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 풍'이 하나의 트렌드였던 시기도 있었지만 최근엔 딱히 '몇 년도 복고풍'으로 칭하지 않아도 옛것과 요즘 것의 매력이 한데 혼합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좌측부터) Monique Lhuillier PF 2016 look book / Carven Resort 2016 look book / Mother of Pearl Resort 2016 look book
레트로 스타일은 패턴을 통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다. 플라워, 도트 패턴 등을 그 나름의 조금은 촌스러운 느낌을 살려 스타일링 하는 것이 관건인데 트렌디하게 풀어내자면 Mother of Pearl에서 스타일링한 양말과 샌들에 주목하길!
(좌) Jill Stuart Resort 2016 look book (우) Carven SS 2016
레트로 룩은 6-70년대로 내려갈수록 스커트나 원피스에서, 8-90년대로 올라올수록 팬츠 디자인에서 그 특징이 잘 살아있다. 올해 가장 주목할 팬츠 디자인은 세미 부츠컷으로 Jill Stuart처럼 발목까지 떨어지는 길이에 주목해보자. 슈즈는 너무 높지 않게 블로퍼나 미들 힐 등과 매치하는 것이 포인트다.
(좌측부터) Mother of Pearl Resort 2016 look book / Stella McCartney Resort 2016 look book / Jill Stuart Resort 2016 look book
80년대 이후로 민소매 원피스나 베스트 안쪽에 블라우스나 셔츠를 레이어드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었는데 한동안 주춤하는가 싶더니 작년 FW 시즌부터 니트 베스트, 뷔스티에, 슬립형 드레스 등이 인기를 얻으며 다시금 트렌디하게 떠오르고 있다. 안쪽에 매치한 셔츠나 블라우스가 기존엔 단순히 '받쳐 입는' 용도였던 것에 비해 올해는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좌측부터) Tory Burch SS 2016 / Paul & Joe SS 2016 / Carven SS 2016
그런가 하면 최근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던 반팔 니트 탑의 등장이 눈길을 끈다.
대체적으로 타이트한 핏에 네크라인을 따라 배색을 다르게 한 클래식 디자인이 주를 이뤘지만 스타일링만큼은 천차만별이다. Tory Burch는 화려한 패턴이 들어간 퀼로트(여성용의 스커트형 팬츠)를 매치해 우아한 모습을 만들어냈고 Paul & Joe는 하와이안 풍의 패턴이 들어간 스포티 쇼츠를 매치해 캐주얼하게 표현했으며 Carven은 발등까지 덮는 부츠컷을 매치해 가장 '복고'스러운 스타일을 보여주는 등 비슷한 디자인의 니트 탑이지만 다양한 매칭을 통해 전혀 다른 시대를 경험할 수 있었다.
(좌) Topshop Resort 2016 look book (우) Sonia Rykiel Resort 2016 look book
레트로를 말하면서 '데님'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2015년 복고풍 데님은 '청 재킷'으로 만날 수 있었지만 올해 눈여겨볼 아이템은 팬츠와 스커트다. 팬츠는 부츠컷 또는 와이드 스타일로 허리선이 높게 잡히고 발목까지 떨어지는 길이감이 핵심이다.데님 스커트의 경우 A 라인, H 라인 모두 무릎 아래로 내려가는 미디 렌스가 포인트로 낮은 굽의 플랫, 샌들, 블로퍼 또는 플랫폼처럼 편안한 슈즈를 매치해보자.
(좌) Philosophy SS 2016 (우) Red Valentino Resort 2016 look book
프릴, 러플, 리본, 레이스처럼 여성스러운 디테일을 애정 하는 걸리시 룩 또한 레트로 스타일의 하나다.
걸리시 룩은 매우 새롭거나 유니크한 아이템 대신 클래식한 아이템을 주로 매치하는데 스텐다드한 드레스 디자인과 패터 팬 칼라, 양말과 함께 매치한 옥스퍼드 슈즈 등 걸리시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Red Valentino의 룩북을 통해 그 특징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김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