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와 어린이의 따뜻한 우정 이야기
어린이 친구들이 좀 더 다양한 정서적 체험을 했으면 좋겠어요. 스마트폰 게임도 재미있고, 유튜브 영상도 재미있지만 그래도 가끔, 아주 가끔이라도 숲에 갈 수 있기를요.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4.21
작게
크게


여기 신기한 풍선껌이 있어요. 꿀 탄 미숫가루나 땅콩잼 맛 같은 고소한 껌을 씹다가, 입김을 불면 풍선이 수박만큼 커져요. 그러다가 풍선이 팡 터지면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리지요. 한 번도 듣지 못한 목소리겠지만 긴장하지는 마세요. 곧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야생 다람쥐 볼록이 나타날 테니까요!

 

『볼록 풍선껌』은 유년 시절, 다른 존재(동물)와 가장 밀도 높은 정서적 관계를 맺는 시기를 아름답고 환상적으로 담아낸 동화입니다. 인간의 품 안으로 동물을 데려와 귀여움을 소비하는 방식이 아닌, 하루와 볼록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교감하는 내용을 그립니다. 숲에 사는 다람쥐와 정말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볼록 풍선껌』의 이정란 작가를 서면으로 만났습니다. 


 

『볼록 풍선껌』을 통해 어린이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작가님께서 직접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햄스터를 키우고 싶은 아홉 살 하루가 편의점에서 산 볼록 풍선껌으로 숲속 다람쥐 볼록과 만나 소통하면서 자연 속 생명의 소중함, 나아가서는 모든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판타지 동화예요.

 

『볼록 풍선껌』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도, 풍선껌으로 사람과 동물이 이야기를 나눈다는 판타지한 컨셉이 섞여 있어요. 이런 특별한 이야기를 쓰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지만 선천적인 폐 이상으로 키우지 못하는 아이가 저희 집에 있어요. 아이는 꼭 키우고 싶다고 여러 번 말했지만 저는 무조건 안 된다고 했지요. 실망 가득한 표정으로 돌아서는 아이 뒷모습이 슬퍼 보였어요.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그래서 마을 공원 뒤에 있는 숲에 산책을 가자고 제안했어요. 산책을 가기 전, 편의점에 들렀고요. 그곳에서 아이는 아이스크림을 샀고, 저는 풍선껌을 샀어요. 저는 아직도 풍선껌이 좋아요. 어릴 때 아주아주 시골에서 살았는데, 초등학교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구불구불한 산길을 한 시간씩 걸어 다녀야 했거든요? 그 힘든 등굣길과 하굣길을 조금 덜 힘들게 도와준 것이 바로 풍선껌이었어요. 풍선을 훅훅 불어 터트리면 다리 아픈 줄도 몰랐지요. 6년간 결석 한 번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풍선껌, 그 풍선껌에 마법의 힘을 넣어 이야기를 써 보았어요. 저희 집에 있는 아이를 떠올리면서요.

 

『볼록 풍선껌』은 2학년 여자아이 하루와 야생 다람쥐 볼록의 아름다운 교감을 다루고 있어요. 작가님이 쓰신 다른 책에는 유기견이 등장하고요. 계속 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쓰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어렸을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아했지만 동물들과 나누는 눈빛의 대화도 좋아했어요. 가만히 서서 들여다보고 있으면 제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지요. 누구보다 순수하고 절실함이 가득한 눈빛으로 말이에요. 그 순수함을 어린이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살아가는 일에 대한 절실함도 이야기해 주고 싶었어요. 해 질 무렵 제 몸집보다 몇 배는 더 큰 먹이를 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개미를 마주친 적이 있다면 제 말의 뜻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순수함과 절실함, 저는 그 두 가지가 전부인 것 같아요. 살아가는 데 그 두 가지 이상 필요한 것이 또 있을까요? 순수한 마음으로 주어진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어린이들에게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쉽지만 ‘헤어짐’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볼록 풍선껌』에는 이런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 주고 싶으신가요?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계절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또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인 것 같아요. 물론 헤어짐은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이지요. 그렇지만 때가 되어 헤어지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어요? 대신 저는 만나는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한답니다. 작은 말 한마디로, 경솔한 행동 하나로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말이에요. 순간순간이 모두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말이에요. 그래야 우리는 더 멋진 한 계절을 맞이할 수 있을 테니까요. 여러분의 멋진 만남과 이별을 응원해 주고 싶어요.

 

작가님은 어른인데도 어린이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볼록 풍선껌』에 나오는 하루와 친구들의 말투와 행동을 보면, 이런 친구들이 정말 옆에 있을 것만 같아요. 동화를 쓰실 때,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으시나요?

어린이들의 대화는 신기하게도 제 귀에 쏙쏙 들어와 박혀요. 그렇다고 몰래 엿들은 것은 아니에요. 한마디, 한마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을 하니 제 귀에 들어올 수밖에 없는 거지요. 이 책에 나오는 어린이들의 말은 길에서 들었던 어린이들의 말투를 그대로 따라 해 본 거예요. 너무 귀여워서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답니다. 어쩌면 이 책을 읽다가 ‘어, 이건 나도 자주 하는 말인데?’라고 생각되는 친구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책을 작업하시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 언제일까요?

다산어린이 편집자님과 작업하는 모든 과정이 즐거웠어요. 이것은 제 진심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한 마음을 꼭 전하고 싶어요. 아, 그리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 주신 모루토리 그림 작가님께도요. 작가님의 그림을 따로 인쇄해서 사방 벽에 걸어 두고 싶은 마음이에요. 

 

새로이 준비 중인 동화가 있다면 살짝 얘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놀고 싶어 하는 일개미 이야기를 재미있게 쓰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또 동물 이야기가 되었네요. “우리는 왜 일만 해야 하는데?”라는 불만으로 시작하는 글인데 놀지도 못하고 공부만 해야 하는 어린이들도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어린이 친구들이 좀 더 다양한 정서적 체험을 했으면 좋겠어요. 스마트폰 게임도 재미있고, 유튜브 영상도 재미있지만 그래도 가끔, 아주 가끔이라도 숲에 갈 수 있기를요. 숲이 너무 멀리 있다면 가까운 공원이라도 좋아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들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세요. 분명 주위의 모든 것들이 새롭게 다가올 거예요. 나아가 그 중심에 선 자신도 새롭게 느껴질 거고요. 올봄, 자연 속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생각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0의 댓글

볼록 풍선껌

<이정란> 글/<모루토리> 그림

출판사 | 다산어린이

Writer Avatar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