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가 재연으로 돌아왔다. 지난 2016년 한국 초연 이후 1년 4개월만이다. 비운의 천재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삶을 재조명한 본 작품은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음반
뮤지컬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소설가로 손꼽히는 에드거 앨런 포는 ‘미국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동시에 ‘저주 받은 시인’으로 기억된다. 3세가 되기 전에 부모를 잃고 자신을 입양한 숙부와 불화를 겪는 등 불우한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소설 『황금 풍뎅이』를 시작으로 전성기를 맞기도 했지만 미국 문단으로부터 외면당하거나 저평가되고는 했다. 아내 버지니아는 결혼 후 지병이 악화되어 사망했고, 그 영향으로 에드거 앨런 포의 우울증, 알콜과 약물 중독 증세는 심각해졌다. 결국 「까마귀」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지 5년도 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작품은 사후에 재평가되기 시작했는데, 프랑스 시인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에 의해 유럽에 소개되면서 현재까지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다. 에드거 앨런 포는 스릴러, 추리, 공포 장르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되는데, 특히 『모르그 가의 살인』은 『셜록 홈즈』, 『아르센 뤼팽』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인 에도가와 란포는 그의 이름에서 착안해 자신의 필명을 지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작곡가 드뷔시, 록 그룹 퀸, 화가 폴 고갱, 패션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에드거 앨런 포의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는 시대를 앞서간 천재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삶과 작품을 재조명한다. 그의 삶을 관통했던 사랑과 시련, 외로움을 세세하게 되살려냈다. 어린 나이에 겪어야 했던 어머니의 죽음, 첫사랑과의 아픈 이별, 아내의 죽음, 라이벌 그리스월드의 시기와 질투를 보여주며 에드가 앨런 포의 생애와 업적을 따라가게 한다. 에릭 울프슨이 독일에서 선보인 뮤지컬
이번 재연에서는 배우 김수용과 정동하, 윤형렬, 이창섭이 에드거 앨런 포를 연기한다. 네 사람은 폭넓은 음역대를 소화하는 동시에 노랫말에 담긴 시와 소설의 감성을 풍성하게 전달한다. 이들과 갈등을 빚는 그리월드 역에는 배우 최수형, 에녹, 정상윤, 백형훈이 캐스팅됐다. 에드거 앨런 포의 라이벌이자 그를 끊임없이 불행에 빠뜨리는 악역을 맡아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위대한 예술가의 삶을 통해서 고통, 상실, 상처, 고독 등의 보편적 감정을 보여주는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는 2월 4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상연된다.
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