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 락페 특집 - 워밍업] 왜 그들은 여름에 지산으로 가는가?

7월 27일부터 7월 29일! 올해도 어김없이 지산 락페스티벌이 개최된다. 락 음악을 즐기는 음악 애호가뿐만 아니라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범국민적인 여름 페스티벌로 진화하고 있는 지산락 페스티벌을 200%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채널예스가 특집을 꾸몄다. 이번에 게재되는 1차 기사는 지산 락페 워밍업으로 지산 락페 유경험자의 좌담 기사와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 님이 소개하는 락 페스티벌의 매력이다. 간접적으로나마 지산 락페의 매력을 느껴보시길.

	7월 27일부터 7월 29일! 올해도 어김없이 지산 락페스티벌이 개최된다. 락 음악을 즐기는 음악 애호가뿐만 아니라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범국민적인 여름 페스티벌로 진화하고 있는 지산락 페스티벌을 200%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채널예스가 특집을 꾸몄다. 이번에 게재되는 1차 기사는 지산 락페 워밍업으로 지산 락페 유경험자의 좌담 기사와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 님이 소개하는 락 페스티벌의 매력이다. 간접적으로나마 지산 락페의 매력을 느껴보시길. 5월에는 본격적으로 2012 지산 락페를 집중 탐구할 계획이니 기대하시라. 이러한 채널예스의 목표는 오직 하나! 여름 락페스티벌에서 당신과 손을 잡아 보기 위함이다.

[지산 락페 특집 - 워밍업]

[좌담] 왜 그들은 여름에 지산으로 가는가 [기획기사] 우리가 락페스티벌에 열광하는 이유

작렬하는 태양 혹은 쏟아지는 폭우. 코를 찌르는 담배 냄새. 낙후한 국립공원 화장실을 연상하게 만드는 변소. 바가지 요금인 게 틀림 없는 숙박비. 그럼에도 매년 여름에 지산으로 향하는 무리가 있다. 수백 명, 수천 명이 아니다. 수십 만명이 그렇게 움직이다. 아니, 대체 왜! 록을 좋아하지만 아직 지산록펙스티벌은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필자는 궁금했다. 왜 그들은 매년 여름마다 지산으로 가는가. 다행히 이 물음에 답해줄 사람이 근처에 많았으니, 엉겁결에 ‘그들은 왜 지산으로 갔는가’라는 제목으로 좌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 지산을 가는 사람도 천차만별!

사회자 : 반갑다. 바쁜 와중에도 이렇게 응해 주신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 전한다. 미리 공지했듯, 여기 참여자는 본인을 제외하면 모두 지산록페스티벌(이하 지산)에 한 번 이상 참가해 본 사람이다. 신변은 보장할 테니 모두, 흉금을 털어놓고 지산에 얽힌 이야기를 해 주길 바란다.

우선 매년 여름마다 지산에 가는 이유가 궁금하다.

Cesc : 단순하지 않다. 세상 만사가 그렇듯, 하나의 사건을 이루는 기저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존재한다. 지산에 모인 사람도 마찬가지다. 지산을 즐기러 왔다는 점에서는 모두 똑같지만, 지산을 오게 한 원동력은 각각 다르다.

나로 말하자면, 지산빠는 아니다. 즉, 지산이라 하면 물불 가리지 않고 무조건 가는 사람은 아니라는 뜻이다. 록을 좋아하고, 록페스티벌에 가는 것도 즐긴다. 록페스티벌을 갈 때면 주로 고려하는 게 라인업이다. 국내 록페스티벌 중에서는 지산 라인업이 가장 화려하다. 바꿔 말하면, 지산 라인업이 구리면 당연히 안 간다. 올해는 라인업 좋다. 라디오헤드가 오니까.

페르난도 김 : 지산은 그냥 매년 당연히 간다. 이유, 필요 없다. 유감스럽게도, 개인 사정상 올해는 못 갈 것 같다.

세나 : 춤추러 간다. 미친 척 몸을 흔들어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 좋다. 나보다 더 미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매 공연마다 기대가 되진 않는다. 사실 모든 밴드를 다 아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라인업 중 매해 꼭 보고싶은 밴드가 있긴 있다. 그 타임테이블을 중심으로 1박2일 일정을 만든다. 2009년엔 오아시스, 불나방스타소세지클럽, 장기하. 2010년엔 펩숍보이스, 코린 베일리 래, 언니네이발관. 2011년엔 케미컬브라더스.



록페스티벌에는 미친 사람이 많다

홍서연 : 친한 사람과 만나서 좋은 음악 듣고 논다. 재밌다. 재밌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누구는 지산 푯값이 비싸다고 하는데, 비싸지 않다. 단독공연비가 보통 11만 원이 넘는데 록페스티벌은 조기예매로 사면 20만원 안 되는 가격에 수십 개의 밴드 공연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저렴하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밴드 공연만 앞에서 보고 거의 모든 공연을 돗자리에 누워서 보기 때문에 생각보다 체력소모도 심하지 않다. 그리고 친구들을 한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다.


비 와도 지산은 즐겁다

사회자 : 말씀 잘 들었다. 지산은 충분히 갈 만한 가치가 있는데, 지산을 왜 가야 하는지 물어본 느낌이라 다소 송구스럽다. 우문현답이었다.

여기 모인 대부분이 작년 지산에 갔던 사람이다. 작년 지산은 어땠나. 비가 와서 오롯이 즐기기엔 힘들었을 것 같은데.

지산2살 : 비교적 말랑말랑한 GMF(그린 민트 페스티벌) 계열(?)의 페스티벌만 다녀본 사람이라 신선했다. GMF가 봄 소풍 느낌이라면, 지산은 확실히 여름 페스티벌의 분위기가 더 나는 듯. 그래도 전반적인 라인업이나 무대의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대중성 면에서는 지산쪽이 승!이랄까-_-

우비 입고 돌아다니는 거까진 좋아하는데 진창은 취향 아니었고, 상의 탈의한 몇몇은 더더욱 취향 아니었고. 뭐 그렇다.

Cesc : 날이 대체로 흐렸는데, 우비 입고 즐기는 재미도 쏠솔했다.



2011년 지산에는 비가 내렸다

세나 : 최악이었다. 음악적 열정이 고만고만한 나로서는 페스티벌에 기대하는 것은 그 풍경에 어울리는 음식이다. 잔치에는 음식이 필요하고 모든 음식의 꽃은 고기다. 특히 파티엔 바비큐. 미국 인디언 전통음식이던 바비큐는 제국주의시대 이후 전세계의 야외파티 음식이 되었다. 2009년, 2010년 지산에서 먹었던 최고의 요리는 돼지고기 바비큐였다. 가격도 적당했고 맛도 그만이었다. 헌데 2011년 지산에서 바비큐가 사라졌다.

“내 고기 어디 갔어?”

찾을 수 있는 고기라곤, 닭꼬치가 전부였다. 3년 동안 내리 그곳을 방문했지만 작년처럼 먹을 게 없던 적은 처음. 록페스티발 특성 상 음식물 반입이 불가했기에 내부에서 파는 음식의 퀄리티는 주최측에서 특별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대체 먹을 게 없는데 어떻게 놀라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페르난도 김 : 먹을 게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내게 작년 지산은 친구들과, 아티스트들과의 즐거웠던 여름 밤의 꿈이다.



모인 인파를 보라. 혼자 가도 충분히 재밌게 놀 수 있다.

지산은 혼자 가도 재밌게 놀 수 있다

사회자 : 지산에서 생긴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해 보자.

페르난도 김 : 작년에 바로 뒤에서 공효진 씨가 재미나게 공연을 보고 있었다. 친구가 사진 한장 찍자고 했으나 단박에 거절당했다. 그리고 일행 중에 과거 음악을 했던 친구가 있어, 친한 아티스트들과 밤새 술 먹고 놀았다. 생 라이브도 들었다. 그들도 해외 유명 밴드들 앞에서는 똑같은 관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산2살 : 없다. 올해 가서 만들어 올 계획이다.

CESC : 1회 윈디 시티 공연이었다. 사람들이 다 미쳤다. 윈디 시티 공연 하는 쪽을 바라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다들 기차 놀이를 하고 하이 파이브를 하고 어깨 동무를 하고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면서 캉캉 춤을 췄다. 아티스트로부터 등 돌리고 공연을 즐긴 경우는 처음이다.

아, 그리고 1회 때 찜질방에서 잤는데, 혼자 갔다. 찜질방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데, 누군가가 와서 내게 계란을 줬다.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려 했다. 그도 나와 같이 혼자 온 것이었다. 록 스프릿은 아름다웠다.

사회자 : 앞서도 잠시 이야기가 나왔지만, 지산이 다른 록페스티벌보다 더 인기 있는 게, 화려한 라인업 덕택일 것이다. 지금까지 자신이 꼽은 지산 최고의 무대는?

세나 : 최고는 펫숍보이스 할아버지들이다. 무대 미장센은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 완벽했다. 뿅뽕거리는 리듬을 자유자재로 타는 할아버지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특히 Go west 부를 땐 촌스럽지만 관객들이 모두 하나되어 따라 불렀다.

페르난도 김 : 해외 아티스트는 코린 베일리 래, 국내 아티스트는 UV.

지살2살 : 스웨이드는 사실 지나가는 초딩도 알만한 몇몇 곡밖에 모르지만 멋있었다. 역시 무대에서 늙는 사람은 멋있구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정작 제일 신나게 들을 수 있었던 beautiful ones는 못 듣고 귀가했다. 그리고 국카스텐. 음악 들으면서 재미난 음악 하는 사람들이구나 했던 팀. 라이브는 첨 봤는데 라이브가 더 재미있었다. 뽑아내는 소리도 신선하고, 보컬이나 연주나 뭔가 쨍한 에너지가 있어서 좋았다. 이렇게 관객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는 밴드가 좋다.

홍서연 : 나도 스웨이드.

CESC : 1회, 3회에 온 Asian Kung-fu Generation. 그냥 너무 광팬이다. 한국에서 지명도는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 밝은 대낮에 혼자서 X랄 발광을 했다.

사회자 :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부분 지산 티켓을 예매한 걸로 안다. 올해 지산을 즐기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Cesc : 라디오헤드를 들으며 근육 트레이닝에 여념이 없다. 라디오헤드를 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특히 미군에 밀리지 않으려면 체력을 길러야 한다.

홍서연 : 록페에도 예쁜 옷은 필요하다. 올해 입고 갈 옷을 준비하고 있다.

지산2살 : 성실한 관객의 자세로 보고 싶은 무대에 대한 예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공연을 다니며 부지런히 워밍업중이다.


아이돌만 듣는 K양, 올해는 꼭 지산에 가도록

사회자 : 오늘 많은 얘기 들려 줘서 감사하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 달라.

세나 : 사실 올해는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라디오헤드는 궁금하나, 2013년에 글랜스톤베리를 가려고 준비 중이라 크게 끌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클럽 출입이 안 되는 30대 중 몸이 아직도 근질거리는 사람에게 지산에 한 번 가 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페르난도 김 : 지산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공연장에서 최소한의 에티켓을 안 지키는 사람이 있다. 대표적인 게 담배 피는 사람이다. 2012년에는 지킬 것은 지켜 줬으면 좋겠다.

지산2살 : 몸매에 자신 있든 없든, 난데 없이 상의 탈의하는 분이 계시는데. 보는 사람에 따라 조금 부담스럽다.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

홍서연 : 록페스티벌이라고 하면 시끄러운 음악(하드코어나 메탈)만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아니다. 지산은 주로 브릿팝이 나와서 말랑말랑하다. 공기 좋은 산에서 돗자리 깔고 누워서 밴드음악 들을 수 있는 곳, 지산이 기대된다.

CESC : K양에게 꼭 지산을 추천해 주고 싶다. 아이돌만 좋아한다. 좋은 세계가 있는데, 그 세계를 보지 못하고 사는 것은 너무 불쌍한 것 같다. 작년에는 구름을 잔뜩 봤으니, 올해는 파란 하늘과 작열하는 태양을 보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