, 그러지 말고 우리끼리 바로 곁에 있을 낭만을 찾아보자는 의미였어요. 그렇게 우리는 모여서 좋아하는 일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영화’와 ‘대화’를 주로 했던 콘텐츠가 조금씩 확장되어 가고 있어요.

 

청년낭만살롱은 발견의 기능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문장이 인상적입니다. ‘발견의 기능’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지방에는 청년이 없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숨어 있는 거였어요. 하지만 청년층이 없을 거라는 무의식이 존재하고, 그것이 점점 더 청년들을 숨게 만든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청년낭만살롱이 그들을 이끌어내고, 없을 것 같았던 곳에서 발견해 내는 역할을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우리는 청년 당사자로서의 시선을 갖고 있기에 또래를 잘 찾을 수 있잖아요.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고 있고요. 그리고 우리끼리 충실히 삶을 즐기고 문화를 만들어 가다 보면 그런 발견의 기능은 저절로 생겨나리라 믿었습니다. 누릴 수 있는 문화가 생겨났으니 자발적으로 나서는 청년들이 나타날 것이라고요.

 

환대받는 경험’ 그리고 ‘유대와 연대’를 강조하셨는데, 이것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낯선 곳에서 잔뜩 얼어 있다가 누군가 건넨 환영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 눈빛 한 번으로 마음의 벽이 눈 녹듯 허물어진 경험이요. 그러고 난 뒤에는 놀라울 정도로 그 공간과 관계에 대한 소속감이 생기고, 그곳에 자신이 존재하는 게 정당한 일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죠. 작정하고 살러 왔든, 우연히 흘러 들어왔든 지방에 존재하게 된 청년이 이곳에 자신의 자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려면 그런 환대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응원하는 연대까지 생겨나면 더할 나위 없겠죠. 그 후엔 지방살이가 힘들고 지치더라도 당장 떠나기보다 좀 더 머물 방법을 찾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고향에서 청년을 모으는 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어려운 점이 있으셨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아무래도 처음 청년들과 마주했던 순간이에요. 모두가 얼마나 모이겠느냐고 걱정 어린 물음을 던졌는데, 목말라 있던 청년들이 스무 명이 넘게 모였을 때의 그 기쁨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마치 고향의 가능성을 본 것처럼 느껴졌고요. 어려운 점은 저 자신의 부족함 말고는 없어요. 갈등이 일어났을 때 좀 더 현명하게 봉합하고 싶고, 청년들에게 기발한 즐거움을 주고 싶기도 한데 제 역량이 부족한 부분이 많네요. 여전히 노력 중입니다.

 

책을 통해 작가님이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처음에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고향의 소멸이 갑자기 현실로 다가왔던 때여서 조급하고 절망스러운 마음이 컸습니다. ‘얼른 이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적어 내려가다 보니 절망보다는 희망이 커졌어요. 그 사이에 무언가 해결되거나 뾰족한 방법이 발견된 건 아니지만, 여전히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아주 거대한 존재감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 책은 지방살이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고, 지방 소멸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모두가 공유하고 함께 짊어져야 마땅한 어떤 ‘소멸’과 그 과정에서 어떤 분투가 있었는지를 청년 당사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장면들이 담겼어요. 그래서 이 책을 읽으시는 동안만이라도 그 현장을 함께 느껴 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지방 소생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다른 지역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이 글이 시작됐던 2년 전보다 지금은 훨씬 많은 움직임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제 고향에서도, 다른 비슷한 지방에서도 함께 잘 살기 위한 다양한 연대와 노력이 생겨나고 있어요. 그 주축에서 거의 삶을 걸다시피 한 청년들이 있습니다. 당신들의 존재만으로 저에게는 커다란 위로가 되었고, 저 역시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절대 무용한 일이 아닐 테니 지치지 말자는 말도 함께요. 감사하다는 말도 덧붙여야겠네요! 온 마음을 담아 감사합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1의 댓글
User Avatar

kangdaking

2025.04.03

류주연 작가님의 딸의 기억이란 책을 인상깊게 읽은 독자입니다. 고성이라는 지역의 소멸에 대해 어떤 관점으로 책을 풀어내셨을지 기대됩니다.
답글
0
0
Writer Avatar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