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여성 호르몬, 그리고 뇌
'여성의 뇌 건강'이라는 주제에 이목을 집중시킨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리사 모스코니가 뇌과학의 관점에서 갱년기를 재해석한다.
글 : 출판사 제공
2025.08.21
작게
크게

 

『브레인 리스타트』는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리사 모스코니가 여성 호르몬과 뇌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뇌과학의 관점에서 갱년기를 재해석한 책이다. “갱년기는 뇌가 주도하는 호르몬 쇼다!”라는 저자의 통찰 아래, 여성의 뇌가 생애 전환기에 어떻게 재구성되고 강화되는지를 생생한 사례와 연구로 풀어낸다. 김경철, 김예성 역자가 이 책을 공동 번역했다. 그중 김경철 원장은 25년 이상 갱년기 여성들을 진료해 온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기능의학적 접근으로 여성 건강을 통합적으로 바라봐온 의사다. 모스코니 박사의 이론을 실제 진료 현장에서 경험한 문제의식과 연결 지으며 풀어낸 번역은, 단순한 옮김 이상의 통찰을 전한다. 김경철 역자에게 이 책의 번역 과정을 물었다. 

 

이 책을 번역하시게 된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처음에 감수 요청을 받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호르몬과 뇌를 연결해 풀어가는 이야기 방식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갱년기 환자들을 치료한 경험이 많았기에, 번역을 맡으면서 이 분야를 더 깊이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도 40세 이후의 환자분들이 브레인 포그 증상을 많이 호소하시는데, 그럴 때면 자연스럽게 갱년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게 되곤 합니다.

 

독자들에게 가장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핵심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몸의 변화를 스스로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많은 증상을 예측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나아가 불필요한 증상들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이는 매달 반복되는 호르몬의 변화를 겪고 이겨내는 것처럼, 폐경이라는 급격한 변화 역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더 나아가 폐경 이후의 시간은 여성으로서 가치나 존재감이 사라지는 시기가 아니라, 오히려 ‘화양연화(花樣年華)’와 같은 인생의 봄이라는 메시지가 많은 중년 여성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번역 작업 중 어려웠거나 깊이 고민한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문화적으로 다른 부분, 예를 들면 젠더에 대한 시각이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추구하는 식단과 달리 좀 더 비건에 가까운 식단을 소개하는 점은, 작가가 성장한 서구 사회의 한 단면이라는 점에서 이해는 되지만 쉽게 공감되지 않는 부분도 있긴 했어요.

 

실제 진료 현장에서 ‘갱년기’를 난소 중심, 생식기관 중심으로 이해해 온 기존 서구 의학의 문제점이나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순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갱년기는 단지 호르몬 변화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급격한 호르몬 변화에 더해,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가 높아지고 급속한 노화가 진행되기도 하며, 자녀의 진로 문제 등 인생 주기 속 다양한 요소가 맞물려 스트레스가 극대화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난소의 변화를 넘어, 뇌와 신체의 변화, 관계와 정서의 변화까지 폭넓게 이해할 때 비로소 온전한 치료와 진정한 웰케어가 가능해집니다.

 

『브레인 리스타트』는 갱년기를 뇌의 ‘리모델링’ 시기로 바라봅니다. 이 관점은 실제 진료나 건강 상담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을까요? 

생리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일상생활을 예측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뇌는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자연적 노화를 경험하게 되며, 이 시기에는 더 이상 뇌기능을 자신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신체 상태를 바탕으로 식단, 운동, 수면 등 생활의 기본을 다지고 이를 꾸준히 실천한다면, 인생의 오후를 정점으로 마무리까지 스스로 주도하며 ‘하산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시기가 될 수 있습니다.

 

갱년기를 단지 ‘극복’해야 할 시기가 아닌 ‘다시 쓰는 삶의 챕터’로 제안하는 이 책의 메시지는, 자연치유나 웰니스의 흐름과도 통하는 지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식이와 라이프스타일 파트는 어떤 면에서 의미 있다고 보셨나요?

요즘 웰니스 관련 책이나 유행하는 식단들을 보면, “이건 먹어야 한다”, “이건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단정적인 메시지가 주를 이룹니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단순하게 나눌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 이유는 사람마다 유전적 배경도 다르고, 지금 겪고 있는 건강 상태나 생활환경도 모두 다르고 어떠한 연구결과도 내 몸을 가지고 진행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공통적으로 통하는 기준은 분명히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당류와 초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심박이 오를 만큼의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숙면. 우리 클리닉에서도 늘 강조하는 “잘 먹고, 잘 자기”가 결국 회복과 건강 유지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이 의미 있는 이유는, 단지 어떤 음식을 먹고 말고의 문제를 넘어서서, 갱년기를 ‘견디는 시간’이 아니라, 부드럽게 준비해서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또 하나의 삶의 계절로 바라보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사춘기, 임신기, 그리고 갱년기를 인생의 세 가지 전환점으로 보고, 긍정적인 마음챙김과 생활습관을 통해 몸과 마음이 흐름에 맞춰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기능의학이나 자연치유의 철학과도 깊이 닿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결국 웰니스란, 내 몸의 언어를 듣고, 내 삶의 리듬에 귀 기울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한 대목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menopause(메노포즈, 폐경)’를 ‘menostart(메노스타트)’라고 소개하며, 우리를 한철 피고 지는 일년생이 아니라 계절마다 다시 꽃을 피우는 다년생 즉, ‘페레니얼 세대’로 표현한 점이었습니다. 이 문장을 보았을 때, 저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저 자신이 위로받는 느낌을 받았어요. 사실 저 역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갱년기를 ‘여성의 끝’처럼 느끼고 싶지 않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로 여겨왔거든요. 주변에서는 “자녀의 사춘기와 엄마의 갱년기가 겹치면 갱년기가 이긴다”는 말이 돌기도 하고, ‘도대체 갱년기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오는 걸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분명히 있었죠. 돌이켜보면, 그 불안은 대부분 정확한 정보 없이 ‘카더라’에 의존했던 것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런 불안을 명확한 사실을 기반으로 덜어주며 변화가 반드시 두려움일 필요는 없고 그 이후에 새로운 삶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 책이 많은 분에게, 지나온 시간도 앞으로의 시간도 따뜻하게 응원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0의 댓글

브레인 리스타트

<리사 모스코니> 저/<김경철>,<김예성> 공역

출판사 | 세종서적

Writer Avatar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