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인기가 유난히 높은 패션 아이콘 - 알렉사 청 Alexa Chung
‘알렉사 청’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만약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다면 스스로 패션에 대해 지극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 자부해도 좋을 것이다. 알렉사 청이야말로 현재 패션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패션 아이콘이다. 그녀의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면 굳이 해외 사이트를 검색해볼 필요도 없다.
글ㆍ사진 조엘 킴벡
201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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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 청’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만약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다면 스스로 패션에 대해 지극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 자부해도 좋을 것이다. 알렉사 청이야말로 현재 패션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패션 아이콘이다. 그녀의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면 굳이 해외 사이트를 검색해볼 필요도 없다. 국내 각종 포털사이트만 검색해도 금세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검색창 밑에 그녀의 패션과 스타일에 관한 방대한 정보들이 몇 페이지에 걸쳐 나열될 게 분명하다. ‘이 시대 진정한 패셔니스타’ ‘365일 핫한 잇걸’ ‘빈티지 패션 아이콘’ 같은 찬사와 동경이 가득한 헤드라인의 기사와 블로그 포스트는 물론이고 알렉사 백, 알렉사 신발, 알렉사 청바지 등 그녀가 입고 들고 신어서 유행이 된 각종 상품의 상세정보에 이르기까지, 그녀 이름에 달려 나오는 정보들만 모아도 책 몇 권은 거뜬히 완성될 정도다.

한국의 포털사이트에서 외국 연예인의 패션에 대한 정보가 이토록 다양한 경우는 거의 없는데 알렉사 청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유독 뜨겁다. 정보의 양도 한국 톱스타에 뒤지지 않을 정도이고, 그녀가 일상적으로 입고 다니는 옷이나 소품은 물론이고 파티나 레드카펫에서 선보인 특별한 아이템들은 금세 그녀의 이름이 따라붙어 인기상품으로 유행한다. 알렉사 청이 착용한 상품이 유행한다는 말은 바로 그 브랜드의 상품 주문이 쇄도하고 진열된 상품들은 ‘완판’되며, 발 빠른 패션업계는 이런 분위기에 재빨리 편승해 비슷한 상품을 제작, 판매해서 일순간 알렉사 청 스타일이 온 거리를 휩쓸게 된다는 뜻이다.

알렉사 청 패션이 화제가 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어쩌면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쫓아다니는 파파라치와 패션 블로거들일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그녀 자신이 워낙 스타일리시하고 패션을 재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서겠지만, 알렉사 청이 어딜 가든 따라붙어 사진을 찍어 웹포스팅을 해대는 파파라치들 덕분에 그녀의 스타일 하나하나가 많은 이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패션계에 거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스타들과는 달리 알렉사 청은 파파라치나 블로거들에게 관대한 편이다. “제 주변의 파파라치들은 그리 거칠거나 짓궂은 편은 아니에요. 오히려 저의 패션이나 스타일에 관심이 많아 소위 ‘거리 스냅샷Street Snapshot’을 찍는 이들이 대부분이죠. 블로거들도 제 사생활에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닌 것 같고요…….”

내가 알렉사 청을 처음 만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그녀가 미국 캐주얼 브랜드 메이드웰Madewell과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할 때 진행한 광고 작업을 통해서니, 채 2년도 안 되었을 것이다. 2년 전에도 그녀는 이미 앤디 워홀 세대의 잇걸이었던 에디 세즈윅과 비교되는 차세대 잇걸로 불렸다. 하지만 그녀 자신은 잇걸이나 스타일 아이콘 혹은 패셔니스타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그리 익숙하지 않은 듯보였다.

“사람들이 제 패션과 스타일을 보고 찬사를 보낼 때마다 부끄럽고, 어디론가 숨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패션을 사랑하고 즐기기 때문에 평소에도 입고 싶은 옷을 그냥 제 스타일대로 표현했을 뿐인데 칭찬이 과하면 정말 부끄러워지거든요.”

이런 예상외의 겸손함 때문에 사람들은 그녀를 더 칭송하는지도 모른다. 스스로는 전혀 스타일리시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도 평소 모습은 눈에 띄고 멋지기만 한, 전혀 힘주어 꾸미지 않았는데도 그 이상으로 패셔너블한 궁극의 스타일리시함을 지니고 있는 그녀이기에 그토록 많은 추종자가 생겨난 게 아닐까.

영국 햄프셔 출신의 알렉사 청이 세상 사람들에게 처음 알려진 것은 광고를 통해서다. 그녀는 열여섯 살 때 영국의 모델 에이전시 스톰에 스카우트되어 여러 TV 광고에 출연하면서 모델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그 후 영국의 유명 보이 밴드 웨스트라이프West life를 필두로 여러 뮤직비디오에 얼굴을 드러내다 스무 살에 모델일을 그만두고 패션 저널리즘을 전공하는 평범한 대학생이 된다. 하지만 세상은 그녀를 평범하게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알렉사 청이 스물셋이 되던 2006년, 광고와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준 강렬한 인상을 기억하고 있던 영국의 한 TV 방송국에서 대표 음악 프로그램의 사회자 자리를 제안했다. 그 프로그램이 바로 영국의 인기 민영방송 채널4Channel 4의 <팝월드Popworld>다.




<팝월드> 사회를 맡은 뒤로 알렉사 청은 모델뿐 아니라 TV 프레젠터, 즉 사회자로서의 경력도 화려해진다. 영국 유명 방송 프로그램의 사회자 자리는 물론이고 단독 진행 프로그램들을 거쳐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까지 진행하게 되며 방송계에서도 완벽한 잇걸로 등극했다. 최근에는 활동무대를 영국에 한정하지 않고 미국 MTV에서도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가을부터는 전문성을 발휘해 미국의 거대 공영방송 네트워크 채널인 PBS를 통해 미국 전역의 빈티지 마켓과 창고 세일Garage Sale을 소개하는 방송 시리즈를 준비하는 등 그야말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회자로서의 성공은 모델로서의 알렉사 청 인생을 다시금 열어주는데, 그녀는 더 이상 신인 모델이 아닌 유명인사이자 톱스타급 대우를 받는 모델로서 가파른 신분상승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패션 브랜드 DKNY 모델을 시작으로 라코스테LACOSTE, 페페 진스의 광고 캠페인에 기용되었고, 런던 패션위크에서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의 런웨이를 걷기도 했으며, 2009년부터는 영국의 유명 가방 브랜드 멀버리Mulberry와의 협업으로 ‘알렉사 백’을 출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함으로써 가방 디자이너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또한 2010년에는 미국의 거대 패션 브랜드 제이크루J.Crew의 자매 브랜드인 메이드웰과의 협업으로 자신의 이름이 붙은 라인을 론칭하는 등 패션 아이콘으로서 점점 더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이크루 사의 대표인 제나 라이언스Jenna Lyons는 알렉사 청을 게스트 디자이너로 기용한 결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그녀야말로 패션계에서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몇 안 되는 여성이라 생각해요. 그녀만이 표현할 수 있는 것, 그녀이기 때문에 생각해낼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다고 판단했기에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하고 싶었죠.” 제나 라이언스의 판단은 적중했고, 메이드웰의 알렉사 청 라인은 론칭 첫 해에 기대했던 매상의 두 배를 웃도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한국에서도 알렉사 청의 인기는 상당하기 때문에 국내 LG패션의 여성복 브랜드 모그MOGG에서도 그녀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결국 모그는 알렉사 청이 국제적인 패션 아이콘으로 발돋움하기 직전에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혜안을 보여 다른 브랜드들의 부러움을 샀다. 또한 2012년 3월에 알렉사 청은 그녀가 직접 디자인한 멀버리 신제품 발표 행사를 위해 조용히 한국을 방문, 호스티스 역할을 하기도 했다. 행사장에서 직접 디제잉에 나서 특별한 음악을 선사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관계자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샤넬의 디자이너 칼 라거펠드Karl Lagerfeld“아름다우면서도 똑똑한 이 시대의 표상 같은 여인이 바로 알렉사 청”이라고 말했으며, <뉴욕타임스>는 “새로운 세대의 케이트 모스 같은 존재”라고 치켜세웠다. 그리고 패션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안나 윈투어Anna Wintour 미국 <보그> 편집장 역시 스타일에 관한 한 그녀는 “한마디로 경이로운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감히 나도 그녀에 대해 한마디 평을 남겨본다면, “알렉사 청, 그녀야말로 진정으로 스타일을 이해하며 표현할 줄 아는 이 시대의 대표적인 패션 아이콘”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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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뮤즈 조엘 킴벡 저 | 미래의창

조엘 킴벡, 그가 드디어 자신의 책을 펴냈다. 현재 뉴욕 패션가에서 가장 핫한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며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인 그는 전 세계 패션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는 진정한 ‘글로벌 노마드(Global Nomad)’다. 요즘 제일 잘 나가는 할리우드 여배우부터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세계적인 스타일 셀럽 30인의 솔직담백한 백스테이지 인터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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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 청 #알렉사 스타일 #패션 #팝월드 #모그 #MOGG #알렉사 백
10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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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2012.11.14

섹시함을 내세우지 않는 다양한 캐쥬얼 코디가 유난히 한국여성들한테 어필되기 때문인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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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팡

2012.11.04

일반인들도 충분히 따라 입을 수 있는 패션이기에 더 선호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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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스테네스

2012.09.30

홈쇼핑에서 몇번 본거같은데 정말 스타일감각은 예술인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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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 킴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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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 킴벡

뉴욕, 서울, 도쿄, 파리, 밀라노 등을 오가며 글로벌 패션·뷰티 트렌드의 프로듀서가 된 한국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2010년 뉴욕에 설립한, 패션·뷰티 브랜드 전문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스튜디오 핸섬의 공동대표이자, 질 샌더, 메종키츠네, 메종 마르지엘라, 베라 왕, 모스키노, 라프 시몬스, 로베르토 카발리, 리모와, 캘빈 클라인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로레알 그룹의 슈에무라, 시세이도 그룹의 끌레드뽀 등 뷰티 브랜드의 전략 수립부터 비주얼 작업 및 광고 캠페인까지 브랜딩 전반을 책임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다. 글로벌 패션 매거진인 <보그>, <보그 재팬>, <보그 차이나>, <보그 코리아>, 등의 커버 및 화보 촬영을 진행하며, 기네스 팰트로, 니콜 키드먼, 아만다 사이프리드, 앤 해서웨이와 같은 헐리우드 스타부터, 케이트 모스, 지젤 번천, 미란다 커, 킴 카다시안을 비롯한 슈퍼 모델까지 수많은 컬래버레이터들과 함께 해왔다. 국내에선 삼성물산 빈폴의 브랜드 컬래보레이션 및 광고 캠페인을 시작으로, CJ오쇼핑의 베라 왕 등 여러 패션 브랜드 론칭, 문화체육관광부의 ‘컨셉 코리아’ 초기 컨설팅 및 론칭을 진행했으며,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널의 뽀아레(POIRET) 론칭과 스타일 난다의 3CE 프로젝트까지 패션, 뷰티 브랜드를 오가며 활약하고 있다. 전 세계 패션·뷰티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패션·뷰티 트렌드와 커머셜 인사이트에 정통해 , , 등의 패션 매거진, <월간 디자인>, <주간동아> 등의 다양한 지면에 컬럼을 기고하며 ‘포털에서 찾을 수 없는’ 브랜드, 트렌드, 마케팅에 관한 솔직하고 리얼한 이슈와 흐름들을 대중에게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