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지만 깔끔하게 살고 싶어”
살림은 매일 할 때는 티도 안 나는데, 조금만 소홀해지면 금방 티가 나잖아요. 하루 이틀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매일, 평생 해야 하는 거니까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자기에게 맞는 생활 방식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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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살림』의 권양미 작가는 미술 심리 상담가였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그림을 통해 마음을 치료하는 일을 했지만, 암 수술 후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수술 후 덜컥 찾아온 나만의 시간, 타인의 마음을 돌보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집과 나를 돌아보며 좀 더 나은 삶을 꿈꾸게 되었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오늘은 살림』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오늘은 살림』이 첫 책이라고 들었는데요, 책을 펴내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블로그를 하는 동안 가드닝이나 살림 노하우에 대한 책 제안이 몇 차례 있었지만, 저 스스로 대단한 고수가 아니라는 걸 잘 알아서 응하지 못했어요.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내 이야기를 글로 써 보고 싶다는 갈증이 늘 있었지요. 그 갈증이 심해졌을 즈음, 스푼북에서 연락이 왔어요. 살림 에세이를 써 보자고 손을 내밀어 주셨고, 반가운 마음으로 덥석 잡았습니다.

 

건강이 안 좋은 상태에서 책을 만든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혹시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우선 건강 문제로 일정이 여러 번 미뤄졌음에도 독촉하지 않고 기다려 주신 스푼북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담당 편집자께서 많은 응원과 도움을 주신 덕분에 무사히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원고를 쓰면서 오랫동안 잊고 있던 기억들이 떠오를 때가 많았는데요, 그 감정을 마주하며 글로 정리하는 과정이 때로 힘들기도 했지만, 그조차도 결국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힘든 점보다도 아주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책의 부제가 ‘게으르지만 깔끔하게 살고 싶어’인데요,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게 딱 제 마음이에요, 저처럼 게으른 사람이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쓰고 싶었거든요. 타고나길 잘하는 사람들을 따라 하다 보면 어려워서 더 좌절하게 될 때가 있더라고요. 저처럼 평범한 사람이 방법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소개하면, 읽는 분들도 나만의 방법을 찾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글에서도 느껴졌는지, 출판사에서 제 마음을 정확히 캐치해서 표현한 것 같아요. 부제에 공감을 표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은근한 위안이 되기도 했답니다.

 

그 마음으로 이런저런 다양한 시도를 하다가 발견하게 된 게 미니멀 라이프일까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퇴사 후 처음으로 살림을 제대로 해 보자 마음먹고 시작했을 땐 정말 하루 종일 걸렸어요. 이렇게 해서는 도저히 일과 병행할 수 없을 것 같더라고요. 그때까지는 복직을 염두하고 있던 상황이라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오래전부터 관심 있었던 미니멀 라이프로 삶의 방식을 바꿔 보자는 생각까지 도달한 거죠.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다행히 잘 맞아서 지금까지도 계속하게 되었네요.

 

’주방은 내 상태를 보여 주는 바로미터다. 어지럽혀진 주방은 내가 지금 무리하고 있다는 증거다. 문득 주방이 지저분해졌다는 생각이 들면 앞뒤 일정을 조율한다.’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방을 정리하면서 얻은 나름의 깨달음이에요. 원래 깔끔한 걸 좋아하긴 하는데, 특히 주방이 어지럽혀진 모습을 보면 마음이 불편했어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이유는 나를 잘 챙기지 못해 스스로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였던 것 같아요. 한정된 에너지와 시간을 내게 맞춰서 사용해야 하는데, 외부 상황에 맞춰서 혹은 너무 욕심을 내서 무리했던 거죠. 주방의 상태를 기준으로 일정을 조정하고 나니 몸은 물론이고 마음도 편안해졌어요.

 

살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꾸준함이라고 생각해요. 책에서도 말했듯이 살림은 매일 할 때는 티도 안 나는데, 조금만 소홀해지면 금방 티가 나잖아요. 하루 이틀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매일, 평생 해야 하는 거니까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자기에게 맞는 생활 방식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오늘은 살림』에는 이것저것 만드는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손재주가 좋으신 것 같아요. 자랑하고 싶은 결과물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저는 MBTI가 잡생각이 많기로 일등인 INFP예요. 한번 생각에 몰두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끝도 없이 이어져서 일부러라도 생각을 멈추려 해요. 일명 멍때리는 시간을 가지려 하는데, 그럴 때 손을 움직이는 활동이 많이 도움이 돼요. 덕분에 앞치마나 파우치, 북커버, 니들 펠트 고양이인형 등 만든 게 많지요. 식물 선반처럼 잡생각을 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로 만들기도 한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퇴사 후 집에서 집과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평범한 보통의 날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실감했어요. 행복의 체력이 쌓이는 게 느껴졌달까요? 건강한 몸과 마음을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는 것처럼 내가 매일 먹는 음식, 나만의 공간에서 보내는 휴식 시간,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들이 축적되어 행복의 체력을 만드는 것 같아요. 행복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여유로운 세상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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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살림

<권양미> 저/<장윤미> 그림

출판사 | 드림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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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