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저/최필원 역 | 오픈하우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의 원작소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역시 이 책을 원작으로 삼았다. 제지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샐러리맨 버크 데보레는 어느 날 회사로부터 정리해고를 당한다. 데보레가 실직에서 살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특유의 뒤틀린 블랙 유머로 그려낸다. 재취업을 위한 살인 활극 위로 드리워진 자본주의 사회의 그림자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허먼 멜빌 저/공진호 역 | 문학동네
자본주의의 집약체인 월 스트리트 한 가운데서 조용하고 음울하게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법률사무소에 출근한 지 사흘째인 필경사 바틀비다. 고용주인 변호사는 그를 해고하고 사무실에서 내쫓으려 하지만 바틀비는, 물론 안 하는 편을 선택한다. 자본과 권력의 공기가 답답해 콱 숨을 참고 싶어지는 어느 날, 이해할 수 없었던 바틀비의 완강한 버팀이 문득문득 떠오를 것이다.
장강명 저 | 민음사
취업, 해고, 구조조정, 자영업, 재건축 등 2010년대 한국 사회의 노동 현실을 10편의 단편 소설로 엮었다. "“해고는 살인이다.” 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도장 공장 옥상에 걸렸다. 해고는 살인이었으므로 그들은 ‘죽은 자’들이었고, 해고자 명단에 오르지 않은 사람은 ‘산 자’가 되었다."(「공장 밖에서」 중에서)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누군가를 밀어내거나, 밀려나야만 유지되는 현대사회의 비극을 또렷하게 응시하는 책.
알렉세이 유르착 저/김수환 역 | 문학과지성사
역사 속으로 사라진 소비에트 마지막 세대의 이야기다. “소비에트연방에서 무언가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모든 게 영원할 거라는 인상이 있었죠”라는 첫 문장과 제목만 읽어도 이 책이 주목하길 요청하는 역설의 장면을 바로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저자인 유르착은 좀 더 흥미롭고 중요한 역설을 하나 더 제시한다. 영원할 거라 믿었던 시스템의 붕괴로 충격에 빠진 사람들이 한편으로는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한 채 이미 체제 붕괴에 대비해 왔다는 점이다. 기존 담론이 간과해왔던 소비에트 마지막 세대의 역동성과 주체성을 포착해 내며 출간 이후 큰 주목을 받았다.
아서 밀러 저 | 민음사
번쩍이는 차, 집, 가구, 전도유망한 아들들, 그리고 세일즈맨으로서 차곡차곡 쌓이는 실적. 대공황이 오기 전까지 누구보다 행복했던 세일즈맨 윌리 로먼의 인생에 불황과 함께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다. 현대 사회에서 평범한 한 사람이 내몰릴 수 있는 비극은 무엇일까. 무너진 아메리카 드림 속 허망한 꿈을 좇는 소시민을 통해 물질 만능주의와 인간 소외, 생명의 존엄성을 그린, 20세기를 대표하는 희곡.
김진희, 박소영, 오규상, 이재임, 최현숙, 홍수경, 홍혜은 저 | 후마니타스
지하철 역사나 공원에서 여성 홈리스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힐튼호텔 옆 쪽방촌 이야기』를 작업했던 홈리스행동 생애사 기록팀은 비가시화된 여성 홈리스의 자리를 쉬이 지나치지 않는다. 그곳에 누군가 머물고 있을 테고, 보이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여자가방에들어가신다』에는 여성 홈리스를 사회로부터 한 번 더 격리시키는 폭력과 소외의 구조가 드러난다. 하지만 이렇게만 말하면 책에 관해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셈이나 마찬가지다. 거리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며 체득한 삶의 전략과 흔적, 활동가와 맺는 입체적인 관계성, 기존 방식으로는 담기지 않는 여성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몸을 바꾸어 가는 글쓰기 방식까지, 말하고 듣는 여자들이 이야기를 함께 살아내며 적어낸 기록이기 때문이다.
캐스파 헨더슨 저/이한음 역 | 은행나무
인간은 줄곧 이 지구를 독점하고 있다는 오만에 빠진다. 이 책은 우화 속 상상의 동물처럼 느껴지지만 실재하는 존재들을 지구 구석구석을 뒤져 끌어 올린다. 저편으로 밀어냈던 존재들이 선명해지면서 역설적으로 인간의 욕망, 이기심, 발자취, 그 결과들을 비추게 된다. 다른 존재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우리의 세계는 분명 더 커진다. 그리고 바깥의 존재들과 함께 사는 방법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기사 제목은 임수연 영화 저널리스트가 유튜브 ‘임수연의 배산임수’에서 <어쩔수가없다>를 다루며 소개한 다음 내용에서 차용했습니다. “염혜란 배우가 인터뷰에서 <어쩔수가없다>를 ‘밀려남’에 관한 영화라고 말씀해주신 표현이 너무 좋았습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액스
출판사 | 오픈하우스
세일즈맨의 죽음
출판사 | 민음사
필경사 바틀비
출판사 | 문학동네
산 자들
출판사 | 민음사
그여자가방에들어가신다
출판사 | 후마니타스
모든 것은 영원했다, 사라지기 전까지는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
출판사 |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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