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2일,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이수지가 2022년 볼로냐 라가치상 Fiction 부문 스페셜멘션에 선정됨과 동시에,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에 최종 후보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다.
지난해 발표한 『여름이 온다』로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이라는 낭보를 접한 이수지는 같은 날, 작가의 전작(全作)에 대해 높은 예술적 가치와 어린이책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하여 수여하는 안데르센 상의 최종 후보(shortlist)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명실상부 최고의 그림책 작가로 자신의 이름을 거듭 알리게 되었다.
이탈리아에서 3월 말에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어린이책 도서전인 볼로냐 도서전은 매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각 분야별로 어린이책, 그림책을 응모 받아, 그 가운데 가장 훌륭한 성과를 거둔 책에 상을 수여하고 있다. 전 세계 어린이출판사 및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에이전시 및 어린이책과 연관된 모든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도서전이다 보니, 어린이출판계의 세계적인 최신의 정보와 트렌드가 모이는 축제의 장이자 비즈니스의 장이다. 전시회 기간 중 시상하는 볼로냐 도서전 상들은, 1966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전시회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이수지 작가가 이번에 받게 되는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Fiction)’ 부문은 출품작 중 창의성과 예술성은 물론 내용, 편집에 우수한 작품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올해 볼로냐 라가치상에는 61개국에서 2,215건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이는 전년 대비 630건이 증가한 수치다. 그중에서도 특히 픽션 부문에 1,200 이상 가장 많은 작품이 출품되며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이 모이고 있는 장르임을 입증했다. 주최측은 올해 작품 경향에 대해 코로나19의 출현이 지배적인 주제였으며, 세대 간의 돌봄, 죽음 및 고통 그리고 환경이 핵심적으로 다루어졌다고 전했다.
올해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특별 언급에 선정된 이수지 작가의 이번 작품은 비발디 <사계> 중 「여름」에 모티브를 둔 이수지 작가의 아름답고 강렬한 드로잉 그림책으로 그간 작품에 등장했던 다양한 기법이 응집된 최고의 작품이다. 음악과 그림, 아이들과 물, 이 모든 것들을 오감으로 느껴 볼 수 있다. 책 날개 큐알 코드로 음악을 재생해 들으며 이수지 작가의 그림으로 느껴 보는 싱그럽고 생명력 넘치는 여름 이야기는 글 없이 총 148페이지를 흡입력 있는 이미지로 끌고 간다. 음악과 이야기, 그림이 한 몸으로 움직이는 독특하고도 방대한 그림책이다.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과 함께 들었던 비발디의 <사계>. 유독 아이들이 좋아했던 곡이기에, 아이들의 귀로 들어 보고 이미지를 떠올려 본 것이 이 책의 시작이다. 음악에서 느꼈던 그 감흥을 아이들의 놀이, 특히 흥겹게 놀았던 여름날의 물놀이와 접목해 표현해 보고자 했다. 음악에서 표현된 자연 속 여름과 아이들 실생활에 다가온 여름 그 접점에 이수지의 한바탕 신나는 이미지 놀이가 펼쳐진다.
볼로냐 도서전에서 수여되는 상은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과 논픽션 분야, 한 해 동안 출판된 작가 일러스트레이터의 첫 작품에 수여하는 ‘오페라 프리마’ 부문, 코믹스와 시 분야 등으로 나뉘며, 시상은 2022년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이탈리아 볼로냐 도서전 현장에서 있을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이수지 작가는 2022 안데르센상 최종 shortlist 후보로도 선정되었다. 2016년 한국 작가로는 처음 안데르센상 최종 후보에 오른 데 이은 두 번째이다. 안데르센상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을 기념하기 위해 1956년에 만들어진 상으로, 현존하는 작가 중에서 아동문학에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되는 작가에게 수여하며,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도 불린다. IBBY(국제 어린이도서협의회)에서 어린이 문학계의 창작자에게 수여되는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이라 할 수 있다. 역대 수상 작가로는 모리스 센닥. 퀜틴 블레이크, 에리히 캐스트너,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아니 로다리 등이 있다.
각 나라의 안데르센 위원회에서 자국의 대표 작가를 뽑아 IBBY(국제 어린이도서협의회)에 천거, 세계 각국에서 모인 심사위원 10명이 한 투표를 통해 최종 수상자가 결정된다. 이때 문학적 성취와 새로운 시도, 참신성 등을 바탕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미 본심회의를 거쳐 최종 후보(6인)에 오른 것만으로도 대단한 업적이며 6인 작가들도 이미 전 세계적인 인정을 받으며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최종 수상자 발표는 볼로냐 라가치상 시상식이 이루어지는 2022 볼로냐 도서전 현장(3월 21일 예정)에서 이루어질 예정으로, 볼로냐 라가치상과 더불어, 이수지가 안데르센상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나라 최초 안데르센상 수상자가 나올지 분위기는 현재 한껏 고조된 상황이다.
*이수지 한국과 영국에서 회화와 북아트를 공부하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림책을 펴냈다. 직접 쓰고 그린 책으로는 『그늘을 산 총각』, 『강이』, 『선』, 『거울속으로』, 『파도야 놀자』, 『그림자놀이』, 『동물원』 등이, 그린 책으로 『물이 되는 꿈』, 『우로마』, 『이렇게 멋진 날』 등이 있다. 그 중 『토끼들의 복수 La revanche des lapins』는 ‘스위스의 가장 아름다운 책’ 상을 받았으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 데이트 모던의 아티스트 북 콜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동물원』은 미국 영어 교사 협회 우수 그림책에 선정되고 대만, 중국, 스페인에도 출간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차오원슈웬 글에 그림을 그린 『우로마』는 2021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강이』로 그림책으로는 처음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글로브 혼 북 명예상 수상, 뉴욕 타임스 우수 그림책 선정, 한스 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최종 후보 2회 선정이 되어 전 세계적인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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