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신을 알라』 가 다루는 주제는 르네상스를 시작으로, 바로크, 계몽주의, 그리고 독일 관념론으로 이어진다. 기존의 철학사와 비교한다면, 즉 철학의 시대적 분류와 관련해서라면 이 책은 불친절하다. 프레히트가 말하는 이 책의 목적은 일련의 분류를 [그저 일목요연하게 개관하는 것]이다. 기존의 철학사들이 손에서 놓지 못했던 [시대 구분과 같은 형식적인 틀의 문제]에 구애받고 싶지 않은 것이 그 이유다. 가령, 르네상스의 시작과 끝이 언제인지, 바로크는 역사적 시기인지 예술 양식인지, 어떤 [시대]라는 것이 과연 존재할 수 있는지 같은 것들은 프레히트의 관심사가 아니다.
형식으로부터의 자유가 만든 틈을 대신 채우고 있는 것은 철학사적 행간들, 즉 이야기다. 프레히트가 [시대적 육체성과 생물학]이라 표현하는 각 철학 시대의 현장감은 이 책의 구석구석에 포진해 역사, 정치, 사회적 사건들을 하나로 묶어 내는 아교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시간 순서대로 나열되는 이런 이야기들은 [물줄기가 거의 바뀌지 않는 강]처럼 흐르며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을 향해 내달린다. 르네상스에서 독일 관념론까지, 철학자와 철학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해 나가는가?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자체가 이미 철학적 문제이듯, 철학자와 철학의 역할이 만들어 내는 변화의 모습은 또한 그 자체로 이미 철학의 역사라는 게 프레히트의 신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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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을 알라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저/박종대 역 | 열린책들
좋은 삶, 정의, 자연과 우주와 인간, 신의 존재 등은 우리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고민의 지점이다. 따라서 철학적 발전의 교차점에서는 언제나 지난 시대의 이론과 현재의 사고로 이어지는 연결선이 그어진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