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수학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수학자들을 연구하며 느낀 것은 그들이 불친절한 게 아니라, 기계적 문제 풀이를 강요하는 수학 교육과 현대 수학의 난해한 용어들이 불친절할 뿐, 수학자의 본모습은 인간적이면서 때로는 허술한 보통 사람일 뿐이었습니다.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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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수학사를 담은 『세상 친절한 수학자 수업』은 딱딱한 공식과 증명 대신, 26명의 위대한 수학자들의 열정과 고뇌, 그리고 그들만의 기발한 사고방식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피타고라스의 비밀스러운 종교 생활부터 허준이의 필즈상 수상까지, 수학이 만들어온 인간 드라마를 통해 독자들은 수학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공식 암기에 지친 중고생, 수학의 맥락을 찾고 싶은 수험생과 대학생, 자녀에게 수학의 창의적 측면을 보여주고 싶은 학부모, 그리고 수학은 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수학을 접하고 싶은 모든 이들을 위한 흥미로운 수학자 이야기. 저자 배티를 서면으로 만났다. 


 

책 제목이 '세상 친절한 수학자 수업'입니다.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세상 친절하게' 소개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수학자들을 연구하며 느낀 것은 그들이 불친절한 게 아니라, 기계적 문제 풀이를 강요하는 수학 교육과 현대 수학의 난해한 용어들이 불친절할 뿐, 수학자의 본모습은 인간적이면서 때로는 허술한, 한마디로 좀 특이한 보통 사람일 뿐이었습니다. 그들이 대중 앞에 선다면 친절하게 수학을 설명하긴 어렵겠지만, 수학을 좋아하는 소년의 눈빛으로 대중에게 수학의 많은 것들을 담아주려고 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수학자들의 친절하고 싶은 본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

 

책에서 다루는 26명의 수학자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누구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에바리스트 갈루아입니다. 그는 한마디로 "저돌적인 청춘"이었습니다. 정치적 격변기에 프랑스에서 태어나 격렬하게 사회에 저항했고, 한 여인을 열정적으로 사랑했으며, 10대 후반의 나이에 미친 듯이 수학에 몰입한 결과, 오차방정식의 일반해가 없음을 "군(Group)"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증명했지만, 의문의 사내와 결투 끝에 20살의 나이에 사망한 영화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업적은 수학사 최대의 쾌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만약 가우스나 오일러, 뉴턴처럼 오래 살았다면 갈루아는 수학자의 "고트(GOAT)" 반열에 올라있을 것입니다. 물론 지금 그를 반열에 올려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책에서 소개된 수학자들의 특별한 사고법 중에서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적용해볼 만한 것이 있을까요?

수학자들의 사고가 유별나진 않습니다. 다만 그들은 원점에서 생각했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을 다듬어 나갔을 뿐입니다. 현대인의 대부분이 원점에서 생각하지 않고, 기존 지식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질문을 다듬지 않을 뿐이죠. 수학자들이 다른 것은 생각의 태도(attitude)입니다. 위대한 수학자이자 과학자인 아이작 뉴턴을 예로 들어보죠. 케임브리지 대학원생이었던 뉴턴은 당시 유행하던 페스트로 인해 강제 휴학을 당하고, 고향 울즈소프의 뒷동산에서 사색과 관찰의 시간을 보내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사과는 떨어지는데, 달은 왜 안 떨어지지?" 이 질문에 대한 당시의 교과서적인 답변은 있었습니다. 20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만들어 놓은 것으로 "사과는 지상에 있으니 떨어지고, 달은 천상에 있으니 떨어지지 않는다"라는 것이었죠! 하지만 뉴턴의 질문은 계속됩니다. "어디까지가 지상이고, 어디부터가 천상이지?" "혹시 달도 떨어지는 거 아냐?"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진화하면서 뉴턴은 달도 사과처럼 지구에 떨어지는데, 지구가 돌고 있기 때문에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덕분에 뉴턴은 사과와 지구처럼, 달과 지구도 서로를 끌어당긴다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수학자들의 이름의 크기(인지도)는 질문의 크기에 비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에서 수학을 다루는 방식이 다른 수학책들과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수학 선생님들은 입시와 문풀 위주의 교육에 매몰되어, 로그와 미분이 왜 필요했는지 수학자들의 생각을 전달할 여유가 없고, 수학 교수님들은 현대 수학이 너무 세분화, 고도화되어 대중의 눈높이에서 수학을 전달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수학자들의 생각을 박진감 있게 전달하는 책은 거의 없었는데, 수학 크리에이티브로 활동하면서 운 좋게 수학자 일대기 영상이 반응이 좋아 수학자 책까지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수학자들의 삶을 매력적으로 묘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그들을 억지로 포장한 것이 아니라, 너무나도 무모하고 저돌적이었던 그들의 삶 자체를 선생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공감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수학자들만큼 치명적인 매력과 안쓰러움(?)을 가진 캐릭터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수학을 배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수학을 잘 하려면 어떤 접근법이 필요할까요?

"의심과 믿음"입니다. 수학을 못 하는 학생들은 "자신을 의심하고 스승을 믿습니다." 하지만 대상이 바뀌어 있습니다. 『세상 친절한 수학자 수업』의 주인공인 26명의 수학자들은 한결같이 "스승을 의심하고, 자신을 믿었습니다." 이는 스승의 인간성을 의심했다는 뜻이 아니라, 스승이 알려주는 지식을 꿀꺽 삼키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발전시켜 위대한 수학자로 성장했다는 뜻입니다. 

대한민국의 교육 시장은 좋은 컨텐츠와 좋은 선생님(소위, 일타 강사)에 매몰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수학 성적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이유는 그 좋은 컨텐츠와 선생님을 맹목적으로 따르기 때문입니다. 성적이 오르는 소수의 학생은 이를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발전시킨 것입니다. 

수학은 습관 하나만 바꾸어도 달라집니다. 수학에서 어떤 이론(XX정리, XX공식)을 배우면, 그런가 보다 하며 꿀꺽 삼키려 들지 말고, 증명부터 해보세요. 자주 까먹는 공식은 대체로 증명을 패스하고 받아들인 공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피타고라스부터 허준이까지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수학사를 한 권에 담으셨는데, 한국계 수학자 허준이를 포함시킨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세상 친절한 수학자 수업』의 마지막 단원이 "필즈메달 평행이론"입니다. 이 단원에서는 스승 히로나카 헤이스케와 제자 허준이의 특별한 인연, 역경을 방황의 시간을 딛고 세계적인 수학자가 된 감동적인 스토리를 기술했습니다. 52년의 나이 차가 나는 두 사람은 각각 청소년기에 피아니스트와 시인을 꿈꾸며 방황을 하다가, (다른 영재들에 비해) 늦게 수학을 시작해서 마침내 필즈메달까지 수상하는데, 마치 평행이론처럼 필즈메달 수상 연도도 52년 차였습니다. 수상 당시 두 사람 모두 필즈메달의 나이 제한(40세)에 임박한 39세였으며, 한 번씩 탈락하여 필즈메달 재수(?)를 경험한 것도 공통점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일본이 존경하는 경영의 신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가난했기에 돈을 악착같이 모았고, 약골이었기에 열심히 운동했고, 가방끈이 짧아 모든 이에게 배웠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히로나카 역시, 어려운 여건에서 ‘특이점 해소’라는 난제를 남보다 몇 곱절 노력해서 풀어냈다는 점에서 허준이에게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진짜 스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작 뉴턴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보았을 뿐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이 책에 등장하는 26명의 수학자들은 최대 2500년의 나이 차는 있지만, 스승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바라본 각별한 사제지간으로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께 한마디 부탁 드려요.

이 책이 독자 여러분에게 수학자들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작은 어깨"가 되었으면 합니다. 수학은 친절하고 재미있습니다. 스스로를 믿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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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