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차 초등교사가 알려주는 철학 교육법
철학을 하면 어떤 문제를 만나도 문제를 똑바로 쳐다보고 핵심을 꿰뚫는 질문을 할 수 있어요. 그 질문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고요. 문제를 골칫덩어리로 여기고 자꾸 도망가는 게 아니라, 내 삶에 꼭 필요한 경험으로 삼을 수 있게 됩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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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차 초등학교 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저자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수천 시간 대화하고 상담하며 철학이 아이를 얼마나 크게 성장시키는지 생생하게 목격해 왔다. 철학 대화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워온 아이는 어떤 문제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방향으로 돌파구를 찾아낸다. 친구와 눈만 마주치면 으르렁거리며 싸워서 그 친구가 너무 미워질 때, 철학을 하는 아이는 ‘싸움이란 무엇인지’, ‘우정이란 무엇인지’와 같은 질문을 통해 ‘그 문제가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답을 찾는 것이다.


『철학 버스』는 철학을 통해 아이들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생각의 씨앗을 발견하고, 싹을 틔어 새로운 방향으로 넓고 깊게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는 안내서이다. 아이와 함께 대화하고 생각을 나누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부모들을 위해 저자가 그동안 아이들과 나눴던 철학 대화를 담았다.



아이와 함께 철학하는 방법을 담은 첫 책 『철학 버스』를 출간하셨는데요,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해오셨는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철학 버스로 여러분을 모시고 철학 여행을 안내할 우서희입니다. 14년 차 초등 교사로 그동안 수많은 아이들을 가르쳐왔고, 아이들과 철학 동아리 ‘왕만두’를 만들어 그림책, 동화책을 읽으며 삶의 여러 문제에 대해 철학 대화를 나눠왔어요. 월간 잡지 「왕만두」와 「오삼불고기」를 만들어 그 대화를 싣기도 했습니다. 또한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에서 선생님들과 그림책을 연구하고 있어요. 저는 특히 아이들과 철학하기 좋은 어린이책을 깊이 탐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철학 대화를 나누고 나서 “요즘 아이들은 생각이 없다”라는 말은 틀렸다는 걸 깨달으셨다고요. 

흔히 아이들을 어린 사람으로 여기면서 미숙한 존재로 폄하하는 말들이 있잖아요. ‘주린이, 헬린이’처럼요. 아이들에게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는 있지만 ‘생각이 없다’는 말은 틀렸어요.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어떤지 물어보는 ‘생각하게 하는 질문’을 못 만났을 뿐이에요.


아이들을 생각하게 하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이 교실에서, 집에서 다양한 문제에 부딪히잖아요. “친구랑 자꾸 싸워요.” “공부하기 싫어요.” “예뻐야 사랑받으니까 예뻐지고 싶어요.”처럼 말이에요. 각각의 문제 앞에 선 아이에게 ‘우정이란 무엇일까?’ ‘공부란 무엇일까?’ ‘사랑이란 무엇일까?’처럼 문제의 핵심을 꿰뚫는 질문을 던지면 됩니다. 저는 이것을 ‘무엇일까’ 질문이라고 불러요. 이 질문을 통해 철학 대화를 이끄는 것이죠. 그럼 아이들이 신이 나서 답을 해줍니다.


철학 대화, 즉 철학이 아이에게 꼭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문제를 만나면 피하고 싶잖아요. 하지만 철학을 하면 문제로부터 도망가지 않고 질문을 던질 수 있게 해줘요. 철학 수업을 한 어느 날 아홉 살 홍우가 이렇게 말했어요.


“선생님! 철학은 사과 같아요. 그동안 사과의 겉껍질만 알고 깊이 생각 안 해봤는데, 철학을 통해서 씨앗까지 알게 되었어요!”


사과! 저는 홍우의 말을 듣고 왜 제가 아이들과 철학을 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홍우는 한마디 더 덧붙였습니다.


“그 씨앗을 심으면 새로운 사과가 열매 맺을 수 있어요!”


맞습니다! 철학을 하면 어떤 문제를 만나도 문제를 똑바로 쳐다보고 핵심을 꿰뚫는 질문을 할 수 있어요. 그 질문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고요. 문제를 골칫덩어리로 여기고 자꾸 도망가는 게 아니라, 내 삶에 꼭 필요한 경험으로 삼을 수 있게 됩니다.


막상 문제 앞에 선 아이를 볼 때는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 깊은 대화를 나누기 힘들 것 같아요. 

맞아요. 저도 그랬어요. 제가 나서서 해결해 주고 싶었고, 어떻게 해결할지 방법을 찾아 알려주느라 바빴어요. 그런데 당장 해결 방법이 보이지 않는 어려운 문제일수록 오히려 더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럴 때는 어린이책의 도움을 받아요. 책장에 가서 어떤 책을 읽어주면 좋을까 생각하는 시간 동안 불안한 마음이 좀 가라앉아요. 그리고 책장을 넘기며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 그 고요한 집중의 시간 속에서 책 속 인물을 만나며 ‘우리 모두는 각자 가슴에 문제를 품고 살아가는구나.’ 하고 안도하게 되지요. 거기에 덧붙여 아이가 던지는 질문으로 뜨겁게 대화하고 나면 문제를 마주보고 다시 질문을 던질 힘이 생깁니다.


부모가 함께할 때 철학 대화의 힘이 커진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혼자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아주 작은 아기가 태어나 뒤집고 걷고 말하고 학교에 입학하는 도약의 시간을 건너올 수 있었던 것은 부모가 옆에 있었기 때문이에요. 아이가 첫 걸음마를 할 때를 떠올려보세요. 한 발짝 한 발짝 떼면서 뿌듯한 얼굴로 걷는 그 모습을 눈 맞추며 함께 기뻐한 사람이 바로 부모잖아요. 아이들은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곁에서 부모가 지켜주며 응원해 주기를 간절히 원해요. 그래서 아이는 자기가 발견한 멋지고 새로운 생각을 그 누구보다 부모에게 알려주고 싶어 해요. 나를 믿고 나의 말을 들어주는 부모에게 자신의 지혜로운 생각을 나눠주고 싶어 하죠.


마지막으로 독자들이 이 책을 어떻게 읽고 활용하면 좋을지, 저자로서 팁을 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목차를 살펴보면서 내 아이가 고민하고 있는 주제 또는 내가 어렸을 때 고민했던 주제를 골라 읽어보세요. 그 주제에 대해 제가 철학 동아리 아이들과 나눈 대화, 함께 읽으면 좋은 어린이책, 철학자의 지혜로운 질문들을 줄줄이 엮어 재미있게 담았어요.


그리고 각 주제의 마지막엔 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철학 여행 지도’를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지도에는 책에서 다룬 철학 개념과 부모를 위한 ‘길잡이 질문’, 그리고 아이가 질문을 했을 때 답해줄 수 있는 방법이 실려 있어요.


철학을 떠올리면 딱딱하고 어려울 것 같잖아요? 하지만 아이와 하는 철학은 재밌어요. 버스를 타고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 여행과 비슷해요. 문제와 싸우느라 가빠진 호흡을 고를 수 있어요. 버스에 같이 탄 친구들과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눌 수도 있지요. 아이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고 싶은 조급함을 잠시 내려두고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아이는 삶의 깊은 곳에 자리한 우물에서 퍼 올린 신선한 물처럼 새로운 이야기를 해줄 거예요.


철학 대화를 나눌 때 『철학 버스』가 여러분의 든든한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서희

“세상 모든 아이들은 철학자다”라고 말하는 14년 차 초등 교사이자 두 아들의 엄마.

아이들이 현실에서 부딪히는 뼈아픈 고민을 직접 해결해 주고 싶어 아이들과 수천 시간 대화한 끝에, 아이 스스로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아이의 말을 주위 깊게 듣고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지혜로운 말들을 쏟아낸다. 그 말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게 아까워 독립출판 월간 잡지 「오삼불고기」, 「왕만두」에 아이들의 말을 기록했다. 잡지를 만들며 아이들과 삶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 바로 철학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철학 동아리를 만들었다.

“요즘 아이들은 생각이 없어요.” 이는 틀린 말이다. 생각하지 않는 아이는 아직 생각하게 하는 질문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다. 아이들이 질문하고 답하며 새로운 생각을 발견할 때, 저자는 아이 곁에서 다시 태어나는 걸 느껴왔다. 그렇기에 철학이 불어넣는 생명력을 책을 통해 나누고 싶다.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의 운영진이자 뉴스 레터 ‘좋그연 레터’의 편집장이다. 학부모, 교사, 아이들과 함께하는 북클럽, 블로그 ‘철학하는 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도서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에 공저로 참여했다.

인스타그램 @namuym
블로그 <철학하는 교실> https://blog.naver.com/namuym_wooseo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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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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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서희

“세상 모든 아이들은 철학자다”라고 말하는 14년 차 초등 교사이자 두 아들의 엄마. 아이들이 현실에서 부딪히는 뼈아픈 고민을 직접 해결해 주고 싶어 아이들과 수천 시간 대화한 끝에, 아이 스스로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아이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지혜로운 말들을 쏟아낸다. 그 말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게 아까워 독립출판 월간 잡지 「오삼불고기」, 「왕만두」에 아이들의 말을 기록했다. 잡지를 만들며 아이들과 삶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 바로 철학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철학 동아리를 만들었다. “요즘 아이들은 생각이 없어요.” 이는 틀린 말이다. 생각하지 않는 아이는 아직 생각하게 하는 질문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다. 아이들이 질문하고 답하며 새로운 생각을 발견할 때, 저자는 아이 곁에서 다시 태어나는 걸 느껴왔다. 그렇기에 철학이 불어넣는 생명력을 책을 통해 나누고 싶다.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의 운영진이자 뉴스 레터 ‘좋그연 레터’의 편집장이다. 학부모, 교사, 아이들과 함께하는 북클럽, 블로그 ‘철학하는 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도서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에 공저로 참여했다. 인스타그램 @namuym 블로그 <철학하는 교실> https://blog.naver.com/namuym_wooseo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