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책임] 2018년 상반기 특집, 최고의 책 BEST 3
‘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시간이죠. ‘어떤 책임’ 시간입니다.
글ㆍ사진 신연선
20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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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어떤책임_수정.jpg

 

 

불현듯 : 오랜만이에요. 공개 방송 때 ‘어떤,책임’ 하고 싶으셔서 입이 근질근질하셨다면서요.

 

프랑소와 엄 : 그러니까요. 저는 유희경 시인님 째려보고, 캘리님이 이상협 시인님 째려봤죠.(웃음)

 

캘리 : 저 자리가 내 자리였어야 된다.(웃음)

 

불현듯 : 벌써 7월입니다. 하반기가 시작된 거예요. 그래서 이번 ‘어떤,책임’ 주제로 ‘2018년 상반기 결산 BEST 3’를 가지고 왔습니다.

 

 

불현듯이 추천하는 책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강창래 저 | 루페

 

책 띠지에 서효인 시인께서 ‘침샘과 눈물샘이 동시에 젖는다’라고 한 추천사가 있죠. 이 추천사 만큼 이 책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기본적으로 침샘이 마르지 않는 이유는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에요. 인문학자인 강창래 작가님이 아내 분의 항암치료 이후에 음식을 만들어주기 시작하셨거든요. 그전까지는 부엌일이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었는데 아내가 아프니까 아내를 위한 밥상을 차리기 시작한 거죠. 게다가 암 증세가 악화되면서 아내 분이 남편 강창래 작가님이 차려준 음식만 드셨다고 해요. 그렇게 음식을 만들어 아내에게 주는 이야기인데요.


아픈 사람 곁을 지키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흔들리고 있는지, 그것을 붙잡아주는 것은 얼마나 작고, 우리 곁에 있는 것인지를 되새기게 만드는 책이에요. 동시에 요리가 완성되는 순간은 찰나이지만 기쁨으로 가득 차 있잖아요.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책에 나오는 레시피 대로 아버지께 몇 번 음식을 해드렸어요. 저희 아버지도 항암치료 중이셔서요. 책에는 암 환자들이 짜고, 달게 먹으면 안 되니까 단 것처럼, 짠 것처럼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이 나오거든요. 제목이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인 이유도 그거예요. 짜게 먹으면 안 되니까 간을 안 하거든요. 하지만 미각이 예민해서 싱거우면 잘 안 들어가죠. 그걸 청양고추 같은 것을 넣어서 매콤한 맛으로 먹을 수 있도록 해요. 저도 그런 걸 따라서 해보기도 하고 그랬어요. 아버지는 싱겁다고 하셨지만요.(웃음)

 

“아무리 아무리 슬픈 이야기라도 글로 쓰면 위로가 되었다.”

 

 

프랑소와 엄이 추천하는 책

 

『단어 수집가』
피터 H. 레이놀즈 저 / 김경연 역 | 문학동네

 

제가 신뢰하는 분께서 이 책을 소개해주셨는데요. 이 책을 읽고 두 번 우셨대요. 저는 울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이 책은 정말 ‘어떤,책임’에서 소개해야 할 책이다, 생각했어요. 그림책이고요. 주인공은 제롬이라는 친구예요. 제롬은 단어를 수집하는 사람이죠. 첫 문장이 이렇게 시작해요. “뭔가를 모으는 사람을 수집가라고 해. 어떤 사람은 우표를 모으고, 어떤 사람은 동전을 모아. 그런데 제롬은 낱말을 모아.” 제롬은 왠지 관심이 가는 단어를 지나가다가 적기도 하고요. 기분이 좋아지는 말을 적기도 해요. 가끔은 노래 같은 단어를 적기도 하고요. ‘음유시인’, ‘명멸하는’, ‘탐미주의자’라는 조금 어려운 단어를 수집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제롬의 낱말 책이 나날이 두꺼워지는데요. 그런데 책이 너무 많아서 들고 가다가 넘어졌어요! 단어들이 모두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거죠.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제롬은 빨랫줄에 낱말을 매달았어요. 나란히 있으리라고 상상도 못해본 단어들이 한 문장이 되었죠. 그 문장으로 제롬은 시를 쓰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제가 확 꽂혀버린 한 문장이 나옵니다.

 

“어떤 말은 간단해도 아주 힘이 셌어. 괜찮아. 미안해. 고마워. 보고 싶었어.”

 

이 문장에 어려운 단어가 하나도 없잖아요. “어떤 말은 간단해도 아주 힘이 셌어.”라는 문장이 정말 와 닿았어요.

 

 

캘리가 추천하는 책

 

『혼자를 기르는 법 2』 
김정연 저 | 창비

 

매년, 매 순간 그렇긴 하지만요. 올해도 좋은 책들을 정말 많이 만났어요. 하지만 엄청난 책들을 제치고 제가 가져온 2018년 상반기 베스트는 바로 김정연 작가님의  『혼자를 기르는 법 2』 입니다. 많이들 아시죠. 주인공 '이시다'와 그의 반려햄스터 '쥐윤발'이 이 비싸고, 시끄러운 도시 서울에서 혼자를 잘 길러내려 노력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만화예요. 2015년 12월부터 다음 웹툰에 연재를 시작했고요. 웹툰 <혼자를 기르는 법>의 시즌 1과 2를 묶은 책이  『혼자를 기르는 법』  1권, 시즌 3과 4를 묶은 『혼자를 기르는 법』  2권입니다. 2권이 지난 5월 31일 출간되었고요. 저는 이 책, 예약판매 기간에 구입했어요.(웃음)


제일 좋아하는 에피소드는요. <나의 목적지>라는 제목의 에피소드입니다. 주인공 이시다가 아파서 병가를 내고 쉬는 중에 지방에 다녀올 일이 생겨요. 오는 길에 갑자기 공황장애 증상이 도져서 휴게소에 잠시 머물거든요. 그러다가 이렇게 말해요. "가야죠. 목적지가 휴게소인 사람은 없잖아요. 약속이 있는 것도, 그렇다고 보물을 두고 온 것도 아니지만 돌아가야죠. 매캐한 나의 목적지, 서울로."


저는 주인공 이시다가 어떻게든 자신을, 그러니까 혼자를 잘 기르려고 매 순간 고민하고 자기가 사는 지금 현재를 계속해서 살펴보면서 끝까지 그 현재를 지켜내려고 했다는 점이 참 좋더라고요. 그 현재가 지금은 아무것도 아닐지라도 말이에요. 매캐한 도시 서울, 그곳에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돌아간다, 이것이 나의 현재이니까, 그리고 거기서부터가 내 삶이니까, 라는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게 느껴졌어요.

 

 

*오디오클립 바로 듣기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391/clips/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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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연선

    읽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