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스토리 공모전 대상 작가 ‘고혜원’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래빗』, 『연화의 묘』, 『경희 : 모던걸 런웨이』, 『어둔 밤을 지키는 야간 약국』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사해온 작가는, 『래빗』으로 부산국제영화제 ACFM에 선정되며 영상화가 확정되기도 했다. 이후로도 발표하는 작품마다 영화, 드라마 제작자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활발한 영상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성장 이야기 『미래가 보이는 일기장』으로 돌아왔다.
소설 『미래가 보이는 일기장』은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유품 속에서 발견한 수상한 일기장을 발견한 ‘예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날짜만 쓰면 그날 일어날 일이 자동으로 기록되는 이른바 ‘미래가 보이는 일기장’을 발견한 예윤이 14일 뒤 자신에게 일어날 충격적인 일을 알게 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운명의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14일! 복잡다단하게 펼쳐지는 관계들의 진실이 마침내 드러나게 되는데… 
『미래가 보이는 일기장』이 펼쳐졌습니다. 빨려 들어갈 것 같은 표지부터 인상 깊은데요, 이 책을 쓰게 된 계기, 그리고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삶이 한 권의 책과 같아서, 지금 내가 한 선택의 결과를 미리 펼쳐 볼 수만 있다면!’이라는 상상을 실제로 해본 적이 있어요. 어쩌면 정해진 결말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죠. 그러니까, 지금 나의 선택이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이 만든 상상에서 시작된 이야기예요. 예측하기 어려울 때, 별 게 아닌 일도 상상의 나래로 최악의 결말까지 갔다가 오는 것처럼요. 그래서 주인공 예윤에게 ‘미래가 보이는 일기장’을 선물해봤습니다. 자신이 죽는 미래를 알게 된 예윤의 결단으로 제가 가진 불안도 이겨내 보려고요.
우연히 할아버지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되고, 그 일기장 속 숨겨진 비밀을 시작으로 청소년들의 이야기들을 담았는데요 특히나 이번에 청소년 소설을 쓰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이야기의 원안은 시나리오 기획안으로, 주인공이 국어 선생님이었어요. 원안에서도 청소년들의 에피소드를 담았고, 그 시절을 지나온 선생님이 학생과 함께 서로 회복하는 이야기였는데요. 그렇게 완성되지 못한 채, 제 노트북 속에 잠들어 있었죠. 작년, 출판사에서 청탁 의뢰를 주시며 제안한 방향성 중에 청소년 문학이 있었어요. 작년의 저는 기존에 써보지 않은 글을 쓰는 게 하나의 목표였기에, 한 번도 도전한 적 없던 청소년 문학을 선택했습니다. 그 순간, 이 이야기가 떠오르더라고요! 주인공이 선생님이 아니라 청소년이라면 더 거침없이 달려가는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순식간에 기획안을 고쳐서 이야기의 방향성을 잡아갔던 것 같아요.
학교생활,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학교 폭력, 아이들 사이에 은근하게 깔려 있는 빈부격차, 그리고 청소년 인플루언서까지, 다채로운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미래가 보이는 일기장』을 집필하시면서 가장 고민하셨던 부분이나 담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을까요?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제가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시절을 지나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풀 수 있을까가 우려됐어요. 너무 커버린 어른의 시선으로 아이들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길 바랐고요. 그래서 제 친구이자 선생님인 친구들에게 묻기도 했죠. 요즘의 학교는 어떠냐고. 여러 고민 끝에 결론은 그 시기에 겪는 불안, 친구 관계, 학업 스트레스, 학교 폭력 등에 대한 지점은 과거의 저도 겪어왔던 것이더라고요. 그래서 과거의 저를 떠올리며 제게 해주고 싶은 말을 담았던 것 같아요. 불안하게 만드는 관계보다는 편안한 관계를 택하라고. 네가 소리 없이는 느끼는 죄책감보다는 사과할 용기를 갖자고. 네가 옳지 않다고 확신한다면 눈치 보지 않고 목소리를 내어도 괜찮다고. 그리고 괜찮아 보이는 누군가에게도 각자의 사연이 있다고. 알 수 없는 미래보다 네가 알고 있는 현재를 믿으라고.
『미래가 보이는 일기장』은 어떻게 보면 결말을 추리하는 재미는 물론 각 캐릭터들의 개성이 잘 묻어나는 것 같아요. 기존 작가님의 작품들을 보면 6.25 시대 ‘소녀 첩보원’을 모티브로 한 『래빗』, 모던 걸 시대 양장점 재봉사인 ‘경희’의 이야기인 『경희 : 모던걸 런웨이』, 야간 약국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어둔 밤을 지키는 야간 약국』 등 입체적이고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기도 하고요. 작품을 집필하실 때 배경이나 인물 설정 등은 어디서 영감을 받으시는지 궁금합니다.
기본적으로 시선이 닿지 않아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하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어떻게 알리면 좋을까를 고민해요. 『래빗』의 경우에도 한국 전쟁 당시 소녀 첩보원이 있었다는 사실에, ‘왜 나는 여태 몰랐을까.’라는 것이 큰 충격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을지 고민했고, 스토리텔링이라는 방식을 통해 널리 알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경희 : 모던걸 런웨이』의 경우도 ‘조선 유행 여성 의복 감상회’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패션쇼가 가진 의미에 대해 알리고 싶어서 시작했던 작품이었고요. 『어둔 밤을 지키는 야간 약국』의 시작은 집창촌에서 운영된 약국에 대한 다큐멘터리였어요. 여전히 제가 모르는 세계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많기에 저는 제 시선을 이곳저곳에 의식적으로 두려고 노력합니다. 앞으로도 외면하거나 흐리게 보지 않고 싶어요.
소설 속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나 문장, 혹은 특별히 더 신경을 쓴 장면이 있을까요?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예윤과 수연이 처음 만나서 학교 소개를 해주는 장면입니다. 왜냐하면, 이 시점에 예윤은 수연을 잘 모르지만, 수연은 예윤을 잘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절대 티를 내진 않죠. 그렇게 서로 앎에 대한 격차가 드러나고 이후에 벌어질 모든 일에 복선을 깔아두는 장면이라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가장 공들인 장면은 작품 속 ‘그날’ 다시 마주한 할아버지와 예윤의 대화입니다. 그 대화 속에서 제가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말들이 정리되거든요. 후회뿐인 과거와 불안한 미래보다 현재를 택하라, 그리고 아프다는 건 잘 크고 있다는 걸 잘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 장면에서 대사들을 많이 다듬었답니다.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미래가 보이는 일기장’이 생긴다면 작가님은 어떻게 그 일기장을 사용하시겠어요?
저라면, 엄청 중요한 날을 적어볼 것 같아요. 예윤이 졸업식 날짜를 적어봤던 것처럼요. 그리고 저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여행지의 날씨는 어떨지 미리 알고 싶어서 적는다던지요. 그렇지만, 실제로는 날짜를 적어보지 않을 것 같아요. 작품 속 예윤이의 말처럼 다가올 미래를 아는 건 꽤나 피곤한 일이 될 것 같거든요. (웃음)
마지막으로 『미래가 보이는 일기장』은 어떤 독자분들에게 권하고 싶으신가요? 또 독자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더불어 앞으로 작가님의 작품들도 기대가 되는데요! 이후 어떤 작품을 구상하고 계신지도 여쭈어봅니다.
먼저 차기작 이야기를 하자면, 아마도 밀리의 서재 오리지널로 공개됐던 『연화의 묘』를 다듬어서 내년에 출간하게 될 것 같고요. 막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한 작품들은 아마도 사랑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사랑’의 정의는 다양하겠지만 애정이 있어야 행동한다고 생각하기에 주인공을 변화하게 만드는 사랑은 어떤 모양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자분들께 『미래가 보이는 일기장』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말이라면 ‘응원’인 것 같아요. 과거의 저와 같은 시절을 보내는 청소년들에게 그 시절의 모든 순간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커가는 중이었다고 열렬히 응원하는 마음을 담았거든요. 더불어 지금도 열심히 크고 있는 저와 같은 어른 분들께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웃음) 본질적으로 이야기의 가치는 재미 그 자체에서 나올 테니 부디 재밌게 읽어주시길 바라며 독자분들도 예윤이처럼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결말을 맞이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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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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