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최민지의 일곱 번째 그림책 『오모리가 아무리』가 출간되었다. 데뷔 후 해마다 작품을 발표하며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해 온 작가가 1년여의 방학을 보내고 돌아왔다.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 다른 오모리와 아무리의 이야기를 만나 보자.
『오모리가 아무리』는 매년 작품을 발표하시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휴식기를 갖고 출간한 책입니다. 새 책을 출간하신 소감이 조금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어떠신가요?
저는 늘 책을 얼른 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내는 것 같아요.(웃음) 책이 오랜만에 나와서 반갑고 기뻐요. 편집자와 디자이너 덕에 책이 근사하게 나온 것 같아 마음에 들고요. 한편으로는 작업 과정이 재밌었어서 출간된 책을 받기 전부터 만족감으로 지내고 있었답니다.
그간의 작품에서도 캐릭터끼리 상호작용하는 모습이 있었지만, 중심을 잡는 주인공이 둘인 이야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점이 궁금합니다.
이 책은 지금의 저와 가장 가까운 이야기예요. 편집자님이 약속했던 이전의 원고가 아닌 지금 새로 작업한 이야기로 교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저의 화두는 다른 사람과 같이 살 수 있을까? 인데요. 나와는 아주 다른 존재와 같이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하며 쓰고 그렸습니다. 문어랑 같이 사는 것처럼 불편하고 재밌을 것 같았어요.
‘오모리’와 ‘아무리’, 주인공들의 이름 또한 독특한데요. 비슷한 듯 다른 말을 부여한 이유가 있으실 것 같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같이 살기 어려운 인물을 떠올리다가 문어를 생각했어요. “아무리”와 비슷한 발음인데 문어 같기도 한 이름이 없을까 고민했지요. 오므라드는 다리를 떠오르게 하고 약간 귀여운 발음이기도 한 “오모리”가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는 처음에는 주인공 이름이 아니었는데요. 주인공에게도 이름이 있어야 짝꿍의 의미가 선명해질 것 같아서 붙였어요. 아무리와 오모리. 잘 지은 것 같아요.
데뷔작 『문어 목욕탕』에 이어 문어가 등장하는 두 번째 책인데요. 특별히 문어를 주인공으로 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캐릭터들을 설정할 때 가장 집중하신 지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문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첫 책 『문어 목욕탕』을 내고 문어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매번 그렇게 답했는데요. 이제는 인정해야겠네요. 저는 문어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두 번이나 주인공으로 그렸으니까 좋아하는 게 맞겠지요. 문어는 나와 아주 다른 존재처럼 느껴져요. 낯설고, 잘 모르겠고, 아주 멀리 살고 있는 존재요. 그래서 더 알고 싶고 궁금해요. 다리가 많아서 신비롭고, 수영도 하고 걸어도 다니고 먹물 뿜는 것도 매력적이고. 어떻게 저렇게 특별하지 싶어요. 말하다 보니까 진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캐릭터를 만들 때는 오모리 엄청 귀여웠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주인공 아이 ‘아무리’는 ‘오모리’가 자신보다 다른 친구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 서운해합니다. 문어 ‘오모리’는 정확히 그렇다고 한 적은 없지만 ‘아무리’가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 듯하고요. 서로의 마음을 몰라서 관계가 어려워질 때가 있습니다. 작가님은 그럴 때 어떻게 풀어 나가셨나요?
아무리는 다른 친구들과 노는 오모리를 보며 생각해요. 오모리는 내가 없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요. 혼자 생각하면 관계가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내 마음을 말하고 상대의 마음을 물어야 하는데, 그게 늘 어려워요. 이야기의 결말을 고민하면서 저를 자꾸 돌아보게 됐어요. 갈등 상황에서 내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애썼던 순간들이 떠올랐어요. 그러자 오모리의 말을 들으러 가고 싶어졌어요.
저는 갈등을 잘 풀어 가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갈등이 너무 싫어서 피하려고 했던 적이 많았고요. 하지만 갈등은 피할 수 없다는 걸 이제는 알아요. 아무리가 오모리에게 너 문어면 다냐! 화를 내기도 하고 오모리 말을 들으러 뛰어드는 것처럼 짝꿍이 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요.
작가님은 ‘오모리’와 ‘아무리’ 중에 누구와 더 닮으셨나요? 세상의 ‘오모리’와 ‘아무리’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아무리가 저라고 생각했어요. 혼자 많이 생각하고, 말은 잘 못하지만 마음은 복잡한 아무리요. 그런데 작업하는 동안 오모리의 마음으로 자꾸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환대받는 곳에 와서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가 떠나고 혼자 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저는 조금 오모리고 약간 아무리인 것 같아요. 짝꿍을 찾는 오모리와 짝꿍과 잘 지내고 싶은 아무리 모두 화이팅!
앞으로 들려주실 이야기도 무척 기대됩니다. 이후 계획과 독자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저는 그림책 만드는 일이 정말 좋아요. 독자들이 있어서, 계속 그림책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감사합니다. 제가 가진 가장 좋은 것을 보내는 마음으로, 잘 고르고 돌보고 다듬어 성실하게 전해 드릴게요.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오모리가 아무리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