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보는 마음으로부터, 채소 일상.” 이 책의 부제를 보는 순간, 마음에 온기가 퍼졌다. ‘돌봄’과 ‘채소’의 조합이라니. 표지마저 순한 이 책의 정체는 무엇일까? 『허 베지터블스』는 뉴욕에서 푸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한 장진아 작가가 펴낸 요리책이다. 그가 연 식공간 ‘베이스 이즈 나이스’를 찾은 주소은 편집자가 채소 일상을 제안하는 레시피북 겸 푸드 에세이를 제안하면서 기획이 시작됐다. 수록한 요리는 세 가지를 염두에 뒀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일 것, 누구나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조리법일 것, 흔한 채소의 매력을 재발견하는 색다른 조합일 것.
요리책인 만큼, 만드는 과정도 오감을 자극했다. 주소은 편집자는 첫 촬영 날 풋호박죽을 한 입 먹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평소 먹던 죽과는 정말 달랐어요. 훨씬 보드랍고 따뜻하고 구수했어요. 한 그릇 비울 때쯤 몸에 열이 오르면서 기운이 나더라고요. 이 신기한 경험을 독자들에게도 얼른 전하고 싶었어요.”
온기가 가득한 내용에 마지막으로 디자인 한 스푼이 더해졌다. 채소 요리 같이 수수하지만 감각적인 표지는 어떻게 완성됐을까? 주소은 편집자는 표지 뒤에 숨겨진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 사진을 요리책 표지에 쓴다고?’ 되물을 만한 사진을 만장일치로 골랐어요. 예쁘기만 한 화보가 아니라 일상을 보여주는 사진으로요. 종이도 반들거리지 않으면서도 색감을 화사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골랐죠. 요리하는 이의 정갈한 손길이 전해졌으면 했어요.” 그렇게 초록빛 에너지를 가득 담은 책이 우리에게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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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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