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졸음을 날리는 3단계 졸음 퇴치 작전!
제가 만약 회사의 사장이라면 점심 식사 후에는 직원들에게 산책을 하거나 낮잠을 잘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주겠습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가볍게 걷는다면 소화가 잘되어 건강해질 뿐 아니라, 그런 시간에 창조적인 생각들이 떠오를 수도 있기 때문이죠. 또한 적당한 시간의 낮잠은 비만이나 우울증을 해소하고 일의 능률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글ㆍ사진 김형찬
201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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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약 회사의 사장이라면 점심 식사 후에는 직원들에게 산책을 하거나 낮잠을 잘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주겠습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가볍게 걷는다면 소화가 잘되어 건강해질 뿐 아니라, 그런 시간에 창조적인 생각들이 떠오를 수도 있기 때문이죠. 또한 적당한 시간의 낮잠은 비만이나 우울증을 해소하고 일의 능률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사람의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밥으로 점을 찍었으면 산책이나 낮잠으로 하루 생활의 쉼표를 찍어줄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현실은 늘 이상과 달라서 그런 여유를 갖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오후에 일을 하다 집중력이 떨어져 자신도 모르게 깜빡 졸기도 하죠. 정신은 차려야 하니 별수 없이 혈중카페인농도를 높여없는 집중력이라도 짜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결국 몸도 마음도 지치게 되죠. 이럴 때는 기운을 나게 하는 약차를 마시거나, 가볍게 움직여서 몸을 푸는 식으로 기분전환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화장실에 가서 가볍게 세수를 하거나 손을 씻는 것도 몸에 활력을 주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오후의 졸음을 날려줄 방법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마른 세수

첫 번째 방법은 ‘마른 세수’입니다. 물로 씻는 것이 아니어서 이렇게 이름 붙였지요. 그 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우선 손을 따뜻하게 열이 날 정도로 비비고 얼굴 전체를 크게 세수하듯 문지릅니다. 이때 목과 어깨도 문지르고, 머리도 손끝으로 가볍게 두들겨주고 빗질하듯 문지르면 좋습니다.

2. 손가락에 힘을 빼고 눈을 둘러싼 뼈 주위를 돌아가면서 살살 문지른 다음, 양손의 중지 끝 볼록한 부분으로 코의 양옆이 따뜻해질 정도로 문지릅니다. 입 주위는 손가락 끝으로 톡톡 두드리고, 검지와 중지 사이에 귀를 끼고 귀 주위를 가볍게 문지릅니다.

3. 다시 손바닥을 비벼서 얼굴, 목, 머리를 전체적으로 세수하듯이 문질러줍니다.

그런데 여성분들은 화장이 지워질까봐 못하겠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다음 방법을 한번 시도해보세요.


손끝 누르기

두 번째 방법은 손끝 누르기입니다. 방법은 간단한데요. 손톱뿌리 양쪽을 엄지와 검지로 10초 정도씩 꾹 눌러주는 것입니다. 손가락을 모두 해도 채 2분이 안 걸립니다. 눌러주다가 다른 곳보다 유난히 아픈 손가락이 있으면 한 번 더 눌러줍니다. 손가락 끝에는 경맥의 흐름이 시작되고 끝나는 혈자리들이 있어서 이 부분을 눌러주면 전체적인 흐름을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몸이 깨어나면 졸음도 달아나겠지요?

손목욕

세 번째 방법은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도저히 졸음을 참을 수 없겠다면 잠깐 뛰쳐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어디로 가느냐 하면 화장실로 갑니다. 다른 곳으로 가면 눈총을 받으니까요. 볼일도 보고 잠깐 바람도 쐰 후에는 손을 씻습니다. 대충 물만 대는 것이 아니라 아주 정성껏 씻어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손의 모든 부분을 서로 마찰시키면서 씻는 것입니다. 손바닥, 손등, 손가락 사이사이를 말이죠. 그리고 손만 씻지 말고 손목(손과 손목의 연결선에서 10센티미터 정도 위까지)을 같이 씻어줍니다. 손목에는 내관과 외관이란 혈이 있는데 이 두 자리는 일종의 펌프 역할을 합니다. 기혈이 잘 돌도록 도와준다는 이야기지요(이 원리는 발을 씻을 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실제 해보면 정말 신기하게도 몸이 개운해집니다. 물론 이때 물을 계속 틀어놔서는 안 되겠지요.

3단계 졸음 탈출 작전을 폈는데도 계속 졸린다 하면 그때는 정말 어디 조용한 곳에 가서 살짝 졸고 오는 것이 타고난 수명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순리대로 사는 것이 건강에 제일 좋습니다. 우리 몸이 보내는 반응들을 무조건 잠재우지 말고 지금 내 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한 다음, 그것을 해주는 것이 좋다는 말이지요. 몸도 마음이 조금씩 지쳐가는 오후, 내 몸의 순리대로 피로를 풀어준다면 남은 근무시간도 활기차게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나를 다스리는 숨쉬기

내 몸을 엄습하는 피로감을 뒤로하고 열심히 일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 싶기도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끓어오르는 화가 식은 그 자리에는 씁쓸한 우울함이 남고 말이죠. 숨 막히는 세상, 질식사 하기 전에 숨통을 터줄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조금 조용한 장소를 물색합니다. 휴게실도 좋고 건물 옥상도 좋고 정 안 되면 그냥 일하는 자리여도 괜찮습니다(햇볕이 들고 바람을 쐴 수 있으면 가장 좋지요). 허리를 곧게 펴고 목과 허리를 조이는 넥타이나 벨트는 조금 느슨하게 합니다. 그리고 일단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쉽니다. 내쉬는 숨을 따라 화나 우울함이 다 나간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그러고는 혀를 입천장에 살짝 대고 스마일~. 이것으로 숨 쉬기 준비 끝입니다(눈은 떠도 좋고 감아도 좋고 편한 대로 하세요).

이제 호흡에 집중하면서 깊고 천천히 숨을 쉽니다. 억지로 길게 쉴 필요도 없고 숨을 참을 필요도 없고 아랫배에 힘을 줄 필요도 없습니다. 힘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숨이 들고 나가는 것이 느껴지나요? 조금 익숙해지면 이제는 온몸을 통해 숨이 들고 나간다는 이미지를 더해봅니다. 내 몸이 오롯이 느껴지시나요? 이 상태를 잠시 유지합니다. 그리고 이만하면 되었다 싶을 때 마무리합니다. 손을 따뜻하게 비벼서 어깨, 목, 허리 등을 가볍게 문지르고 두들기며 정리하면 좋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생명의 근본적인 기순환을 수승화강(水昇火降)으로 표현합니다. 직역하면 물(水)은 올라가고(昇) 불(火)은 내려온다(降)는 것인데요, 태극기의 태극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자연현상은 이와 반대입니다. 불은 위로 타오르고 물은 아래로 흐르지요. 만약 사람이 자연현상대로 간다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므로 죽는 것이겠지요. 한 생명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명 내부에서 자연현상과 반대되는 기의 흐름이 일어나야 합니다. 외부의 대기압에 쭈그러들거나 터지지 않기 위해 우리 인체 내부에 적당한 압력이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살다 보면 자꾸 ‘화’가 위로 올라갑니다. 열 받는 일도 많고, 머리도 많이 굴려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생명의 근본적인 순환에 이상이 생깁니다. 진료를 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이 균형이 깨져서 단전이라고 표현하는 아랫배 기운은 약해져 있고, 오히려 기운이 위로 치밀어오르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가장 근본적인 기의 순환과 상하균형이 깨져 있으니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지요.

천천히 깊은 숨을 쉬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그리고 특별히 배까지 숨을 내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이렇게 숨을 쉬다 보면 어느새 호흡할 때마다 배가 같이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잠든 갓난아이들의 호흡처럼 우리가 타고난 본래 호흡을 회복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위로 떠오르기만 하던 감정과 머리의 과부하도 천천히 안정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 몸이 원하는 것을 해주면 모든 것은 본래 자리로 돌아갑니다.

이렇게 10분 정도만 호흡 훈련을 하면 뭐라고 말하기 힘든 편안함이 생겨납니다. 물론 그 즉시 상사의 잔소리가 시작될 수도 있지요. 세상이 바뀐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분명 내 안의 무언가는 변화했습니다. 이런 숨쉬기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스트레스를 중화하는 데도 효과가 있고 우리 몸에 부족한 산소를 공급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어깨 뭉침도 풀리고 머리도 안 아프게 되며 피부도 고와지지요. 무엇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아주 잠시지만 오롯이 쉬어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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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한의학 김형찬 저 | 북하우스
낡고 재미없다’ ‘비과학적이고 고리타분하다’는 한의학의 기존 이미지를 깨고,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한의학 정보를 알려주는 책. 저자는 교양의학의 역할을 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생활한의학’이란 개념을 제시한다. ‘생활한의학’은 말 그대로 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한의학적 양생법이다. 원리는 전통적인 한의학의 것이지만, 현대인의 생활에 맞춰졌다.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론에서는 현대에 들어 생활한의학이 필요한 까닭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이 이어진다…

 





한의학과 관련있는 책

[ 일도쾌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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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한의학
4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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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heaeun

2013.03.26

요즘 춘곤증 때문에 정말 힘들었는데!!!! 너무 유용한 정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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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2012.11.27

손끝 누르기와 손씻기는 오늘 바로 써봤는데, 쫌 유효하는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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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

2012.11.26

요새 점심먹고 습관처럼 졸곤 했는데, 마른세수 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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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진정한 성공은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으로 시작하는 에머슨의 시 [무엇이 성공인가]를 읽으면서 하루를 여는 한의사. 병이란 내가 살아온 삶의 결과물이며, 때문에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과 생활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진료의 모토는 ‘You can do it, I can help’.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내 아이가 나보다 조금 더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생활한의학’을 주제 삼아 [프레시안]에서 키워드 가이드로 활동 중이며, 잡지 『큰 글씨 좋은생각』에 ‘건강보감’을 『라이브러리&리브로』에 ‘책 읽는 의사의 북클리닉’을 연재했다.
저서로는 『텃밭 속에 숨은 약초』가 있으며, 역서로는 『간디, 장수의 비결을 말하다』 『공부를 하려면 건강부터 챙겨라』 『건강하게 오래오래』(이하 e-book) 등이 있다. 현재 ‘문화가 있는 건강사랑방’을 꿈꾸며 명륜동에 다연한의원 개원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