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작가 타계 1주기 맞춰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출간
2012년 1월 22일. 한국문학의 어머니 박완서 작가 일주기에 맞춰,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이 출간되었다. 작가가 직접 원고를 다듬어나가던 중 담낭암으로 타계했고, 이후 기획위원들과 작가의 후손들이 그 뜻을 이어받아 작업을 완수했다.
글ㆍ사진 김수영
201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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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 참석해 웃고 있는 故 박완서 작가

등단작 『나목』이 책으로 나온 걸 보고, “이게 뭐가 될까요.”라며 수줍게 웃었다는 박완서 작가. 그가 독자들의 곁을 떠난 지 벌써 1년이 되었다.

2012년 1월 22일. 한국문학의 어머니 박완서 작가 일주기에 맞춰,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이 출간되었다. 작가가 직접 원고를 다듬어나가던 중 담낭암으로 타계했고, 이후 기획위원들과 작가의 후손들이 그 뜻을 이어받아 작업을 완수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지난 일년 동안 저에게 맡겨진 숙제가 저에게는 굉장한 축복이었습니다. 동시에 큰 고통이었습니다. 가족이면서 독자로서 어머니의 문학을 대하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교정을 보다 어느 날은 내팽겨둔 채 옆에 두고 자다가, 일어나서 깨면 다시 꺼내서 보았습니다. 어머니의 글은 항상 어떤 의문점을 주어서, 다 읽었던 소설인데도 다음이 궁금해서 또 그것을 펼쳐보았습니다.”


1월 26일 열린 ‘박완서 소설전집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박완서 작가의 장녀 호원숙 씨가 말했다. “어머니의 많은 소설을 읽는 것은 큰 산맥을 종주하는 것 같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어려움뿐 아니라 냇물이 흐르고 들꽃이 핀 광경을 보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표현의 즐거움과 이야기의 즐거움이었습니다.”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은 박완서 작가의 등단작 『나목』, 작가의 유년시절부터 청년시절까지 그린 자전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마지막 장편소설인 『그 남자네 집』까지 2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욕망의 응달』은 작가 본인의 뜻에 따라 이번 전집 목록에서 제외했으며, 장편소설은 아니지만 작가의 유일한 연작소설인 『엄마의 말뚝』은 한 권에 엮어 출간했다.
“’박완서 문학’은 언어의 보물창고다. 파내고 파내어도 늘 샘솟는 듯 살아 있는 이야기와, 예스러우면서도 더 이상 적절할 수 없는 세련된 표현으로, 모국어의 진경을 펼쳐 보였다. 재미있는 글과 활달한 언어가 주는 힘은 우리들을 뜨겁게 매료시켰으며, 이는 아름다운 문학의 풍경을 만들어 냈다.” - 「기획의 글」 중에서
“죽을 때까지 현역작가로 남는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던 박완서 작가는 평범한 주부로 살다 마흔에 『나목』으로 등단했다. 그가 체험한 6.25전쟁 경험, 인간의 원초적 욕망, 사회 소외계층의 문제를 두루 다루었던 박완서 작가는, 본인의 말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펼쳤다. 자본의 문제, 노인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에 걸쳐 목소리를 냈고, 전성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언제나 젊은 작가, 당대의 작가들과 어깨를 겨루며 작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은희경 작가는 “전집 목차를 보니, 저의 문학적 여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며 작가를 추억했다. “선생님 작품은 시대를 관통하는 질문을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선생님을 ‘문학동네 작가상 시상식’때 마지막으로 뵈었는데, 그때도 농담을 하셨어요. 젊은 작가라고 해서 아주 젊은 줄 알았는데 30대 후반이냐고. 늘 삶의 꼿꼿한 긴장을 갖고 계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이 전집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제가 선생님께 느꼈던 인생에 대한 긴장, 겸손, 균형감각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큰 딸 호원숙 씨는 “어머니께서 늘 ‘좋은 책을 내면 뭐하니, 독자가 없으면 그 작품은 생명력이 없는 거란다.’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작가가 떠나고, 작품이 남았다. 이 작품들의 생명력을 이어가는 것은 이제 남은 독자들의 몫이다.

#박완서 #나목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1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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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dadori

2012.09.29

한국문학의 어머니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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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j9137

2012.03.27

박완서님의 기나긴하루를 읽고 감동 받앗답니다..
어릴적에 읽은 책들은 기억이 안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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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e2817

2012.03.07

박완서 작가님의 소설은 저도 학창시절에 읽어본적이 있습니다. 그분의 소설은 읽어보면서 가슴의 아픔이 남아잇으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소설을 다읽어보았는데 거부감보다는 오히려 세월이 흘러서 지금도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가 있지만 자부심이 웬지 느껴집니다. 하루하루가 힘들어도 이소설을 읽고 잇으면 마음만은 정말로 뿌듯해지는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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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summer2277@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중요한 거 하나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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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경기도 개풍(현 황해북도 개풍군) 출생으로, 세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서울로 이주했다. 1944년 숙명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교사였던 소설가 박노갑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작가 한말숙과 동창이다. 1950년 서울대학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전쟁으로 중퇴하게 되었다. 개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완서에게 한국전쟁은 평생 잊을 수 없을 없는 기억이다. 의용군으로 나갔다가 부상을 입고 거의 폐인이 되어 돌아온 `똑똑했던` 오빠가 `이제는 배부른 돼지로 살겠다`던 다짐을 뒤로 하고 여덟 달 만에 죽음을 맞이하고, 그후 그의 가족은 남의 물건에까지 손을 대게 되는 등 심각한 가난을 겪는다. 그후 미8군의 PX 초상화부에 취직하여 일하다가 그곳에서 박수근 화백을 알게 된다. 1953년 직장에서 만난 호영진과 결혼하고 살림에 묻혀 지내다가 훗날 1970년 불혹의 나이가 되던 해에 [여성동아] 여류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裸木)』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그 이후 우리의 일상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까지 뼈아프게 드러내는 소설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학의 한 획을 긋고 있다. 박완서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에 적절한 서사적 리듬과 입체적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다채로우면서도 품격 높은 문학적 결정체를 탄생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작가는 우리 문학사에서 그 유례가 없을 만큼 풍요로운 언어의 보고를 쌓아올리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그녀는 능란한 이야기꾼이자 뛰어난 풍속화가로서 시대의 거울 역할을 충실히 해왔을 뿐 아니라 삶의 비의를 향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구도자의 길을 꾸준히 걸어왔다. 한국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다룬 데뷔작 『나목』과 『목마른 계절』,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 『아저씨의 훈장』, 『겨울 나들이』,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등을 비롯하여 70년대 당시의 사회적 풍경을 그린 『도둑맞은 가난』, 『도시의 흉년』, 『휘청거리는 오후』까지 저자는 사회적 아픔에 주목하여 글을 썼다. 『살아있는 날의 시작』부터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작가는 행복한 결혼은 어떤 형태인가를 되묻게 하는 소설인 『서 있는 여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등 점점 독특한 시각으로 여성문제를 조명하기 시작한다. 또 장편 『미망』, 『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등에서는 개인사와 가족사를 치밀하게 조명하여 사회를 재조명하기도 한다. 『배반의 여름』은 1975년 9월에서 1978년 9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조그만 체험기」, 「흑과부黑寡婦」,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등에서 볼 수 있듯이 박완서가 그리는 모성의 힘은 실로 놀랍다. 성균관대에서 열린 ‘2006 호암상 수상자(예술상) 초청 강연회’에서 박완서는 이렇게 말했다. “내 문학의 뿌리는 어머니”라고. 박완서 특유의 수다스러움으로 풀어내는 모성의 힘은 힘센 것들만이 권력을 쥐고 판을 치는 현대산업사회에서 뒤로 처진 자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위무해준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에는 1987년 1월에서 1994년 4월까지 발표되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가족의 죽음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 네 개나 있는데 그중「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남편의 죽음을,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아들의 죽음을 담고 있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특이하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체로 되어 있는데 담담하게 이어가는 주인공의 목소리에서 가슴이 메어지는 슬픔을 느낄 수 있다. 『저녁의 해후』에는 1984년 1월부터 1986년 8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 「해산바가지」, 「애 보기가 쉽다고?」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여기에서 나타나는 하층민들의 인간애는 가진 자들의 야만성과 대비되어 더욱 빛을 발한다.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은 1979년 3월에서부터 1983년 8월까지 발표한 작품들을 수록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속물성과 위선이 난무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진다. 젊은 것들의 무관심과 조롱 속에서 외롭게 늙어가는 노인들의 모습을 담아낸 「황혼」, 「천변풍경泉邊風景」과, 출세한 자들의 허위를 그린 「내가 놓친 화합(和合)」,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 등이 그것이다. 『미망』은 조선조 말기에서 6ㆍ25 전쟁 직후까지 그 파란만장했던 시대를 한 개성 상인의 가족사를 통하여 재창조한 대하소설이다. 민족의 수난사와 더불어 고난과 격동의 시대를 험준한 산을 넘듯 숨가쁘게 살아온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박완서 소설 문체가 도달한 궁극적인 경지를 보여 주고 있다. “아직도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작가는 사람과 자연을 한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느낀 기쁨과 경탄, 감사와 애정을 담아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펴냈다. 「친절한 책읽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했던 글도 함께 실어 노작가의 연륜과 성찰이 돋보이는 글을 선보였다. 1993년부터 국제연합아동기금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1994년부터 공연윤리위원회 위원, 1988년부터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 가을의 사흘 동안』으로 한국문학작가상, 『엄마의 말뚝』으로 제5회 이상문학상, 『미망』으로 대한민국문학과 제3회 이상문학상, 『꿈꾸는 인큐베이터』로 제38회 현대문학상 등을 받았다. 2006년, 문화예술인으로서 처음이자 여성으로서도 처음으로 서울대학교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평소 입버릇처럼 "전쟁의 상처로 작가가 됐다."고 고백해왔던 그녀는 전쟁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은 경험으로 글을 써왔다. 여러 편의 장편소설과 수필집, 동화집을 발표하고, 2010년 8월 수필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마지막으로 2011년 1월 22일, 담낭암 투병 중 별세했다. 경기 구리시에는 '박완서 문학마을'이 조성될 예정이다. 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대산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했고, 2006년 서울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타계 이후 문학적 업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그 외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 『그 남자네 집』, 소설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저문 날의 삽화』, 『너무도 쓸쓸한 당신』, 『친절한 복희씨』,『기나긴 하루』, 산문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한 길 사람 속』,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