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 멜로 영화 <불륜의 시대> 깜짝 출연한 ‘소설가 박범신’
『은교』의 작가 박범신이 전규환 감독의 영화 <불륜의 시대>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윤동환, 최원정이 열연한 <불륜의 시대>는 권태로운 삶이지만 그 누구보다 서로를 갈망했던 한 부부의 충격적인 사랑의 끝을 담은 격정 멜로 영화다.
글 : 엄지혜
201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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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불륜의 시대>는 굉장히 문학적인 작품”

박범신 작가가 영화 <불륜의 시대>에 깜짝 출연했다. 박범신 작가는 극중 동명인 ‘박범신 작가’로 등장, 주인공 ‘영우’(윤동환)의 회사에서 새 책을 발행한 작가로 열연했다.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흔쾌히 출연을 결정한 박범신 작가는 5분도 가량의 분량에도 불구하고 등장만으로도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극중 등장하는 사인회 장면을 위해 당시 출간을 앞둔 자신의 책 『비즈니스』의 사인회를 직접 준비하는 등 영화에 대해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는 베드신이 매우 중요한 만큼,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면 베드신을 잘 찍어야 한다”며 시나리오에 대한 조언은 물론 ‘제62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당시 주연배우 윤동환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범신 작가는 지난 14일 개봉한 <불륜의 시대>를 관람한 후, “굉장히 문학적인 작품”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엇갈린 사랑 속에 숨겨진 충격적 진실

<불륜의 시대>는 <모차르트 타운> <애니멀 타운> <댄스 타운>의 ‘타운 3부작’과 <무게>(가제)로 전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전규환 감독의 2013년 첫 번째 문제작. 권태로운 삶이지만 그 누구보다 서로를 갈망했던 결혼 10년차 부부 영우와 지영의 충격적인 끝을 그린 작품이다. 배우 윤동환이 맡은 ‘영우’는 출판사에서 일하며 소속 작가와 연인 사이이며, 아내인 지영도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모른 척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사고로 아랍청년 ‘케림’을 만나게 된 지영은 그와 사랑에 빠지고, 케림이 떠나자 지영은 쪽지 만을 남겨둔 채 케림이 있는 바라나시로 떠난다. 그리고 며칠 뒤, 우연히 TV뉴스를 보던 영우는 테러 현장인 바라나시 식당에서 폭탄 먼지를 뒤집어쓴 채 나오는 지영을 보게 된다. 지영이 바라나시로 떠나게 된 이유를 찾던 연우는 지영과 케림의 관계를 알아차리게 되고 지영을 찾아 바라나시로 떠나게 된다.


엇갈린 사랑 속에 숨겨진 충격적 진실을 다루는 <불륜의 시대>. 영화를 본 관객들은 “진정성 있는 연출과 진실된 배우의 몸놀림이 강렬하고 뜨겁게 다가오는 작품”, “왜 우리는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불륜을 선택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 무엇보다 균형감각이 필요한 게 사랑이라는 점이 이들에겐 얼마나 허구적인 미사여구였는지를 말해준다” 등 진솔한 호평을 전하고 있다. 2월 14일 개봉한 <불륜의 시대>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과 적은 수의 개봉관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다.



그리운 내가 온다

박범신 저 | 맹그로브숲

『나마스테』, 『촐라체』에 이어 장편소설 『은교』로 문단을 넘어 문화계 전반에 신선한 충격을 가져온 박범신의 터키 여행 에세이. 터키에서 내면의 여행을 하는 동안 박범신의 손에는 수첩과 펜이 들려 있었다. ‘영원한 청년 작가’로 불리고 싶은 『은교』의 소설가는, 그곳에서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감성을 독자의 마음속으로 전해준다. 한 달여간의 여행 동안 그와 함께 터키를 보고 체험하고 느꼈던 박민정 포토그래퍼의 사진은 글의 감동을 더해 준다. 이 글을 읽는 누구나 박범신만의 기행이 주는 묘한 매력에 빠져든다. 소소한 일상 풍경을 묘사해 내는 작가 특유의 상상력이 더해져 그의 시선이 닿는 터키 곳곳은 새롭게 태어난다. 여행객이 되어 이스탄불의 사원과 마을, 거리와 상점을 탐방하던 그가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 준다. 하늘에서 관망하는 카파도키아의 지하 도시를 지나 하렘의 숨겨진 방안에서,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생동감이 넘치는 시장 그랜드 바자르와 종교적 엄숙함이 그득한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에서, 삶을 노래하는 영원한 시인 박범신을 만날 수 있다.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박범신 저 | 은행나무

박범신이 논산에 내려가 틈틈이 SNS ‘페이스북(FACEBOOK)’에 썼던 일기를 모은 것이다. 호수를 마주 보는 ‘논산집’에 적응하며 홀로 생활하면서 겪은 일, 문학적 감수성을 배태하게 해준 고향 이야기, 논산과 서울을 오가며 떠오른 오늘날의 세태에 대한 단상들을 주로 썼다. 글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라갔던 사진들도 책에 수록했는데, 노 작가답지 않게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들이 글과 어우러져 소소한 재미를 안겨주는 동시에 세상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온전히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이 그의 다른 소설이나 산문집보다 특별한 점은 그의 문학적 감수성이 배태되었던 논산에서 쓰인 일기라는 점. 소설이 아닌 직접적인 목소리로 그가 문학을 꿈꾸게 된 계기에 대해 들을 수 있다. 논산에 돌아가자, 과거의 자신이 계속 그에게 말을 걸었다. 황금빛 출렁이던 논산 들판 가운데를 걸으면서도 배고팠던 어린 소년,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옥녀봉에 올라 ‘세계문학전집’을 탐독했던 청년, 기찻길이 가까워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다르르 벽이 떨렸던 강경 채산동 집의 ‘더러운 책상’에 앉아 줄기차게 소설을 썼던 젊은 날의 박범신. 신춘문예 당선과 동시에 상경했던 그에게 고향 논산은 문학에 대한 열정과 순수가 찬란히 빛나던 시절의 다른 이름이었다.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

박범신 저 | 문예중앙

작가 박범신의 39번째 장편소설. 지난 2011년, 25년간 몸담았던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직을 떠나며 소설가로서의 새 출발을 앞두고 여섯 달간 치열하게 매달려 집필한 소설인 만큼, 박범신 소설 특유의 흡입력과 앞으로 새롭게 펼쳐나가게 될 또 다른 문학적 편력의 예고 같은 변화들이 만나고 있다. 주인공의 손바닥에서 자라나 폭력의 화신으로 날뛰는 말굽, 이사장의 몸에 현현되는 괴이한 징후들,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눈먼 여린의 비밀스러운 방의 묘사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스릴과 섬뜩한 호러의 분위기 등, ‘맹목적인 폭력의 잔혹함’을 그 어느 소설에서보다 강렬하게 형상화하는 미학적 장치들도 쓰였다. 책은 싸늘한 자본주의적 국가가 폭력의 컨설턴트로 군림하기 시작할 때 무한히 파생되는 폭력의 고리들을 냉철하게 증언하는 소설이다. 주인공이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들을 복원해가며 이사장이 ‘인간성이 완전히 뿌리 뽑힌’ 기형의 괴물로 탄생되기까지를 추적하는 과정은 ‘무한 증식하는 폭력’의 연대기다. 말굽을 통해서 주인공과 이사장의 폭력은 무한히 이어진다.



여행, 그들처럼 떠나라

조정래,박범신 外 등저 | 동양북스(동양books)

박범신, 하일지, 조정래, 김용택, 김주영, 하성란, 김탁환, 구효서, 고은 등 이 시대 최고의 작가들의 여행지를 함께 따라가 본 문학여행기이다. 작가들의 이 특별한 여행에 동반한 이들은 절친한 벗이기도 하고, 낯선 이이기도 하다. 영화감독 정지우, 재즈피아니스트 진보라, 가수 유열, 연기자 김창숙, 소리꾼 장사익 등의 친구들이 동반했다. 여행지는 작품을 위해 수없이 취재를 떠났던 곳이기도 하고, 어린 시절 추억을 가득 담고 있는 고향이기도 하며, 언젠가 꼭 가 보고 싶었던 꿈의 장소이기도 하다. 각각의 여행 속에서 그들의 작품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작가들만의 이야기와 꿈, 살아 숨 쉬는 감성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박범신 #불륜의 시대
5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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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1

각각의 여행 속에서 그들의 작품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작가들만의 이야기와 꿈, 살아 숨 쉬는 감성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니 재밌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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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7

쿠쿠쿠- 요즘은 이렇게 까메오로 등장하시는 작가분들 찾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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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5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무게> 참 잘봤는데요, 이번 작품도 기대해 봅니다.
전규환 감독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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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라체

<박범신>

은교

<박범신>

출판사 | 문학동네

비즈니스

<박범신>

출판사 | 자음과모음(이룸)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박범신>

출판사 | 은행나무

여행, 그들처럼 떠나라!

<조정래>,<박범신>,<하일지>,<하성란>,<김탁환>,<김용택>,<강은교>,<이문열>,<김주영>,<성석제>,<이순원>,<정호승>,<고은> 등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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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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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1946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원광대 국문과 및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78년까지 문예지 중심으로 소외된 계층을 다룬 중ㆍ단편을 발표, 문제작가로 주목을 받았으며, 1979년 장편 『죽음보다 깊은 잠』『풀잎처럼 눕다』등을 발표, 베스트셀러가 되어 70~80년대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활약했다. 1981년 『겨울강 하늬바람』으로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빛나는 상상력과 역동적 서사가 어우러진 화려한 문체로 근대화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밀도 있게 그려낸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며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그의 작품 중 70년대와 80년대에 발표된 작품들은 폭력의 구조적인 근원을 밝히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또한 도시와 고향이라는 이분법적인 대립구조를 통해 가치의 세계를 해부하려는 시도로 인해 대중작가라는 곱지 않은 평을 듣기도 했다. '영원한 청년작가'로 불리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던 중 1993년 돌연 절필을 선언하고 문학과 삶과 존재의 문제에 대한 겸허한 자기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가졌다. 사유의 공간으로 선택한 곳은 세상에서 가장 높고 멀게 느껴지던 히말라야였다.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를 여섯 차례 다녀왔으며 최근에는 킬리만자로 트레킹에서 해발 5895미터의 우후루 피크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1996년 유형과도 같은 오랜 고행의 시간 끝에 [문학동네] 가을호에 중편소설 「흰소가 끄는 수레」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재개한 후 자연과 생명에 관한 묘사, 영혼의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작품 세계로 문학적 열정을 새로이 펼쳐보이고 있다. 명지대 교수, 상명대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외등』은 그가 글쓰기를 떠나기 전의 문학세계와 그 후의 문학성이 어우러져 있는 작품으로, 해방 후의 현대사의 흐름을 같이 걸어온 주인공 서영우와 민혜주, 노상규 이 세 인물들을 통해 잃어버린 사랑의 원형을 찾아 결국엔 죽음에 이르는 피빛 사랑을 그려내면서 해방 후 현대사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더러운 책상』은 특이하게 '단장'으로 이뤄져 있다. 박범신의 자전적 소설로도 볼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그가 겪었을 젊은 날의 고뇌들이 그렇게 표현된 것처럼 평가받는다. "새벽이다. 무엇이 그리운지 알지 못하면서, 그러나 무엇인가 지독하게 그리워서 나날이 흐릿하게 흘러가던, 그런 날의 어느 새벽이었을 것이다."라는 그의 말은 예술가로서 인간으로서 살고자 했던 그의 고민을 엿보게 해준다. 작가 박범신은 이 작품으로 창작과비평사가 제정한 2003년 제18회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 『남자들, 쓸쓸하다』에서 박범신은 그의 문학인생 못지않게 녹록치 않았던 남자인생 60년을 이야기한다. 오로지 아들 하나를 욕망하던 어머니의 늦둥이 외아들로, 수많은 복병에도 불구하고 30년 이상 한 울타리를 지켜온 남편으로, 수십 년간 밥벌이를 감당해야 했던 고단한 아버지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며 이 땅에서 남자로 살아간다는 것의 참된 의미를 짚어본다. 또한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어가는 사회 구조 안에서 이제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남자들, 즉 구시대의 ‘화려한 권력자’에서 이 시대의 ‘쓸쓸한 인간’으로 자리바꿈한 중년 남자들의 현주소를 살펴봄과 동시에, 이제는 사회의 구석자리에서 불안한 헛기침만을 날릴 수밖에 없는 그 ‘쓸쓸한’ 남자들의 진솔한 속내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비우니 향기롭다』는 더욱 더 소유하고자 하는 물질 만능주의 현실에서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나'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안내서이다. 내면의 깊이가 더욱 확장된 저자가 히말라야에서 깨달은 바는 진정한 삶의 행복은 가지려는 마음보다 비우려는 마음에 있다는 것. 이는 바로 불교 철학의 '무소유'와 직결된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소유하지만 살아가는 기쁨이 더 줄어든 시대. 이 책은 우리에게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이 외의 작품으로 『죽음보다 깊은 잠』 『풀잎처럼 눕다』 『불의 나라』 『물의 나라』 『겨울강 하늬바람』 『킬리만자로의 눈꽃』 『침묵의 집』 『와등』 『더러운 책상』 『나마스테』등이 있고, 소설집에 『토끼와 잠수함』 『덫』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 등이, 연작소설에 『빈 방』 『흰수레가 끄는 수레』 등이 있다. 2001년 소설집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로 제4회 김동리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 『나마스테』로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했다. 2007년 9월부터 2008년 1월까지 5개월동안 네이버 블로그에 「촐라체」라는 소설을 연재하였다. 이 소설은 2005년 1월 히말라야 촐라체봉(6440m)에서 조난당했다가 살아 돌아온 산악인 박정헌·최강식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또한 『촐라체』와 『고산자』와 함께 ‘갈망의 삼부작(三部作)’인 은교에서는 실존의 현실로 돌아와 존재의 내밀한 욕망과 그 근원을 감히 탐험하고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시란 무엇인가. 소설은 또 무엇인가. 젊음이란 무엇이며, 늙음이란 또 무엇인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풀어내는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은 최근에도 『비즈니스』, 『빈방』, 『외등』, 『힐링』,『소소한 풍경』등을 발표하며 꾸준히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