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리는 현대 문명의 마지막 세대일지도 모른다”
문명과 문명 사이에 놓인 이들을 위한 인터뷰.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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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인간』은 AI가 바꿔가고 있는 새로운 문명과 인류에 대해 국내 최고 리더 15인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다. 뇌과학자 김대식과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안무가 김혜연은 인문·사회·문화·예술·공학·언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일의 미래, 업계의 미래, 인간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진화생물학자 최재천, 마인드마이너·작가 송길영, 소설가 장강명, 건축가 유현준, 영화감독 김태용, SM엔터테인먼트 최고 책임자 이성수 등의 인터뷰를 통해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선명한 가능성으로 바꾼다. 『사이 인간』의 두 저자를 서면 인터뷰로 만나보자.


 


‘사이 인간’은 무엇인가요?

김대식: 많은 분들을 만나고, 인터뷰하면서 든 생각이 있었습니다. 현재 우리는 지금까지의 문명과 새 문명 사이에 있다는 생각이었죠. 이런 인터뷰의 기조를 바탕으로 김혜연 안무가님께서 ‘사이 인간’이라는 단어를 떠올려주셨습니다. 

김혜연: 김대식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처럼 이 단어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떠올린 ‘사이의 사람들’에서 변형하여 완성했습니다. 과거에는 어느 정도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를 내다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도 변화의 속도와 도래할 세계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죠. 이 책에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기술 사이에서 새로운 공존과 대립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고 있고, 이를 잘 나타내주는 단어인 ‘사이 인간’을 찾게 되었습니다.

 



뇌과학자와 안무가가 함께 기획하고 쓴 AI 인터뷰집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김혜연: 이 책은 아시아경제 AHA(AI, Human & Art)의 연재칼럼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예술창작 분야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사람’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공학자와 예술인의 관점에서 고찰해보는 인터뷰였는데요. 저는 그것이 몸과 감정, 신체성에 있다고 생각했고, 김대식 교수님은 더욱 가속화되는 기술의 속도에 놀라워하고 계셨어요. 저는 몸과 예술의 언어로, 교수님은 뇌과학과 기술의 언어로 공간, 언어, 철학, 영화, 다큐, 사업 등 다양한 분야의 분들을 만나 던진 질문에서 나온 답변들의 점들이 선이 되어 앞으로의 기획 방향이 그려지기 시작했죠.




 

『사이 인간』이 다른 AI 책과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김혜연: 주로 AI를 다루는 책은 기술적 관점에서 설명하거나 미래 예측을 나열하는 형식이 많은데요. 『사이 인간』은 조금 다른 결의 책이라 생각해요. 각 인터뷰이가 자신의 분야에서 AI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리고 어떻게 접목하고 있는지, 아직 접목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미래를 상상하는지 인터뷰이 또한 AI를 마주한 똑같은 한 사람으로서의 고민을 들려주고 있어요. 그렇다 보니, 단순히 지식을 얻는 책이 아니라, 독자가 스스로 질문하고 사유하게 만드는 책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별성으로 볼 수 있어요.

 

AI 시대는 무엇이 변할까요? 그리고 현재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김대식: 많은 이들이 AI 기술이 발전하면 육체 노동 직군이 사라진다고 예상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인터넷 브라우저 ‘모자이크’가 세상을 바꿨듯, AI의 진화는 권력 구조까지도 새로이 개편하며 충격을 줄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사회의 단순한 혁신이 아니라, 인간 존엄과 주체성 자체를 뒤흔들 것입니다. 

김혜연: 제가 몸담고 있는 예술계는 오히려 ‘인간다움’이라는 본질에 몰입할 것 같아요. 저는 그 답이 몸, 감각, 관계 속에서 찾아진다고 믿고 있고요. 그래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몸을 통해 경험하는 감각, 타인과 맺는 관계,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을 잃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작업에서는 AI가 더해진 로보틱스의 발전에 따라 ‘몸’이라는 형태와 사용에 대한 고민들을 함께 녹여내고 있어요.

 

책의 3장 제목이기도 한데요. AI 시대, 인간을 재정의하는 다섯 가지는 무엇일까요? 

김혜연: 몸, 관계, 상상, 실패, 감각이요. 몸은 데이터로 환원할 수 없는 경험의 근거이고, 관계는 타인과의 연결 속에서만 의미를 낳죠. 상상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인간 고유의 힘이며, 실패는 배우고 성장하게 하는 과정이에요. 마지막으로 감각은 이 모든 것을 묶어내며 인간을 세계와 이어주는 통로이기 때문에 꼽아보았습니다. 

 

이 책을 꼭 권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요? 

김대식: 업계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 특히 직장인들에게 읽기를 권합니다. 

김혜연: 청소년과 어른 모두에게 권하고 싶어요. 청소년에게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 흐름 속에 자신의 꿈을 계획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어른들에게는 “앞으로 나는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할까”를 생각하게 해줄 거라 믿고 있어요.

 

끝으로 두 분의 앞으로의 활동 계획도 알려주세요. 

김대식: 책 출간 이후, AI를 주제로 많은 독자 분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형태가 영상이든 오프라인 행사이든, 지면으로 전하는 인터뷰든 말이죠. 이러한 창구들을 통해 독자분들이 느끼는 일상 속의 AI를 생생하게 들을 수도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김혜연: 앞으로도 AI를 통해 다양한 방식의 작품을 이어가고자 해요. 소소하게는 개발자 없이 AI를 활용해 무용 교육 플랫폼을 혼자 구현해보려는 실험도 준비 중이고, 동시에 여니스트(Yonist)를 통해 강연·워크숍·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책에서 던진 질문들을 현장에서 확장하려 합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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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김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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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