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각도에서 콜드플레이가 연상된다. 음악 자체의 어떤 유사점 보다는 현재 씬에서의 입지나 비비드한 색감 때문이다. 트랜드를 벗어나지 않고 대중의 곁에 서있으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현재진행형 록스타’인 것도 궤도를 같이 한다. 화려하고 다채로운 것도 역시나.
2년 5개월 동안 벼르고 벼른 7집은 선명하고 아름다운 채색이 돋보인다. 건반 중심의 쪼개지는 연주는 캔버스 전반을 점묘처럼 촘촘하게 찍어 나간다. 악기가 내는 톤은 찬란하고 이를 터치하는 손길은 정확하고 세심하다. 이들의 음악이 빛처럼 반짝거리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런 디테일 때문이다. 한발자국 떨어져 보면 심플한 형상이지만 들여다볼수록 고운 입자들이 살아있다.
감각적인 비트도 음악에 신선함을 더한다. 묵직한 비트에 특유의 질주감을 더해 곡들은 웅장하고 스펙터클해졌다. 전작이 우울로 향하는 침전이었다면 이번에는 속도와 진전을 택했다. 리프를 반복하면서 확대시키고 점진적으로 스케일을 키워나가는 구성은 명료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현실감 없이 유니크한 사운드들은 상상 속을 더욱 내달린다.
전곡이 타이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곡 마다 개성이 특출하다. 「Dream catcher」는 신디 사운드로 감정을 고조시키고 「희망고문」은 동양적인 멜로디가 착착 감긴다. 「이명」은 무심한 보컬과 요동치는 연주를 대비시켰고, 「Full moon」에선 전투적인 스트링과 남성적인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포근하게 느껴지는 미성이 「Sing for me」에서 흐르다가 히든 트랙 「Too late」에선 청순한 맨얼굴을 드러낸다.
김종완의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바스라질 것 같지만 발음을 망가뜨리지 않는다. 메시지는 분명히 전달하면서 세련됨을 놓치지 않는다. 추상적인 단어들, 중의적인 가사들은 다양한 해석을 만들어낸다. ‘힘을 내렴 겁에 질려 떨고 있는 마음아(「Let the hope shine」 중)’ 같은 말을 거는 듯한 말투는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데 큰 몫을 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큰 위안으로 다가올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무지개를 연주하는 소년』에는 ‘광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것은 빛에 메시지를 담아 연주하는 특수한 능력인데, 이 빛 조각들을
김반야(10_ban@naver.com)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민재씨
2016.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