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수 교수의 플라톤의 『국가』 두 번째 이야기
이태수 교수의 플라톤 국가 강의가 10월 26일 숭실대학교에서 다시 열렸다. 첫 번째 시간은 플라톤의 국가를 ‘정의’ 라는 개념으로 개괄해보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 시간인 이날은 플라톤의 국가의 내용에서도 유명한 비유인 동굴의 비유를 강독했다.
글ㆍ사진 윤나리
201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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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동굴의 비유: 앎의 단계론

플라톤은 『국가』 7권에서 사람의 본성이 교육받았을 때와 교육받지 않았을 때의 차이를 비교해보기 위해 다음의 상황을 가정했다.
여기 지하 동굴이 하나 있고 그 안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생각해보게. 동굴의 입구는 길고 동굴 자체만큼 넓으며 빛을 향해 열려있네. 그들은 어릴 때부터 다리와 목이 쇠사슬에 묶여 있었기에 언제나 같은 곳에 머물러 있으며, 쇠사슬 때문에 고개를 돌릴 수 없어 앞쪽밖에 볼 수 없네. 그들의 뒤편 저 멀리 위쪽으로부터는 불빛이 그들을 비추고 있으며, 불과 수감자들 사이에는 위쪽으로 길이 나 있고, 그 길을 따라서는 나지막한 담이 쌓여있네. 그 담은 인형극 연출자들이 인형극을 보여주기 위해 자기들 앞에다 세우는 무대와도 비슷하네. (514 a~c)
이태수 교수는 수감자들에게 보이는 불빛에 의한 그림자는 가장 낮은 수준의 앎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은 현대사회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세상의 모든 일도 마찬가지다. 지구가 둥글다고 교육받을 뿐, 자신이 겪지 않은 일투성이다. 우리가 기사로 접하는 사건도 일종의 그림자와 같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한 것을 알게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떨까?”

플라톤의 『국가』에서는 수감자에게 쇠사슬에서 해방되고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구원자인 제3자가 그들의 시선을 돌려 불빛을 보게 하는 부분이 나온다. 위의 상황에서 예상되는 수감자의 첫 번째 반응은 익숙한 과거로 돌아가려는 타성이다. 그들에게는 그림자가 실물이고 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그들은 3단계를 거쳐 앎을 깨닫는다.(앎의 단계가 4단계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그렇겠지. 위쪽에 있는 사물들을 보려면 그것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 될 테니까. 그는 역시 처음에는 그림자를 가장 쉽게 볼 수 있을 것이고, 다음에는 물에 비친 사람들이나 다른 사물들의 영상을 볼 수 있을 것이고, 마지막에는 실물자체를 볼 수 있을 것이네. 그 다음으로 그는 하늘에 있는 것들과 하늘 자체를 보게 될 텐데, 그에게는 밤에 별빛이나 달빛을 보는 것이 낮에 해나 햇빛을 보는 것보다 더 수월할 것이네. (516 a~b)
이태수 교수는 해방된 수감자들이 그림자, 물에 비친 사람이나 사물, 실물, 하늘 순으로 진짜를 보게 될 거라고 말한다. 여기서 그림자는 수학적 지식을, 실물은 순수형상(이데아), 하늘은 완전한 좋음을 의미한다. 그리고는 칠판에 삼각형 3개와 원 3개를 그리며 이것이 무엇인지 학생에게 물었다. 학생들은 삼각형과 원이라고 답했다.

“여러분의 대답은 틀렸다. 이것은 삼각형을 흉내를 낸 형상에 불과하다. 학생들은 지금 삼각형이라는 인형을 산물이라고 답한 것과 같다. 삼각형이란 존재는 세 개의 직선으로 이루어진 내각이 180도를 이루는 도형이다. 하지만 우리는 진전한 삼각형을 그릴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우리는 삼각형의 개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 흉내 낸 형상을 보고 삼각형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데아가 없다고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동일한 의미에서 지상의 민주주의가 없다고 민주주의를 지향하지 않아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이상이고 목표가 될 수 있다.”
“여보게 글라우콘, 이제 이 비유 전체를 앞서 말한 것과 결부시켜보게. 시각을 통해 나타나는 세계를 감옥의 거처에 비기고, 그 안의 불빛은 태양의 힘에 비겨보라는 말일세. 시각을 통해 나타나는 세계를 감옥의 거처에 비기고, 그 안의 불빛은 태양의 힘에 비겨보라는 말일세. 그리고 위쪽으로 올라가서 위쪽에 있는 사물들을 관찰하는 것은 지성에 의해 알 수 있는 세계로 혼이 비약하는 것에 견주네. (…중략…) 그러나 일단 본 이상에는, 그것이 모든 사람을 위해 온갖 올바른 것과 아름다운 것의 원인이 되며, 가시적인 세계에서는 빛과 빛의 주인을 낳고 지성에 의해 알 수 있는 세계에서는 스스로 주인이 되어 진리와 지성을 창조한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네.” (517a~b)
사실판단은 이데아가 전제되어야 성립되는 것이라고 이태수 교수는 강론을 이어나갔다. 수감자가 동굴에서 본 그림자인 수학적 지식은 그것이 비추어진 수학적 공간에 따라서 모양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이데아인 삼각형이 볼록한 반사체에 비춰지면 내각이 180도 이상으로 보이고, 오목한 반사체에 비춰지면 내각이 180 이내로 보이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칠판의 그림이 삼각형으로 보였던 이유는 자신이 완벽한 삼각형을 그리겠다는 지향에서 이루어진다. 모든 이데아는 완벽하고 완전하지만 이데아를 실물로 볼 수 있는 지성을 본인이 가지지 않으면 그것은 어떠한 힘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플라톤의 이상국가에서의 통치자의 앎

플라톤의 이상국가에서 통치자는 철저히 통제된 삶을 산다. 올바른 통치를 위해 사유재산이 허용되지 않으며 수론, 기하학, 천문학 화성학과 같은 교육과정을 수학해야 한다. 동굴의 비유에 따르면, 수감자들의 보는 방향이 잘못되어 있기 때문에 올바른 방향을 보도록 교육을 받으면 진정한 이데아와 맞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의 건설자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가장 우수한 품성들에게 앞서 우리가 가장 중요한 학문이라고 한 것에 도달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네. (…중략…) 그러나 우리는 여러분을 여러분 자신과 시민들을 위해 벌통의 여왕벌이나 왕으로 낳아주었으며, 다른 나라 철학자들보다도 더 훌륭하고 완벽한 교육을 받게 해주었소. 그래서 여러분은 철학과 공무 양쪽 다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더 많이 갖추고 있는 것이오. 그러니 여러분은 차례대로 동료 시민들의 거처로 내려가서 어둠에 싸인 사물들을 보는 일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 되오.” (519a~520b)
이태수 교수는 플라톤은 철인이 국민을 통치해야 하는 이유를 “불쌍히 여겨서” 라고 단순히 언급하지만 통치자를 제도적으로 강제하여 교육시켜야한다는 점은 명확히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플라톤에게 이상 국가는 통치자가 통치하는 일에 가장 열의가 적은 사람들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상국가의 통치자는 행복해서는 안 되며, 통치자가 불행해야 좋은 국가가 된다. 물론, 이태수 교수는 현실의 정치는 이상국가의 모습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상국이 실현이 되지 않더라도 그것을 지향해야한다는 점을 한 번 더 강조했다.


이태수 교수의 고전론

강연을 마친 그는 고전에는 완독이 없다면서 플라톤의 국가도 계속 반복해서 읽어볼 것을 권장했다.

“고등학교 때 윤선도 어부사시가가 좋은 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와서 자연에 벗하는 이 시가 느껴진다. 독일에서 수학을 배울 때도 이런 경험을 했다. 아마 그 나라에서는 수식이 아닌 개념으로 함수를 설명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고전을 가르칠 때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때 배운 고전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고전에는 완독이 없다. 이는 평생의 가이드로 읽고 또 읽는 재미를 부여한다.”

‘생각하는 10대를 위한 고전 읽기 강연회’의 11월 2일과 16일의 두 번에 걸친 마지막 강연에 함께할 고전은 공자의 『논어』 이다.


예스24는 그 여정을 함께하며 고전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자 강연회를 위한 블로그(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읽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 블로그에서는 현재 강의를 들은 후 느끼고 생각한 바를 같이 나눌 수 있도록 게시판을 마련되어 강의 소감을 남긴 학생들에게 각 강연별로 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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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나리

스스로를, 물음표와 느낌표의 이성과 감성을 두루 갖추었다 자칭하는 일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라디오와 함께 생활한 탓에 책, 음악,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얇고 넓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항상 다양한 매체를 향해 귀와 눈, 그리고 마음을 열어두어 아날로그의 감성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채사모2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