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라 스칼라 인스타그램
지난 5월 12일,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Teatro alla Scala)은 지휘자 정명훈이 2027년부터 음악감독 직을 수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라 스칼라 극장 250여 년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인이 음악감독에 임명된 것으로,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이 소식을 일제히 대서특필했다. 뉴욕타임즈, 영국의 가디언, AP통신, 르몽드 등 주요 외신들도 라 스칼라 극장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인 음악감독이 임명된 소식을 전했다.
그렇다면, 대체 라 스칼라 극장은 어떤 곳일까? 그렇다면, 라 스칼라 극장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정명훈이 임명되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걸까?
오페라 역사의 결정적 순간들이 탄생된 곳
1887년 개관한 라 스칼라 극장에서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수많은 위대한 작품들이 탄생했다. 베르디의 <파르타프>, <오텔로>, 벨리니 <노르마>, 그리고 푸치니의 <나비부인>, <투란토트> 등이 바로 이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또한 전설적인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가 활약한 곳이고, 그녀의 많은 명반이 이 곳에서 녹음되었다. 그야말로 음악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공간이자 전세계 성악가들의 꿈의 무대로 불린다. 소프라노 조수미도 라 스칼라 무대에 선 바 있다.
국가를 대표하는 역사적, 문화적 아이콘
라 스칼라 극장은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역사적·문화적 상징이다.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푸치니, 베르디 등 위대한 작곡가들의 작품이 이 무대에서 초연되었으며, 이들의 음악은 국민 정체성과 언어, 감성을 대변하는 문화유산으로 여겨진다. 라 스칼라 극장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파괴되기도 했지만, 시민들의 기부와 모금으로 3년 만에 재건되었고,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재개관 콘서트를 열었다. 이는 문화는 무너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 되었다. 라 스칼라 극장 소속 연주자들은 대통령 취임식이나 G7 정상회의 등 국가 주요 행사에 초청되어 연주하고는 한다.
역대 라 스칼라의 음악감독
단순한 오페라 극장이 아닌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라 스칼라 극장의 음악감독은 대부분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들이 맡았다. 대표적으로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클라우디오 아바도, 리카르도 무티, 그리고 현재 음악감독인 리카르도 샤이까지 모두 이탈리아 출신이며 외국인 음악감독은 다니엘 바렌보임이 유일했다. 그리고 2027년부터 정명훈이 리카르도 샤이에 이어 동양인으로는 최초, 역대 두 번째 외국인 음악감독으로 취임한다.
정명훈과 라 스칼라
정명훈은 얼마전 한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라 스칼라에 대해 “36년간 사랑하며 지내다가 갑자기 결혼하게 된 것 같다”라며 라 스칼라와의 오랜 관계와 애정을 밝혔다. 정명훈은 1989년부터 라 스칼라와 오랫동안 연주해왔으며, 총 9편의 오페라를 84차례 공연했고 140회가 넘는 공연을 지휘했다. 객원 지휘자로서는 가장 많은 숫자이다. 라 스칼라 필하모닉은 2023년, 35년 넘게 인연을 이어왔던 정명훈에게 명예 지휘자 칭호를 수여했는데, 라 스칼라 필하모닉의 명예 지휘자를 위촉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또한 정명훈은 2017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정상회담 축하공연에서 라 스칼라 극장 오케스트라인 라 스칼라 필하모닉(Filarmonica della Scala)을 연주하기도 했다. 라 스칼라와 정명훈의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정명훈은 2026년 12월 7일 라 스칼라의 시즌 개막식 때 첫 취임 연주를 할 예정이다. 매년 12월 7일(성 암브로시오 축일)에 열리는 라 스칼라 시즌 개막공연은 대통령, 총리, 문화부장관 등이 참석하며 이탈리아 공영방송(RAI)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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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Who? 아티스트 정명훈
출판사 | 다산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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