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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경상도 지역의 중심 도시답게 문화 예술이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경북대학교, 영남대학교 등 미술 대학 또한 이 지역에 많은 편에 속하는데요. 이렇듯 연간 배출되는 작가들도 꾸준히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문화예술공간도 생겨나며 새로운 예술도시로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서울을 벗어나 대구에서 새로운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공간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금부터 대구에 갔을 때 아트러버라면 꼭 가볼 만한 공간들을 함께 살펴볼까요?
봉산문화회관
대구 중구 봉산동 봉산문화길 77
어느 지역이건 문화예술공간이 한곳에 모여 있으면 다양한 효과가 생겨납니다. 함께 방문하기 위해 더 많은 이들이 찾고, 거리 자체가 예술로 브랜딩 되면서 인근의 상권도 함께 살아나는 것이 그 대표적인 효과라 할 수 있죠.
대구에도 중구 봉산동에 여러 갤러리가 모여 있어 봉산문화거리가 만들어졌는데, 갤러리 사이로 묵직하게 그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곳이 바로 봉산문화회관입니다. 다양한 문화 예술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예술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겠다는 포부 아래, 2004년 개관한 봉산문화회관은 2024년 딱 20주년이 되었습니다. 그간 대구의 도심 재창조의 가치를 추구하고, 꾸준히 좋은 전시를 선보이며 대구의 문화 예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는데요.
전시뿐만 아니라 공연과 다양한 아카데미, 대관 서비스 등 복합문화공간의 표준으로서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객석 328석과 120석의 대공연장, 100~120석을 가변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소공연장과 야외 공연장까지 갖춘 이곳은 연중 다양한 공연으로 시민들을 맞이합니다. 설과 추석 연휴 및 월요일을 제외한 개방 일정은 이곳을 찾는 관객들과의 든든한 약속과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총 4개의 전시관은 기획 전시와 대관전으로 다양한 지역 예술계의 활동 창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봉산문화회관이 연간 4개의 전시를 자체 기획하여 운영하는 기획전 <기억 공작소> 시리즈는 대표적인 행사로 분기별로 진행됩니다.
현재는 회관 2층에 있는 4 전시실에서는 방정아의 개인전 《죽는 게 소원인 자들(Those Who Wish to Die)(23.10.25-12.24)》이 열리고 있는데요. 필자도 이 기간에 맞춰 방문해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 상’ 수상 후보로 호명된 방정아 작가의 개인전을 직접 볼 수 있었기에 보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요.
이번 전시의 구성을 봤을 때, 봉산문화회관이 탁월한 예술을 더 많은 관람객에게 선보이고자 하는 의지이자, 미술씬 안에서 여러 방향으로 의미 있는 움직임을 그려가고 있는 신호라 생각됩니다. 전시장 규모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긴 커리어를 쌓아온 중견 작가의 작품 세계가 주는 에너지로 인해 이곳까지 찾아온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답니다.
이외에도 1 전시실에서는 판화, 인쇄물 매체 기반 예술 단체 Edition Lab의 정기전 《2023 에디션 랩 기획展 - Imaginary Layer(23.12.05-12.10)》이 펼쳐지기도 했는데요. 다양한 판화기법을 활용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지만, 작품 구매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작가에게 작품 판매는 작업을 지속하기 위한 중요한 창작활동의 일환이고, 이를 지역 사회에 위치한 중요한 문화공간이 매개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죠.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봉산문화회관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방문이었습니다.
갤러리 CNK
대구 중구 이천로 206
봉산문화거리를 살짝 빠져나와 길을 바로 건너면 굵직한 갤러리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곳이 대구 미술계 요지가 아닐까 싶은데, 이곳에 약 5년 전 갤러리 CNK가 오픈을 했습니다. 전문 갤러리를 목적으로 신축한 건물에서 야심 차게 활동을 시작한 갤러리 CNK는 단번에 대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사실 자가 건물에 갤러리를 오픈하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갤러리 CNK의 5년간 행보를 보면 이 공간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지 대략 짐작이 가능합니다.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하는 30대 작가에서부터 커리어가 꽉 찬 중견 작가까지 넓은 층위의 작가군을 조망하고 있고, 뉴미디어 작가에서부터 해외 작가까지, 장르나 국적을 넘어 심도 있는 작가를 소개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연간 5-6개의 개인전 중심의 기획으로 운영되는 스케줄 또한 얼마나 신중하게 전시를 준비해서 내놓은 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물론 상업화랑이기에 작품 판매나 아트페어 참여에 관심도 많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성과를 위해 서두르거나 무리한 행보를 하지 않는다는 것도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갤러리를 운영하는 김소연 대표는 본인이 작가로서 오래 활동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작가의 입장을 옹호할 수밖에 없다고 그 이유를 밝히기도 했는데요. 전시를 하기로 정하면 스튜디오 방문을 통해 작가와 전시의 맥락을 꼼꼼히 확보하려고 하는데 그것이 좋은 전시를 만드는 기초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CNK에서 선보일 작가들 또한 기대되는 만큼, 대구에 방문한다면 한 번쯤 이곳에서 전시를 감상하는 여유를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대구예술발전소 / 수창청춘맨숀
*6월까지 내부 수리중. 7월 OPEN 예정
대구 중구 달성로 22길 31-12 / 수창청춘맨숀: 대구 중구 달성로 22길 27
대구에서 가면 지나칠 수 없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손꼽는 곳이 바로 대구예술발전소가 아닐까 합니다. 어쩌면 대구예술발전소는 봉산문화회관과 함께 대구의 예술 인프라를 받치고 있는 양대 축으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이곳은 특이하게도 대구 지하철 3호선 모노레일을 타고 갈 수 있습니다. 지하가 아닌 공중으로 다니는 3량 모노레일은 귀엽기도 하고 친근한 것이 대구예술발전소가 표방하는 친근한 창작의 산실과 잘 어울립니다.
이 곳은 복합문화센터의 역할을 수행하는 ‘대구예술발전소’와 예술창작기반센터인 ‘수창청춘맨숀’으로 특화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수창청춘맨숀은 현재 6월까지 내부 수리중입니다. 2024년 7월 재오픈 예정이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대구의 풍경을 충분히 만끽한 후, 도착하는 도심 속 이 예술공간은 실험적 프로젝트, 레지던시 프로그램 등을 통한 창작의 산실로도, 지역민과 시민들에게 문화 예술을 선보이는 장으로서도 알토란 같은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로비에는 이른바 포토존으로 불리는 장소도 있고, 카페와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오래전 방문했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깊은 공간이었습니다.
예술창조공간은 언제나 도시 재생의 효과를 수반합니다. 2008년 담배산업의 기지였던 연초제조창을 리모델링하여 문을 연지 벌써 16년이 되어 청년기에 접어드는 대구예술발전소와 7년차의 성장기의 수창청춘맨숀이 앞으로 그려갈 시너지를 기대해봅니다.
무엇보다 실험적 예술창작 인프라의 확충과 창의적 작가 양성의 기반을 더욱 단단히 구축하는 역할을 하려면 미술씬에서 충분한 응원을 받아야 하기에, 소중한 디지털 지면을 빌려 필자도 대구의 예술 공간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참고) 유튜브
대구가이드 | 대구의 멋 | 대구예술발전소, 출처: 대구가이드 Youtube (링크)
아티피오(ARTiPIO)
YES24의 자회사로 출범한 아티피오는 미술품 수집의 대중화를 위한 아트 커뮤니티입니다. 국내 다양한 예술 애호가들과 함께 아트 컬렉팅을 시작해 볼 수 있는 미술품 분할 소유 플랫폼과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