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미칠 순 없다! - 카니예 웨스트
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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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출처: Youtube 캡쳐] |
잘하거나 대단한 수준을 넘어서면 우리는 흔히 ‘미쳤다’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2010년,
그의 가공할 무패 행진은 제이 지의 명반,
앨범을 천만 장이 넘게 팔아치우고 열댓 개의 그래미를 수상했지만 카니예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은 이 모든 일들을 별것도 아닌 것쯤으로 만들어버린다. 만족과 감동 사이 그 어디쯤에 있던 수준이 소름에 이르렀다. 힙합 버전의 어두운 다.
크게 볼 때, 위대한 뮤지션은 둘로 나뉜다. 정통성을 정면으로 돌파해버리는 부류와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는 부류로. 카니예는 후자에 속한다. 여기서 새로운 영역 창조의 무기는 웅장함이다. 그 거대함은 상상력이 느껴질 정도다. 선명하고 웅대한 맥시멀리즘은 형식까지 파괴해 버렸다. 7,8분을 넘나드는 러닝 타임의 곡들이 단순하게 1,2,3절 계속 나아갈 리 없다. 제각기 특이한 구조로 따분함을 경이로움으로 승화시킨다.
이 앨범을 통해 카니예는 세 개의 그래미를 수상하지만 올해의 앨범 상 수상은 고사하고 후보에도 들지 못했다는 것에 분노했다. 그즈음, 이러한 해프닝과 맞물려 그를 향한 팬들의 무조건적인 동조가 형상화되었다. 응원이 찬양으로 바뀌어 한 뮤지션이 신격화되는 시점이었다. 대중은 음악외적으로도 비범했던 그의 행동들을 납득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나스(Nas)는 신의 아들로, 제이지(Jay-Z)는 여호와라는 이름으로 힙합 신을 군림했으나 래퍼가 어떻게 랩을 한들 힙합을 벗어날 순 없다. 마찬가지지만 힙합 프로듀서는 그 영역을 확장 시킬 수 있다. 이것이 카니예를 Yeezus로 재정립시킨다.
이어 발매된
Did Moses not part the water with the cane? Did strippers not make an ark when I made it rain? Did Yeezy not get signed by Hov and Dame? And ran to Jacob and made the new Jesus chains? In Jesus' name, let the choir say "I'm on fire ay," that's what Richard Pryor say And we annihilate anybody that violate Ask any dope boy you know, they admire Ye. | ||
힙합 팬들이 갖는 그의 앨범에 대한 기대도 전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였다.
이번 음반을 발매할 때 카니예는 대중과 평단, 그 누가 뭐라 하든 상관없다고 했다. 특별히 놀라울 건 없었지만 앨범 제목과 자켓부터 여느 때보다 자신 있었기에 사람들이 실망한다면 카니예가 뭐라고 변명할지 많은 이들이 궁금했을 것이다. 데뷔하자마자 베스트 랩 앨범 상을 탔던 그래미 시상식에서 그의 수상 소감을 인용해보자면, ‘글쎄 그건 알 길이 없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남들은 하던 것 하기 도 바쁠 때, 항상 새로운 영역을 발견하던 카니예 웨스트, 이제는 그만의 힙합 신세계를 창조한다. 그는 Yeezus다.
글/ 전민석(lego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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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