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조심 좀 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상대는 잘못을 ‘1’했는데, 왜 ‘10’으로 받아치나. 적당히 화내는 법도 필요하다. 거리를 걷다 보면 인상을 팍 찌그린 사람들이 보인다. 왜 그럴까, 뭐가 힘들까. 힘들어도 곁에 있는 사람이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주면, 마음이 풀리는 게 사람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 물론 있다. 뭐든지 큰 성과만 추구하는 사람. 뭐, 그런 사람은 어쩔 수 없다. 행복의 기준이 다르니까. 우울한 사람이 많은 6월. 우울할 땐 단 음식을 먹는 게 최고인데, 책을 추천하려니 키보드를 치고 있는 내 손이 부끄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로가 되는 책들이 있다. 사람들의 말에 귀를 닫고 싶을 때, 홀로 조용한 카페에 앉아 책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펜을 들기 어려운 시대. 하지만 펜을 들면 치유 효과가 있다. 저자 박민근은 10대 후반, 화가의 꿈을 포기하면서 독서와 글쓰기가 큰 위로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새벽마다 매일 2시간씩 글을 쓴다. 나를 정확하게 아는 것만큼 인생에 큰 지혜가 없다. 아무도 묻지 않는 나에 관한 비밀 이야기를 적어보자. (박민근 저, 생각속의집)
우울해 죽겠다는데 기자의 칼럼집을 읽으라고? <한겨레> 권태호 기자가 쓴 첫 책. 사회, 언론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분명 위로를 얻을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흩어져 있는 글들을 추려 보니, 말하고자 하는 바가 세 가지”라고. “세금 더 내자, 덜 입고 덜 먹자. 다만 마음은 편하게 살자.” 최근에 이것보다 더 뛰어난 명언을 나는 본 적이 없다. (권태호 저, 페이퍼로드)
3.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
마음이 편안하지 않을 때, 잘 쓴 산문을 읽으면 속이 맑아진다. 차분해진다. 시인 나희덕의 세 번째 산문집 제목은 그의 시 「길을 그리기 위해서는」의 마지막 시구다. 제목만 천천히 읽어보자. 한 걸음씩 걸으면 도태된다는 세상의 목소리를 무시하고서. 우리의 도착점이 꼭 같아야 하는 것 아니니까. (나희덕 저, 달)
4. 『너에게 행복을 줄게』
화가 강진이는 편집자로부터 책 제목을 제안 받고, 이렇게 말했다. “제가 어떻게 감히 행복을 줘요. 그리고 ‘줄게’는 반말인데요.” 이 말을 듣고 필자는 한참 생각했다. 화가가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을지. 강진이 화가의 순한 그림을 보다 보면, 녹록하지 않은 내 삶도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고단한 육아, 살림을 하고 있는 아내에게 선물하면 더없이 좋을 책. (강진이 저, 수오서재)
5. 『허먼과 로지』
서울에 올라오면 좀 다를 줄 알았는데. 너무나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숨쉬기 어렵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것이 이렇게 힘들까. 실적이 낮다고 회사에서 쫓겨난 ‘허먼’, 클럽이 문을 닫으며 일자리를 잃은 ‘로지’. 두 사람은 과연 이 도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자꾸만 읽게 되는 그림책. 시드니도 서울과 다르지 않구나. (거스 고든 저, 그림책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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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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