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초록담쟁이'의 컬러링북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아름다운 날들을 회상하게 하는 그림은 지친 마음을 늘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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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담쟁이 작가

자연을 닮은 소박한 그림으로 이야기를 건네는 초록담쟁이의 컬러링북!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아름다운 날들을 회상하게 하는 그림은 지친 마음을 늘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마음의 방에서 솟아나는 문장과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일이 바로 그림’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사계절 컬러링북』『노스탤지어』에 수십 컷의 일러스트와 컬러링 그림을 담았다.

『사계절 컬러링북』은 사계절의 아름다운 풍경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했다. 누구나 하나쯤 간직하고 있을 만한 추억을 소환하여 사랑스러운 인물과 함께 실었다.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을 캡처해 놓은 듯한 그림은 잊고 지냈던 아련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노스탤지어』에는 ‘함께’였기에 행복했고, 위로가 되었고, 아름다웠던 나날들에 대한 그림을 모아 실었다.



작가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그리움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초록담쟁이입니다. 자연과 유년의 기억, 우리가 함께 했던 아름다웠던 시절을 그리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현재, 작은 마을에서 아담한 그림 작업실을 꾸려 다양한 일러스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클래스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고요. 살아온 모습,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를 그림과 이야기에 담고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그림에는 늘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야기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제가 바라보고 걷는 시선의 방향이 지금의 세상과는 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빠르게 달리며 시절의 모습을 바꿔 가는 속도의 말에 올라타기보단 고요하고 천천히 흐르는 삶을 지향하며, 잊어버린 것들을 탐색하고 그림에 담으며 살고 있으니까요. 그림을 그리며 새삼 알게 된 것은 이러한 그리움과 동경이 저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지금은 일상의 순간들을 초 단위로 포착하여 저장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정작 다시 보고 싶은 풍경은 사진이나 동영상에 남아 있지 않아요. 시간이 지나고 그리워질 일상의 풍경은 손에 쥘 수 없는 거죠. 

저는 이런 남아 있지 않거나 잊힌 기억들에 대해 그립니다. 우리 모두에게 있었던, 작지만 반짝이는 순간들에 대한 것들이요. 함께였기에 작은 일에도 기뻐하고 감사하며 모든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 수 있었던, 마음속의 유년 시절을 좇아 이야기를 캐내지요. 가난한 마음을 서로의 온기로 채워 충만한 순간을 만들어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그림을 그리게 하고 이야기하게 합니다.

그림은 언제부터 즐겨 그리셨나요? 그림 작가가 되시기까지의 여정이 궁금해요.

제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어느 날 우리 가족은 강원도 산골로 이사하게 되었어요. 가정 형편이 극도로 어려워져 온 가족이 길에 나앉게 되었는데, 친척분의 도움으로 강원도 산골의 빈 농가에서 살게 된 거지요. 아흔아홉 구비의 고갯길을 넘고 나니 산과 논으로 둘러싸인 작은 집이 나타났어요.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저에게 사방 가득한 초록의 향연은 정말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마치 이상한 세계에 떨어진 앨리스가 된 기분이었으니까요. 그렇게 나이 서른이 조금 지난 그해 여름, 저의 두 번째 유년 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도시를 떠올리게 하는 어떤 것도 없던 그곳,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 속에서의 하루하루는 참으로 경이로웠어요. 가난했던 그날들은 혹독하고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감사로 견뎌낼 수 있어 더없이 소중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성장하고 어른들의 상처는 치유되며 8년의 시간을 보냈어요. 동화 같던 그 시간은 제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저는 그날들을 이야기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너무나 특별하고 소중해 오랫동안 놓고 있었던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어요.

『사계절 컬러링북』과 신간 『노스탤지어』가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컬러링북을 출간하시면서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나요?

독자분들이 컬러링을 하면서 그림에 담긴 이야기들을 음미하시길 원했어요. 손으로 하나하나 그려 나가는 시간 동안 자신들의 추억을 포개어 보고 채색이 완성되었을 때에는 나의 그림, 나의 이야기가 되는 경험을 하시길 바랐지요. 단순히 색을 칠하는 행위에서만이 아니라, 나에게도 있었던 아름다웠던 날들의 이야기들을 소환하여 그 속에 잠기는 시간을 가짐으로 위로와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신간 『노스탤지어』가 『사계절 컬러링북』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계절 컬러링북』을 접하신 독자분들이 아쉽다고 말씀하신 부분이 수채를 사용하기에는 종이가 얇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두 번째 컬러링북을 준비하면서는 종이를 더 두껍게 해서 수채도 사용하기 좋게끔 했어요. 색연필뿐만 아니라 물감, 마카와 같이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기에 편리해졌지요.

내용에 있어서도 조금 더 깊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요.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네 어린 시절에 대한 공통적인 정서를 가진 그림들이 많이 실렸어요. 복잡해진 사회 속, 코로나의 위기 등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모든 관계가 단절되어 버린 지금인데요. 일상 속 잠시 쉬어 가는 시간, 『노스탤지어』를 통해 우리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음을 떠올리며 따뜻한 기억들에 잠겨 있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가님의 컬러링북과 그림을 사랑해 주시는 독자들에게 전할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사계절 컬러링북』 출간하고 나서, 독자분들이 스스로의 색채로 그림을 채우는 모습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그림 작업과 책 작업을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고요. 저에게 있어 그림과 이야기는 세상과 소통하는 '창'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저의 그림을 대하실 때마다 각자의 아름다웠던 시절을 회상하고 위로와 쉼을 얻으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작가님의 활동 계획과 미래에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해 듣고 싶어요.

계속해서 다양한 책 작업을 하고 싶어요. 새로운 느낌의 컬러링북도 많이 낼 생각이고요. 그동안 그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작업 생활에 대한 에세이도 엮어 볼 계획입니다. 지금의 저는 과거의 추억들을 끊임없이 탐색하는 동시에, 현재를 살아가는 중년의 초록담쟁이에 애정을 가지고 관찰하는 중이랍니다. 미래에 어떠한 모습이 되어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따라 빚어진다는 건 분명한 일이겠지요. 아무쪼록 처음의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고 꾸준히 그리고 이야기하는 초록담쟁이가 되고 싶습니다.



*초록담쟁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강원도 산골 생활을 하던 중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일기처럼 그린 그림들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게 되어 어느덧 그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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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