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대가의 신을 향한 절대적 헌사 -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
존 콜트레인은 음악을 통해 신에 대한 사랑을 표현해내곤 했습니다. 이 앨범에서는 특히나 그러한 주제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승인’, ‘결의’, ‘추구’, ‘찬미’의 네 트랙으로 이루어진 앨범 구성에서는 신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네요. 대중적인 사운드와는 조금 거리가 있음에도 이 앨범은 스터디 셀러의 반열에 올라있습니다. 이번 주에 소개해드릴 명반, 존 콜트레인의 입니다.
글ㆍ사진 이즘
201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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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콜트레인(John Coltrane) (1965)


신을 향한 절대적 사랑을 모던 재즈로 창조해 낸 색소폰니스트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과 그의 클래식 쿼텟(Classic Quartet)은 앨범 을 통해 창조의 정점을 그려낸다. 두 번째 부인 앨리스 콜트레인(Alice Coltrane) 사이에서 출생한 아들을 허락한 신(God)을 향한 헌사를 담은 본격적인 재즈 컨셉 앨범(concept album)이자, 20세기 모던 재즈사에 길이 남을 재즈 스피릿(Jazz Spirit)의 표상이다.

앨범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 먼저 당시까진 클래식에서나 목격됐던 뚜렷한 주제의식(컨셉)에 의거한 최초의 모던 재즈 앨범이었다는 것. 신을 향한 그의 절대적 사랑을 표현한 연주는 acknowledgement(승인) / resolution (결의) / pursuance(추구) / psalm(찬미), 총 4개의 제목으로 구성되었는데, 이 4부작 형식을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아들을 허락하신 신을 향한 감사의 마음이다. 아들을 얻은 직후, 기쁜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하기로 그는 결심했고, 일체의 모든 스케줄과 약속을 뒤로 하고 1달 동안 두문불출 끝에 본 작을 구상하고 1964년 12월, 녹음에 들어갔다.

이런 묵직한 컨셉을 표현해 낸 콜트레인의 색소폰 연주는, 그렇기에 영적(spiritual)이며 장엄함(majestic)으로 발현된다. 에서 들려준 이 오묘하고도 유장한 솔로는 이후 존 콜트레인의 상징으로 자리했고 수많은 재즈 뮤지션들을 비롯, 70년대 재즈 퓨전 사단의 거장 존 맥러플린(John Mclauglin)과 라틴 록의 지존 산타나(Santana)에게 스피리츄얼(spiritual)의 영험한 기운을 선사한다. 실제로 이 두 기타 거장은 1973년 만나 녹음한 앨범 의 오프닝으로 첫 곡 「Acknowledgement」를 채택하며 창작의 영감을 선사한 대가를 향한 오마주를 행한다.

또 하나의 족적이란, 앨범이 발표될 당시 미국 내 흑인 커뮤니티에서 불거진 민권운동과의 연관성이다. 콜트레인이 그려낸 재즈와 가스펠 음악의 진한 고양감은 당시 주류 미국 사회의 흑인에 대한 억압에 맞선 자유의 열망과 오버랩되며, 콜트레인의 신을 향한 찬미의 메시지는 그들이 교회에서 무의식적으로 흡수했던 복음이자 자유를 향한 메시지와 동의어로 받아들여진다. 색소포니스트 아치 셉(Archie Shepp)은 “ 이 발매된 시점이 흑인들의 저항이 고조되던 때와 일치한다.” 라 증언한다. 거리에 뛰어나온 흑인들은 행진하며 맬컴 엑스(Malcom X)의 설교를 경청하며 세상의 모든 신을 향한 헌사를 노래한 과도 통했던 셈이다.

존 콜트레인 특유의 유창하고 거친 사운드 스케이프로 일관한 앨범은 지금의 기준에서도 결코 대중적으로 들리지 않았음에도, 판매는 꾸준히 이뤄져 1970년엔 골드(gold)를 기록하고, 급기야 플래티넘을 획득하며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른다. 특히 발매당시 일반 스테레오(stereo) 버전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흑인과 히스패닉을 위해 저가의 모노(mono) 버전 2종으로 제작된 점도 특이하다.

프레스티지와 어틀랜틴을 거쳐, ABC 파라마운트 산하 재즈 레이블 임펄스(Impulse!)의 창단 멤버로 들어온 존 콜트레인이 다섯 번째로 발표한 본 작은, 그가 평소 추구했던 인도 아랍 스케일을 연상시키는 모달(modal)에 입각, 거침없는 솔로로 영적(spiritual)인 면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주력했고, 그 결과 인도와 아프리카음악, 가스펠과 사이키델릭이 만난 4곡의 하드 밥이 탄생된다.

창작의 원동력이자 임펄스 시절 내내 함께하며 그의 사운드의 추진력이 되어준 클래식 쿼텟의 활약 또한 주목할 만하다. 맥코이 타이너(Mccoy Tyner)의 피아노는 존 콜트레인의 신들린 솔로에 격정적으로, 때론 영적으로 충만한 유장한 선율엔 서정적이고 조응하며 최상의 조력을 선사한다. 베이시스트 지미 게리슨(Jimmy Garrison)이 처음 선보인 4도 베이스라인(4개의 현을 동시에 뜯는 주법)은 첫 곡 「acknowledgement」에서 끊임없이 재현되고, 엘빈 존스(Elvin Jones)의 격렬한 솔로 드러밍은 정확한 박자감과 병행하며 앨범 전체의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글/ 정우식(jassbo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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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