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온 로봇, 어라운드와 에어카트
어라운드와 에어카트는 첨단 로봇 기술을 일상생활로 가져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점에서 굳이 필요 없는 값비싼 기능은 모두 빼고 꼭 필요한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한 덕분이다.
글ㆍ사진 최영준(동아사이언스 기자)
201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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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라운드(AROUND)

 

“엄마, 이게 뭐야?”


로봇이 윙 소리를 내며 다가가자 아이가 물었다. 로봇을 쓱~ 한 번 훑어보더니 바로 용도를 알아챈 모양이다. 팔을 뻗어 가지고 있던 책을 로봇 위에 올려놓는다. 책을 실은 로봇은 볼일이 끝난 듯 아이를 지나쳐 다른 사람 옆으로 이동했다.


11월 6일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예스24 중고서점 F1963점. 2주 전부터 서점 안에는 로봇이 돌아다니고 있다. 이 로봇은 예스24와 네이버랩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자율주행 책 운반 로봇 ‘어라운드(AROUND)’다.
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어라운드가 반긴다. 바퀴가 달려 있어 울퉁불퉁한 바닥도 잘 다닌다. 사람과 충돌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어린이가 걷는 속도와 비슷한 초속 50cm로 천천히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두 자녀를 데리고 방문한 조미진 씨는 “어라운드를 오늘 처음 봤는데 놀랍고 신기하다”며 “보통 책을 읽고 직접 꽂아놓거나 직원에게 줘야 하는데, 그럴 필요 없이 로봇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돼 편리하다”고 말했다. 박용성 예스24 F1963점 매니저는 “책을 읽은 뒤 아무데나 놓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어라운드가 오가며 수거해줘 직원들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점 한쪽에서는 책을 가득 실은 카트를 직원이 끌고 가고 있다. 한눈에 봐도 카트가 꽤 무거워 보이는데 직원의 표정은 편안했다. 일반 카트가 아니라 예스24와 네이버랩스가 공동 개발한 전동카트인 ‘에어카트(AIRCART)’였다.


사람이 카트를 미는 힘을 보조해 줘서 100kg 이상 책을 실어도 빈 카트를 미는 것처럼 힘이 거의 들지 않는다. 에어카트는 최대 160kg까지 힘을 낼 수 있다. 필자가 직접 카트를 붙잡고 밀어 보니 전원을 켰을 때와 껐을 때 드는 힘 차이가 상당했다. 일반 카트로 매번 많은 책을 운반한다면 하루만 일해도 팔에 무리가 올 것 같았다. 박 매니저는 “로봇이 도입된 뒤 직원들의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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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카트(AIRCART)

 

일상생활로 들어온 첨단 로봇 기술


어라운드와 에어카트는 첨단 로봇 기술을 일상생활로 가져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점에서 굳이 필요 없는 값비싼 기능은 모두 빼고 꼭 필요한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한 덕분이다.


어라운드의 경우, 지도 제작 등 값비싼 센서가 필요한 기능은 전담 로봇을 따로 두고 어라운드는 클라우드 컴퓨터에서 정보를 수신해 움직인다. 그 결과 기존 자율주행로봇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의 제작비로 저렴하게 만들 수 있었다.


에어카트는 근력을 강화하는 웨어러블 로봇에 사용하는 힘 센서를 전동 카트에 적용했다. 힘 센서는 사람이 힘을 주면 센서 안에 있는 얇은 금속 박막의 길이가 변하면서 저항이 달라지는 현상을 이용한다. 어라운드와 에어카트 개발을 총괄한 네이버랩스 관계자는 “힘을 많이 주면 저항이 커지고, 여기에 맞춰 모터가 내는 힘도 증가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또 센서가 동작과 방향을 인지해 주기 때문에 방향을 바꿀 때도 힘이 들지 않고, 비탈길이나 내리막길에서 카트를 놓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해 안전하다.

 
네이버랩스 관계자는 “에어카트처럼 직원들의 편의를 위한 기기를 개발해 달라고 의뢰하는 것 자체가 예스24가 좋은 회사라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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