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잘 지내고 싶다면, 기질을 알자
"기질이 능력이라는 점을 인정하면 아이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면서도 불안하지 않게 돼요. 부모가 안심해야 아이도 안심하고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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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배려심이 없을까?”

“왜 하나를 끈기 있게 못할까?”,

“왜 이렇게 조심성이 없을까?” 

아이의 행동을 문제로 보고 있는 인식에서 출발한 질문입니다. 


아이를 키우며 같은 고민으로 상담소를 찾는 부모를 보면서 기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조윤경 저자. 기질이 능력이라는 점을 인정하면 아이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면서도 불안하지 않게 된다. 부모가 안심해야 아이도 안심한다. 문제 속에 숨겨진 기질을 찾고 그것을 능력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조윤경 저자는 『왜 아이가 문제라고 생각했을까』를 썼다. 



표지에 적힌 “도대체 누굴 닮아 저럴까” 카피가 공감이 가서 웃음이 났습니다. 부모라면 한 번쯤 해봤을 생각이나 말일 것 같아서요. 저자분도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생각을 하셨나요?

네, 했어요. 수도 없이 했어요. 내 배에서 나왔는데도 속을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왜 저럴까?”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았죠. 겪어 봤으니까 답도 알려 줄 수 있고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로 이끌어 줄 수 있다고 믿었는데 도통 말을 듣지 않는 딸이 답답했어요. 아이는 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 이건이래서, 저건 저래서 안 한다고만 하니까요. 나중에 많은 아이들을 직접 만나 상담하고 나서야 인정하고 받아들였어요. 딸과 저는 추구하는 욕구와 행복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요. 그때부터 아이와의 진정한 소통이 시작됐어요. 나는 딸을 이해하지 못해서 화난 게 아니라, 이해하고 싶지 않아서 화를 냈던 거였어요.

아이들의 타고난 기질에 주목하게 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부모의 감정은 말하지 않아도 아이한테 전달됩니다. ‘나’를 문제로 여기는 부모 앞에서 어떻게 아이들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겠어요. 있는 그대로 사랑받지 못한 아이의 수치심이나 낮은 자존감으로부터 문제 행동이 나타나게 됩니다. 기질이 아이의 성장에 그만큼 중요한 것이죠.  

사실 가족도 타인이에요. 가까운 타인. 그것을 인정해야 해요. 모든 인간은 무언가를 믿고 있어요. 허무주의자조차 삶이 의미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에요. 중요한건 이거에요. 무엇을 믿어야 하나? 서로가 타인이라는 걸 인정하되 다름이 관계를 훼손할 없다고 믿어야 해요. 기질 공부가 중요한 이유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상대가 어떻게 나와 다른 사람인지 알려주는 초석이 되기 때문이에요. 다름을 인정하면서부터 자녀와 진실로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책 속에서 육아 갈등은 기질 차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는데, 어떤 기질들이 있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제가 20년간 가족 상담을 해보니 상담소에 오는 부모들의 고민이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육아 고민에는 유형이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제 경험과 기질 이론들을 바탕으로 기질을 10가지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에너지의 방향이 다른 내향형과 외향형, 집중하는 대상이 다른 배려형과 감정형, 자극에 다르게 반응하는 자극 추구형과 위험 회피형, 일관성 유무에 따른 감정형과 이성형, 의존의 대상이 다른 자율형과 타율형입니다. 기질을 있는 그대로 인정받지 못한 아이의 수치심이나 낮은 자존감이 문제행동이 되는 거예요. 기질이 능력이라는걸 인정하면 더이상 아이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불안하지 않게 되요. 부모가 안심해야 아이도 안심하고요.

책 속에서 아이뿐 아니라 부모 역시 타고난 기질을 알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부모의 기질을 아는 게 아이한테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보통 부모가 아이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말하지만, 아이가 부모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해요. 아이도 부모에게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는지 알아야 불필요한 기대나 실망을 피할 수 있어요. 즉, 부모와 아이는 서로에게 ‘사용 설명서’를 제공해야 해요. “엄마는 너보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자주 잊어버릴 수 있어, 그러니까 엄마가 너와의 약속을 잊은 거 같으면 한 번 더 얘기해 줘.” 이런 식으로 부모도 자신의 한계를 아이에게 알려야 합니다. 아이에게 약점을 노출하는 걸 피하지 마세요. 그래야 아이도 부모가 모든 걸 해줄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어요.



책 집필을 딸과 함께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육아 책을 딸과 함께 쓰는 경우는 처음 봤는데, 어떤 방식으로 같이 집필을 하게 된 건지 비하인드 스토리 좀 알려주세요.

저자 : 예전에 EBS <달라졌어요> 에서 출연한 뒤 집필 권유를 받았는데 용기가 안 났어요. 육아에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랬는데 딸이 그러더라고요,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위로하는 책을 쓰자고 그래서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말하고 딸이 기록하고 정리하고 그런 매일의 연속이었어요. 딸이 매일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며 고생을 많이 했어요.

딸 : 네, 제가 어머니께 적극 권유했어요. 상담소에 찾아오는 분들이 육아 고민을 호소하면서 자신이 부족한 엄마가 아닐까 자책하는데, 그렇지 않거든요. 오히려 최선을 다해서 아이를 키운 분들이 찾는 게 상담소에요. 너무 열심이다 보니 아이에게 보상심리도 생기도 분노도 생기는 거거든요. 그렇게까지 무리하지 않으면서 가족 간에 거리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상담을 받아볼 기회가 없는 분들도, 책을 통해 가정이 보다 편안해졌으면 해요.

성장과정 중 엄마(부모)와의 기질 차이로 인해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 있었고, 그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셨는지. 

딸 :  어릴 때 엄마가 원하던 학업 방식과 제 공부하는 방법이 달랐어요. 저는 자율적이고 감정적인 사람이다 보니 ‘싫다’는 감정이 정확하게 느껴졌어요. 엄마는 타율적이고 이성적이었기 때문에 제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서로의 힘겨움을 알아주지 못하고 자신의 힘겨움만 내세웠던 시간이었죠. 그러다 성인이 되고나서 어머니가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셨어요. “우린 다른 사람인데, 내가 받고 싶었던 것들을 너한테 주면서 네가 행복하기를 바랬다. 앞으로는 너의 선택을 존중하고 믿어줄게.” 제 두 손을 잡고 말해주시는데, 목 안이 시큰하고 뜨겁더라고요. 그때부터 엄마를 보호자나 권력자가 아닌 나와 같은 부족한 인간으로 받아들이고 진실로 사랑하게 됐어요.



기질을 존중한다는 것은 아이의 타고난 특성에 따라 양육 태도를 달리 해야 한다고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둘 이상의 자녀를 기르는 부모, 아들과 딸을 키우는 부모의 경우는 어떤가요?

우선 자녀가 두 명 이상인 경우에 첫째와 둘째 아이 마음을 알아주라고 이야기해요. 엄마는 하나고 아이는 둘이니 매일이 경쟁이잖아요. 엄마의 사랑도, 장난감도, 간식도 모두 나누어 가져야 하니까 아이들은 마음속에는 이에 대한 억울함과 분노가 있어요. 그래서 양쪽 아이의 마음을 따로따로 읽어주는 시간이 필요해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키울 때는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해요. 무한 경쟁 사회이다 보니 여자아이에게는 예전처럼 얌전함과 착함을 미덕으로 가르치지 마세요. 그리고 남자아이를 키울 때는 부족한 공감 능력을 키워주려 노력하세요. 남자아이는 원래 무심해 하고 넘기면 아이의 성장은 거기서 멈추는 거예요.

『왜 아이가 문제라고 생각했을까』를 읽는 부모들에게 선배 부모로써 마지막으로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가족도 가까운 타인이에요. 이심전심이라는 말은 있을 수가 없어요. 엄마라고 해서 아이의 마음과 생각을 멋대로 추측하면 안돼요. 상대를 다 안다고 이해하는 순간 오해가 시작되는 거예요. 내 주관에 맞게 아이를 평가하고 판단하면 티내지 않아도 아이에게 상처가 되요. 아이를 관찰하고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해주세요. 그리고 믿어주세요. 내 뜻을 고집하면 나를 따라주지 않는 아이에게 분노하게 됩니다. 화내지 않으려면 아이가 내 뜻대로 클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내려놓아야 합니다. 아름다운 포기를 배우시고 보다 아이와의 관계에서 편안해지기를 바랍니다. 





*조윤경

미술치료 1세대이자 20년 경력의 가족 상담 전문가. 성균관대학교 미술교육학 학사, 경기대학교 미술치료 석사 및 미국 ACADCI College 중독 상담학 미술치료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I C&RC 통합 예술 상담 전문가과정 교수, 경민대학교 미술치료 교수, 윤색채심리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EBS <달라졌어요>에서 분노 장애 아동 대상으로 가족 치료를 진행했고, 삼성을 비롯, 여러 기업과 협회, 교육청 등 전국 각지에서 부모 교육, 미술치료 워크샵, 기질 테라피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는 기질 테라피 강연과 기질 테라피 전문가 양성에 힘쓰고 있다.




왜 아이가 문제라고 생각했을까
왜 아이가 문제라고 생각했을까
조윤경 저
비타북스(VITA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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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