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 헤밍웨이, 20세기 미국 문학의 거장
미국 현대 문학의 개척자라 불리는 헤밍웨이는 제1차 세계대전 후 삶의 좌표를 잃어버린 ‘잃어버린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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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9년 7월 21일 미국 시카고 교외의 오크파크에서 출생하였다. 고교시절에는 풋볼 선수였으나, 시와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고교 졸업 후에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캔자스시티의 <스타 Star>지(紙) 기자가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인 1918년 의용병으로 적십자 야전병원 수송차 운전병이 되어 이탈리아 전선에 종군 중 다리에 중상을 입고 밀라노 육군병원에 입원, 휴전이 되어 1919년 귀국하였다. 전후 캐나다 <토론토 스타>지의 특파원이 되어 다시 유럽에 건너가 각지를 여행하였고, 그리스-터키 전쟁을 보도하기도 했다. 파리에서 G.스타인, E.파운드 등과 친교를 맺으며 작가로서 성장해간다.

 

1923년 『3편의 단편과 10편의 시(詩)』를 출판한 것을 시작으로 1924년 단편집 『우리들의 시대에』, 1926년 『봄의 분류』, 밝은 남국의 햇빛 아래 전쟁에서 상처 입은 사람들의 메마른 허무감을 그린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를 발표한다. 1929년 ‘전쟁의 허무와 비련을 테마로 한 전쟁문학의 걸작’이라 평가 받는 『무기여 잘 있거라』를 완성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된다.

 

일생 동안 헤밍웨이가 몰두했던 주제는 전쟁이나 야생의 세계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삶과 죽음의 문제, 인간의 선천적인 존재 조건의 비극, 그 운명에 맞닥뜨린 개인의 승리와 패배 등이었다. 본인의 삶 또한 그러한 상황에 역동적으로 참여하는 드라마틱한 일생이었다. 스무 살의 나이에 경험한 세계 1차 대전을 비롯하여 스페인 내전과 터키 내전에도 참전했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쿠바 북부 해안 경계 근무에 자원했다. 이런 경험은 소설의 소재가 되기도 했는데 이탈리아 밀라노 병원에서 한 간호사와 나눈 사랑은 『무기여 잘 있거라』의 소재가 되었으며, 1936년 에스파냐 내란 발발과 함께 공화정부군에 가담하여 활약한 체험에서 스파이 활동을 다룬 희곡 『제5열』(1938)이 탄생되었고, 다시 1940년에 에스파냐 내란을 배경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썼다.

 

이처럼 전쟁을 소재로 한 헤밍웨이의 소설들은 모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양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통과 단절된 젊은 세대들을 일컫는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를 대변하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작품들은 헤밍웨이를 20세기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제2차 세계대전 후 10년간의 침묵을 깨고 발표한 『강을 건너 숲 속으로』(1950)는 이전 소설의 재판(再版)이라 해서 좋지 못한 평을 얻었지만, 다음 작품 『노인과 바다』(1952)는 대어(大魚)를 낚으려고 분투하는 늙은 어부의 불굴의 정신과 고상한 모습을 간결하고 힘찬 문체로 묘사한 단편이다. 심볼리즘과 운율을 유감없이 구사하여 그린 용기 있는 한 남성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생전에 쓰기를 벼르다가 끝내 쓰고야 만 작품”이라고 작가 자신이 말한 니힐리즘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 작품으로 헤밍웨이는 ‘1953년 퓰리처상’과, ‘1954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단편집으로는 『우리들의 시대에』 외에 『남자들만의 세계』(1927) 『승자(勝者)는 허무하다』(1932)가 있다. 하드보일드 풍의 걸작 『살인청부업자』(1927), 『킬리만자로의 눈』(1936) 등이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작가의 대표작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저/베스트트랜스 역 | 더클래식

헤밍웨이의 삶의 정신이 집약적으로 표현된 걸작. 늙은 어부의 고독한 싸움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그려낸 『노인과 바다』는 불굴의 정신이야말로 인간정신의 영원한 승리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인간의 강인한 생명력과 의지를 바탕으로 하여 자연에 대한 존경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고루 담고 있다. 간결하고 힘찬 영문 문체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작품으로 '20세기 미국 문학을 개척한 작품', '세계 현대문학계의 지평을 열어준 신화'로 평가 받는다. 1952년 <라이프>지에 발표되자마자 불과 이틀 만에 500만 부 이상이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곧이어 단행본으로 출간돼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인 1953년에는 헤밍웨이에게 '퓰리처상'을, 1954년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위대한 작품이다. 살아생전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평생을 바쳐 쓴 글이자 내가 가진 능력으로 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작가 고유의 서사 기법과 실존 철학이 집약돼 있어서 '헤밍웨이 문학의 정점'으로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저/권진아 역 | 시공사

1차 세계대전 후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환멸과 허무를 특유의 건조하고 간결한 '하드보일드' 문체로 그린 헤밍웨이의 첫 장편이다. 스물일곱의 헤밍웨이가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9개월 만에 써 내려간 이 소설은 발표되자마자 단숨에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 1차 세계대전을 겪고 삶의 방향을 잃은 전후 세대를 일컫는 용어)'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무명의 젊은 헤밍웨이를 한 세대를 대변하는 걸출한 작가로 부상시켰다. 정신적 안정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당대의 정서를 혁신적인 문체로 표현해냈다는 평을 받으면서 문단과 대중의 큰 호응을 얻었으며, 이후 현대 문학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거장 헤밍웨이의 시작을 알린 첫 장편이자 출간 후 한 세기가 가까워지는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 받고 있는 고전이다. 헤밍웨이의 자전적 요소가 많이 반영된 소설 중 하나로, 1920년대 해외 특파원 자격으로 파리에 머물던 시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킬리만자로의 눈
어니스트 헤밍웨이 저/정영목 역 | 문학동네

헤밍웨이 최고의 단편이자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주인공인 작가 해리는 아프리카로 사냥 여행을 왔다 뜻하지 않은 부상을 입고 다리가 썩어 들어가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자신의 몫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죽음과 대면하고 있는 그를 구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과거의 그 많았던 사랑, 많았던 이야기들과 주변 사람들도 그를 구해줄 수 없다. 지금까지 그토록 반짝반짝 빛나는 것들과 아름다운 것들에 둘러싸여 살아온 그였는데, 다를 것 없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려 흥청망청 살아온 그였는데, 이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심한 악취를 내뿜는 죽음과 자신의 삶과 재능을 낭비해온 데 대한 허무, 더는 아무것도 새로 시작할 수 없다는 회한과 고독뿐이었다. 드디어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반복되었던 굴복의 삶을 다시 한 번 더 받아들인다. 그리고 더 이상 죽음에 개의치 않기로 한다. 그러자 그의 눈앞에 새로운 구원의 세계가 펼쳐진다.

 

 

우리들의 시대에
어니스트 헤밍웨이 저/김성곤 역 | 시공사

1924년, 헤밍웨이 나이 스물다섯에 발표한 연작 단편집. 이 치밀하고 강렬하고 단단한 단편소설들을 통해 젊은 헤밍웨이는 "불쑥 등장하여, 자신만의 목소리를 낸 우상파괴자", "권투글로브로 강타한 것처럼 충격을 주었으며 화려한 오페라 각본만큼이나 관능을 자극하면서도 수정 같은 단단함을 지녔다"는 평을 받았다. 헤밍웨이가 세상을 떠난 1961년 6월 <뉴욕타임스> 특별 기사에서 저명한 문학비평가 라이오넬 트릴링은 '작가의 천재성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이 초기 단편들을 꼽았다. 자전적 인물인 닉 애덤스가 등장하는 8편의 단편들을 포함하여 총 15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우리들의 시대에』는 일련의 단편들의 묶음인 동시에 하나의 통일된 장편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목격한 죽음, 아버지의 연약한 뒷모습, 전쟁과 바깥세상의 폭력성,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사그라져간 첫사랑, 거절당한 첫 번째 프러포즈와 너무도 이르게 찾아온 결혼의 권태 등 헤밍웨이의 인생에 깊은 흔적을 남긴 사건들과 더불어 그의 후기 작품들의 배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무기여 잘 있거라
어니스트 헤밍웨이 저/김욱동 역 | 민음사

전쟁의 허무 속에서 삶과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 가는 청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무기여 잘 있거라』는 전쟁소설과 연애소설의 한계를 넘어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아낸 명작이다. 대표적인 전쟁소설답게 전장과 후방의 대조적인 상황, 전쟁에 임하는 사람들의 각기 다른 생각 등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전쟁에 대한 냉소와 비판이 작품 곳곳에 짙게 깔려 있다. 한편 이 작품은 헤밍웨이 스스로 "내가 쓴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할 만큼 애잔한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저 놀이처럼 시작된 프레더릭과 캐서린의 관계는 시련 속에서 진정한 사랑으로 발전하지만 고전적인 비극에서처럼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이별을 맞게 된다. 애틋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가운데 사랑을 믿지 않던 프레더릭은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고백할 만큼 캐서린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작품은 단순한 전쟁소설이나 연애소설에서 그치지 않고, 깊은 존재론적 성찰을 다룬다. 자기 삶에 무지하고 무관심하던 프레더릭은 비참한 전장에서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며 추상적인 관념의 공허함과 세상에 내던져져 죽음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인간 조건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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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네스트 밀러 헤밍웨이

1899년 7월 21일 미국 일리노이 주 오크 파크(현재의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의사 아버지와 성악가 어머니 사이를 두었고, 여섯 남매 중 장남이었다. 평생을 낚시와 사냥, 투우 등에 집착했으며, 다방면에 걸쳐 맹렬한 행동을 추구하고, 행동의 세계를 통해 자아의 확대를 성취하려 했다. 그러한 인생관은 그의 작품 전체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고등학생 때 학교 주간지 편집을 맡아 직접 기사와 단편을 썼으며,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1917년 [캔자스시티 스타]의 수습기자로 일했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8년 적십자 야전병원 수송차 운전병으로 이탈리아 전선에서 복무하기도 했으며, 전선에 투입되었다가 다리에 중상을 입고 귀국했다. 휴전 후 캐나다 [토론토 스타]의 특파원이 되어 유럽 각지를 돌며 그리스-터키 전쟁을 보도하기도 했다. 1921년, 해외 특파원으로 건너간 파리에서 스콧 피츠제럴드, 에즈라 파운드 등 유명 작가들과 교유하는 등 근대주의적 작가들과 미술가들과 어울리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23년 『세 편의 단편과 열 편의 시(詩)』를 시작으로 『우리들의 시대에』, 『봄의 분류(奔流)』,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를 발표했다.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삶을 그린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소설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그후 1920년대 ‘로스트 제너레이션(잃어버린 세대)’를 대표하는 ‘피츠제럴드’와 ‘포그너’와 함께 3대 작가로 성장하였다. 그의 첫 소설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를 1926년에 발표했는데, 헤밍웨이의 대다수 작품은 1920년대 중반부터 1950년대 중반 사이에 발표되었다. 전쟁 중 나누는 사랑 이야기를 다룬 전쟁문학의 걸작 『무기여 잘 있거라』(1929)는 그가 작가로서 명성을 얻는 데 공헌했으며, 1936년 『킬리만자로의 눈』,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1940)는 출판되자마자 수십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린다. 이후 10년 만에 소설 한 편을 발표하지만,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952년 인간의 희망과 불굴의 정신을 풀어낸 『노인과 바다』를 발표하여 큰 찬사를 받았으며,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통해 “인간은 패배하지 않는다. 인간은 파괴될 수 있지만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고 우리에게 속삭인다. 그러나 이 해에 두 번의 비행기 사고를 당하는데, 말년에 사고의 후유증으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리고, 집필 활동도 막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행동의 규범에 철저한 만큼이나 죽음과 대결하는 삶의 성실성과 숭고함을 작품에 투영하려 노력해왔다. 1959년에는 아이다호 주로 거처를 옮겼고, 1961년 여름, 헤밍웨이는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시달리다 1961년 케첨의 자택에서 엽총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대표작으로는 1929년 『무기여 잘 있거라』, 1940년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1952년 『노인과 바다』 등이 있다. 그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이후 10여 년 넘게 긴 침체기를 겪었지만, 인생의 절망과 희망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신념을 잃지 않으면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