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의 요시모토 바나나와 『달팽이 식당』의 오가와 이토를 잇는 힐링 시리즈의 새로운 스타 작가 시메노 나기.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건축사로 일하는 동시에 도쿄에서 작은 1인 카페를 운영하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카페 주인으로서의 경험을 살린 『카페 도도』 시리즈가 25만 부 넘게 팔리며 힐링 소설의 새로운 계보를 만든 시메노 나기의 인생 작품이 새롭게 출간되었다. 100년 된 벚나무의 시선으로 일하는 여성들의 사계절을 담담히 그린 『그해 푸른 벚나무』다. 다음은 『그해 푸른 벚나무』 편집자와의 인터뷰, 시메노 나기의 일본 출간 인터뷰 중 일부를 소개한 7문 7답.
『그해 푸른 벚나무』는 어떤 책인가요?
외할머니와 어머니에 이어 3대째 가게 ‘체리 블라썸’을 운영하는 서른셋 히오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카페 체리 블라썸을 방문하는 다양한 여성들의 일과 삶을 이야기하는 소설입니다. 카페 마당의 100살 벚나무도 또 하나의 주인공인데, 히오의 외할머니 때부터 이들을 지켜주는 수호신이자 이곳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주는 내레이터이기도 합니다. 슬픈 이야기가 아닌데 눈물 포인트가 곳곳에 숨어 있는 책입니다. 아마도 여성들의 섬세한 인생을 웃음과 눈물을 섞어 써 내려간 작가의 문장들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그해 푸른 벚나무』에서 필사할 만한 문장을 꼽아주신다면요?
100살 벚나무가 힘차게 꽃봉오리를 가지 끝으로 밀어 올리는 장면이 인상적인데, 벚나무가 이때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래도 내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 모양이다.” 벚나무의 이 말은 주인공 히오가 하는 말이기도 하고 체리 블라썸을 방문한 모든 사람들의 말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의 말이기도 하고요. 모든 사람은 어느 순간 꽃을 피우기 시작하니까요.
『그해 푸른 벚나무』를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리딩 포인트가 있을까요?
저는 <폭싹 속았수다>의 팬이기도 한데요, 사계절을 인생에 비유한 이야기 구성이 『그해 푸른 벚나무』와 닿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해 푸른 벚나무』도 챕터가 계절별로 나뉘어 있거든요. 책과 드라마를 함께 읽고 보면서 일본과 한국 여성들의 삶을 동시에 느껴보는 것도 색다를 것 같아요. 일본 라쿠텐 리뷰에서 어떤 독자가 ‘인내심을 가지고 계절에 맞춰 한 챕터씩 천천히 읽었다’는 글도 인상적이었는데 천천히 계절이 바뀌면 다음 챕터를 읽는 방식도 이 이야기에 더 잘 스며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시메노 나기 인스타계정 @ochaosake_akaneya에 올라온 소소한 피드를 참조하거나, 작가의 인터뷰에 나온 기획 의도나 집필 에피소드 등을 읽으면 책을 더 깊게 즐길 수 있습니다. 요즘은 AI툴이 많아서 일본어 텍스트도 수월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시메노 나기의 『그해 푸른 벚나무』출간 후 인터뷰 일부를 소개합니다.
이번 소설에 벚나무를 등장시킨 이유가 궁금합니다.
집 근처에 매년 꽃이 피는 벚꽃길이 있어요. 겨울에 그 길을 지나면 당연히 아무것도 피어 있지 않죠. 그런데도 ‘아, 봄이 오면 또 피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돼요. 나이가 들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전에는 꽃이 만개한 벚나무만 봤는데 이제는 나뭇가지 자체에 눈길이 가더라고요. 어릴 때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이었죠. 꽃이 지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되면 잎이 떨어지고,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이 찾아오는 1년의 주기가 '삶의 재생'이라는 개념과 맞닿아 있었어요. 그래서 이 이야기를 쓰고 싶어졌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독특한 설정은 100년 된 벚나무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로 등장하는 것인데요.
맞습니다. 이 소설의 화자는 오래된 벚나무예요. 오랜 세월, 3대째 가업을 잇는 야에와 사쿠라코 그리고 히오의 모든 삶을 지켜본 나무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저의 신념 중 하나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나 슬픈 일이 있더라도 긴 시선으로 보면 삶은 결국 행복에 이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인생의 흐름을 조금만 넓게 보면 지금의 고민도 작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그런 이야기를 벚나무가 사람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소설을 쓰고 싶었습니다.
이 소설에는 다양한 여성들도 등장합니다.
카페 주인 히오는 계절에 맞는 화과자와 차를 제공하며 손님을 맞이합니다. 40년이라는 결혼생활 동안 기쁨과 슬픔을 함께 겪으며 성숙해 가는 국제 커플,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것에 지쳐 가출해 버린 워킹맘, 자신이 재능이 없는 것 같아 고민하는 미대 지망생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따뜻하게 펼쳐집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고민을 안고 살아가요. 저 역시 카페 운영자로서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지금 세상은 너무 복잡해졌어요. 스마트폰을 덜 보고 싶어서 오히려 검색을 더 하고, 휴식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다 보면 피로감이 쌓이기도 하죠.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도 필요해요. 소소하게 매일매일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자연의 흐름을 바라보는 것, 단순하고 의미 있는 삶도 좋지 않나요? 그 단순한 진리를 카페 체리 블라썸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조금씩 깨달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소설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만개한 벚꽃도 아름답지만 꽃이 흩날릴 때의 아름다움도 있다는 거죠. 이전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게, 이번 이야기는 보다 차분하고 진지한 여성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제 인생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된 이 소설을 독자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여 주실지 정말 기대하고 있습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